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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나 퓨전 판타지 소설『Mr. 마조 』제 1권. 바람은 그가 입고 있는 옷자락과 머리카락을 어루만졌고 구름은 그의 위에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비는 차분히, 그리고 따뜻하게 그를 적시며 그의 눈가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춰주었다.하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붙잡지 못했다.

하나는 떠났고
하나는 포기했으며
마지막 하나는 미쳐 버렸다…….

이건 그들의 이야기다.

바람이 불고 있었다.
구름이 모여들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 그가 있다.
땅 위에 존재하는 것들 중에 가장 고귀한 자이며, 외로운 자.

바람은 그가 입고 있는 옷자락과 머리카락을 어루만졌고
구름은 그의 위에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비는 차분히, 그리고 따뜻하게
그를 적시며 그의 눈가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춰주었다.
하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붙잡지 못했다.

제이가 죽었다
Chapter1 처음의 시작은 언제나 고요하다
Chapter2 본능적이다 못해 동물적인
Chapter3 소소한 일상으로의 회귀를 구한다
Chapter4 현학적이지만 형이하학적인
Chapter5 미스터리한 그들
Chapter6 달콤한 연인들
Hidden Track 달빛 속에 사는 건 요정이 아니다

제이가 죽었다
납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단어 그 자체도 잘 모르고 있었을 때의 이야기다.
때문에 나와 제이는 당시 우리가 처했던 상황의 위급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무섭고 어서 집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눅눅한 곰팡이 냄새와 축축하게 젖어오는 물기로 가득한 창고가 그저 싫어서 울며 떼를 쓰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
옆에서 제이가 배가 고프다며 칭얼거렸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낯선 아저씨들과 지저분한 창고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겁에 질려 있었던 나와는 다르게, 제이는 뭐가 그리 신기한지 주위를 둘러보며 내게만 작게 우리 지금 숨바꼭질하고 있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그때 나는 뭐라고 대답했더라.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말에 제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툴툴거리는 바람에 아저씨들이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질렀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정말 우스운 상황이었다. 그때 우리는 유모가 시키는 대로 어떤 아저씨의 차를 탔을 뿐이다.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귀에 딱지가 얹도록 듣고 배웠지만 우리에게 있어 유모는 부모였다.
부모와 비슷한 게 아니라 그녀만이 우리의 진정한 부모였다.
부모님이 계시기는 했지만 그분들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와 제이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분들은 어쩌다가 가끔 집에 찾아오는 손님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나와 제이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우리 둘과 그녀, 이렇게 세 식구가 전부였다.
유모라고 불렀지만 우리에게 그녀는 단순히 부모님이 당신들을 대신해 우리를 봐주라고 고용한 사람이 아니었다. 나와 제이는 진심으로 그녀를 믿고 의지했으며, 사랑했다. 그랬기에 그녀가 하라는 것에 어떤 의심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따라오라면 따라갔고, 타라면 모르는 사람이 모는 차라도 아무 의심 없이 탈 수가 있었다.
“일이 끝나면 확실하게 죽여. 내가 유인해서 여기까지 데려왔는데 나중에 그걸 말하기라도 하면 나나 당신들이나 끝이야.”
“알고 있어. 누가 뭐라고 해? 돈만 받으면 확실하게 죽일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너나 어서 돌아가. 알리바이는 확실하게 만들어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