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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창조세계를 비롯해 구약성서와 생명, 구약성서에 나타난 성, 예언자들의 세계관과 변화하는 현 실, 성서가 말하는 올바른 공직자 윤리, 성서에 나타 난 평등 개념, 구약성서에 나타난 쉼의 문화 등 현대 인들의 삶과 구약성서의 내용을 고찰한 저서.

이 책은 그러한 구약 맛보기 과정의 산물이라 하겠다. 굳이 얘기하자면, 필자가 13년 넘게 맛보아 온 구약성서의 향내와 맛을 사람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안내서라 해도 좋다. 따라서 이 책에는 지난 13년 동안, 더 정확하게는 구약 맛보기 작업을 제대로 시작한 때로부터 10년 동안 써 왔던 글들이 담겨 있다. 구약 공부의 초기에 느낀 맛과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맛이 같을 수는 없지만, 그 때의 글들을 읽고 정리하면서 묵은 김장김치의 맛을 느낄 수 있었고, 그 맛을 자양분으로 하여 더 열심히 구약성서를 연구해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새삼스럽게 느끼기도 했다.

아마도 독자들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의 일부에서 1980년대 말이나 1990년대 초 또는 최근의 상황과 관련된 몇 마디의 언급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들의 상당 부분이 지금의 상황과는 맞지 않은 것들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성서가 항상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힘있게 역사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것들은 손질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독자들은 그것들을 통해서 수천 년 전에 기록된 구약성서가 어지럽고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사람들에게 어떠한 목소리로 말씀하는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몇 군데 약간 겹치는 내용들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도 구약성서 전체를 다양한 눈으로 새롭게 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여 크게 손질하지 않은 채로 그대로 두었다. 제2부와 제3부에 한 편씩 실린 외국 학자들의 글은 필자가 그 내용에 공감하여 과거에 번역했던 글로서, 필자 자신의 관심사와 일치할 뿐더러 오늘의 목회자와 신학도 및 평신도에게 유익이 될 것 같아 번역된 그대로를 싣는다.

언뜻 보기에는 이 책에 실린 구약 맛보기의 글들이 논리적인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의 중심 내용은 구약성서를 오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며 실천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구약성서와 오늘의 삶”으로 정하였다. 사실 이 제목은 구약을 공부하는 필자 자신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구약성서가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고 있으며,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그 교훈을 통하여 어떠한 삶의 열매를 맺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야말로 성서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부족한 책이 ‘구약성서와 삶’의 문제를 놓고서 고민하는 이 시대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약성서의 참맛을 느끼게 하고, 구약성서의 메시지를 자신의 삶과 오늘의 시대에 적용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 책이 구약성서도 신약성서와 똑같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목회자들의 설교 사역을 돕는 동시에, 구약성서에 어려움을 느끼는 신학도들과 평신도들에게 구약성서를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배부른 기대를 해본다.

001. 창조세계와 구약신앙
002. 구약의 예언과 현실
003. 구약성서, 인권, 정의
004. 쉼과 축제의 문화
005. 구약성서와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