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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의 시사랑을 고스란히 묶은 감동의 시집 발간!

시로여는세상 푸른시인들 003 『푸르륵 참』. 김기상 시인의 첫 시집 『푸르륵 참』을 출간되었다. 김기상 시인은 청양읍 참솔어린이집 국어ㆍ한자교사인 청양문학회 회원으로, 2006년 계간지 《시로 여는 세상》을 통해 등단했다. 등단 2년 만에 20여 년간 정성껏 써온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 펴냈다.

그의 시편들에서는 난해함과 암호화된 시적 경향에서 벗어나, 담백한 시의 맛을 선사한다. 정갈함이 묻어나는 김기상 시인의 언어는 자연사와 인간사의 유추적인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을 따로 구분짓지 않으며 남다른 통찰력으로 자연을 관찰하여 이를 시적 언어로 승화시켰다. 〈양장본〉

김 시인의 시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그의 시와 같이 정갈하고 속이 꽉 찬 작품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요란하고 어지러운 언어의 수풀을 오래 헤매야 한다.
그의 시는 언뜻 전통 서정시의 문법에 충실한 듯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시는 전통시의 주요 방법인 동일화의 원리와는 궤를 달리 한다. 그는 예민한 자연 관찰과 꼭 알맞은 연상을 통해 자아와 세계를 새롭게 발견한다.
그는 사는 데 그런 것처럼 시에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의 시는 욕심을 넘어서 있다. 그는 시집 앞장에 「딸애」와의 추억을 시인의 말로 썼다.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시보다는 살면서 느끼는 행복이다.
염소가 새끼를 낳는, 새끼 염소가 세상에 처음으로 나오는 장면을 담은 시 ｢눈처럼 하얀 혹은 까만｣에서도 그의 가족 사랑과 연민은 잘 드러난다. 그러면서 자연을 파괴하는 문명의 어리석음과 파멸의 가능성을 가라앉은 저음으로 경고한다.

염소가 새끼를 낳았다/ 어미의 가느다란 다리 사이로 빼꼼히 첫눈에 담았을 땅이/ 그를 받아낸 것이다/ 괜찮여 맘 푹 놓고 얼른 나오라니께/ 땅은 그랬을 것이다/ 정말 맘 푹 놓고 새끼는 나왔을 것이다/ 겨울의 언 땅인 줄도 모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몸을 무작정 던졌을 것이다/ 후략

이 시도 그렇지만 김 시인의 시는 자연과 인간을 구분하지 않는다. 사람이 자연이고, 자연이 사람이다. 이러한 그의 시적 태도는 요즘 세상에 가하는 일종의 질책이다. 자연파괴는 결국 인간의 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그의 시는 담고 있다.

1부 푸르륵 참
푸르륵 참 / 눈처럼 하얀 혹은 까만 / 말뚝 / 가끔 고기를 먹는다 / 풍란 / 동창회 / 입하 / 문상 / 전입 / 철거지 / 냉장고 / 사하촌寺下村 / 동행 / 까치밥 / 겨울비 / 호박 / 눈꽃

2부 강노을
강노을 / 귀가 / 건망증 / 한통속 / 감 씨를 열지 마라 / 유기농을 생각하다 / 코끼리 코끼리처럼 / 합장合葬 / 달집 / 심우도尋牛圖 / 얼굴 따로 이름 따로 / 세상을 핥는다 / 질투 / 靑開求理 / 대적전大寂殿 / 파리

3부 씨감자
씨감자 / 솟대 / 꽃다방 / 하객 / 다시 꽃 잔 / 그리하여 봄이 온다 / 심심풀이 / 곡우 / 풍경 1 / 풍경 2 / 풍경 3 / 풍경 4 / 풍경 5 / 처서處暑 / 십일月 / 햇쌈

4부 황황규식규식이병
황황규식규식이병 / 아픔은 기억이다 / 무사고 / 차의 고향 / 게으름 / 가을 이야기 / 폐가 / 꽁초 / 덫 / 밑줄 / 친환경쌀 / 불혹 / 분신 / 꽃산 / 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