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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성공 이후 실패를 계속하는 한국경제. 성공은 짧고 실패는 길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풍부한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 이 책은 이러한 실패 자원을 냉정히 분석하여 대안 탐구의 좌표로 전환하는 한국 최초의 실패학 교과서이다.

단 한번의 성공 이후 실패를 계속하는 한국경제. 성공은 짧고 실패는 길었다. 과거를 책임질 사람과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한국형 리더십이 그것에 답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되풀이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실패 유형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는 소위 '미국의 경제 대통령'이라는 앨런 그린스팬의 착각과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의 궤변에 휘둘려 왔습니다. 한국 상황과 배경에 대한 직시와 성찰 없이 외국의 텍스트를 날것으로 수입, 복사해 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의 만용, 행정관료와 정책 입안자의 단견과 몰지각, 그리고 방향타를 놓아버린 언론의 직무유기가 파국의 드라마를 연출하였고, 한국호의 침몰에 직·간접으로 조력한 각계상층의 지도자들은 김영삼의 빈 머리에 집단 돌팔매를 가함으로써 각자의 책임을 떠넘기고 자리를 보전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하나
김영삼 정권의 실패는 어김없이 김대중 정부의 오류로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의 실패유형은 지금까지 되풀이되어 왔고, 앞으로도 거듭될 것입니다.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여 그 구조를 교정하고 대안을 찾는 데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책임있는 학자와 언론인들이 의도적으로 진실을 회피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실패를 성찰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우 뼈아픈 일이기 때문입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하나, 실패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정확히 가려내어 언제라도 적용가능한 산 지식으로 내면화했을 때뿐입니다.

▶실패자원에서 가치를 생산하는 한국최초의 실패학 텍스트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풍부한 실패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패경험도 비용을 지불해서 얻은 자원이므로 수시로 꺼내어 쓰지 않으면 손해입니다. 특히 우리가 지불한 값비싼 대가와 고통의 책임을 한 줌의 권력자에게 전가해 버리는 선정적인 뒤처리는 막대한 자원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실패자원을 냉정히 분석하여 대안탐구의 좌표로 전환하는 한국 최초의 '실패학 교과서'입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 혹자에게는 매우 괴로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괴로움의 크기만큼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진단으로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고통은 흔히 병을 치유하기도 하니까요.

▶누가 그린스팬의 권위에 도전하랴?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 권위는 매우 위험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 책의 저자는 그린스팬의 권위에서 그런 유의 치명적 결함을 읽었습니다. 세계경제의 엔진이자 기관차인 미국 본토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변방인 한국에서, 한국 컨텍스트에 바탕한 텍스트의 힘으로 그린스팬과 크루그만을 주저없이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판은 주저함이 없고 그린스팬의 등심살과 척추신경을 직접 건드립니다. 이 책이 실패학 교과서로서 값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세계경제의 구조와 흐름에 대한 통관력(通觀力)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통관은 경제학 전공자로서, 경제부 기자로서, 그리고 재경부 정책연구자로서 부단히 이론과 실제를 대조, 현실 상황에 투사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의 목차는 기자로서 관찰한 기록(실제)과 전공자로서 공부한 지식(이론)이 관점으로 융합하여 대안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잘 보여 줍니다. 강단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현실에서 이론과 실제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므로, 독자들은 실패학의 신랄한 지적들을 오늘의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패의 우울한 살코기들을 '희망의 생산재'로 즐거이 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경제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이 시대 모든 지성인의 아침 식탁에 이 책을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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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백우진
1966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1년 동아일보에 입사. 7년 동안 편집부를 거쳐 주로 경제부에서 기업과 경제부처를 취재하며 우리 경제의 현장을 겪었다. 97년 11월에는 미셸 캉드쉬 IMF 총재가 극비리에 방한, 구제금융에 합의했
다는 사실을 특종보도했다. 재정경제부 계약직 공무원으로 20개월 일한 뒤 최근 1년여 동안에는 한경닷컴에서 금융시장 취재팀을 이끌어왔다.

정보화 혁명. 실현되지 않은 미래

이제 디지털경제와 벤처혁명이란 아이디어가 어떻게 형성되고 부추겨졌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보자. 우선 DJ 취임사를 기점으로 삼자.

우리는 3년 후면 새로운 세기를 맞게 됩니다. 21세기의 개막은 단순히 한세기가 바뀌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혁명의 시작을 말합니다. 지구상에 인간이 탄생한 인간혁명으로부터 농업혁명. 도시혁명. 사상혁명. 산업혁명의 5대 혁명을 거쳐 인류는 이제 새로운 혁명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는 지금 유형의 자원이 경제발전의 요소였던 산업사회로부터 무형의 지식과 정보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지식정보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정보화혁명은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만들어 국민경제시대로부터의 세계경제시대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정보화시대는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손쉽고 값싸게 정보를 얻고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말합니다. 이는 민주사회에서만 가능합니다.
새 정부는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가 지식정보화의 주역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컴퓨터를 가르치고 대학입시에서도 컴퓨터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어 정보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닦아나가겠습니다.

정보화혁명. 지식정보사회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이 아이디어는 경제위기를 타개해나가는 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가 98년말부터 다시 강조된다. 이후 99년부터 본격적으로 거론되며 벤처 열기와 접목된다. 정부는 그렇지 않아도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실업을 해소한다며 벤처창업을 지원해왔다. 벤처 창업 열풍은 증시 랠리와 함께 걷잡을 수 없게 번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