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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이 되기까지 디지털 비지니스를 대표하는 귀재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위대한 조정자 리처드 솔리와 고고한 철학자 윌리엄 켄트, 소프트웨어 에콜로지스트, 벤처를 키우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프레드릭 뱀버 등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게임의 승자"만이 각광받는 냉혹한 디지털 세계에서, 사회적 성공이나 명성보다는 자신이 믿는 「자신의 게임」에 재능과 정열을 쏟는 위대한 괴짜들이 있다. 그들은 뛰어난 재능, 특이한 개성, 독자적인 세계관으로 자신의 일에 열중함으로써, 미국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세계 최강으로 만들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래리 엘리슨, 앨런 케이. 디지털 하면 우선 떠오르는 메가톤급 인물들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 나아가 세계의 IT 업계를 대표하는 천재들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IT 전문 리서치 & 컨설팅 회사인 「소켄(우리나라에서는 創硏으로 알려짐) 플레닝」의 대표이자, 「OMG 저팬」의 대표인 카마타 히로키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20여 년간 디지털의 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일본의 IT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 미국의 IT는 왜 강한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런 그가 찾아낸 정답 하나 -- 미국의 디지털 세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위대한 괴짜들이 많고, 그들이야말로 미국의 IT 업계를 진정으로 대표하고 선도하는 보물이라는 것! 창조적인 괴짜, 이런 귀재들에겐 빌 게이츠나 래리 엘리슨 등에게서 느껴지는 비정함이 없다. 이들에게도 부나 명성이 뒤따르긴 했지만, 그것이 목적은 아니었다.

보다 편리하고 행복한 인류 공동의 삶을 생각하는 거시적인 문제의식으로 디지털에 헌신한 그들은 결국 경제적인 성공도 함께 일궈낸 위대한 천재들이다. 이들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실리콘 밸리의 인물상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단선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미국의 IT는 승승장구하는데) 왜 우리의 IT는 고전하는가
지은이 카마타 히로키는 유명한 IT 전문 리서치 & 컨설팅 회사를 운영해온 실력자답게 일본과 미국의 디지털 업계를 비교한다. 그는 일본의 소프트웨어가 아시아에서조차 고전하는 이유를 창조적인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교육과 사회 시스템에서 찾고 있다. 또 IT 업계에 대해, 미국의 벤처를 흉내낸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개인의 공헌을 강조한다.

(우리에게 안철수 씨 같은 보배가 없지는 않으나) 이는 바로 우리의 사정이기도 해서, 우리에게도 유익하고 매서운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이쯤에서 인터넷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스탠퍼드 대학의 윌리엄 밀러 교수(2000. 7. 5. 한,스탠퍼드 벤처 포럼에서 강연)의 지적을 떠올려 보자.
"생산성과 국내총생산(GDP)을 올리려면 노동과 자본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한다."(이종문과의 공저, [실리콘 밸리 주변에서], 2000)

다양하고 복잡한 이질성이 IT를 강하게 만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고 이질성이 커서 공통점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개성의 충돌은 때로 엄청난 에너지의 소모와 「승자」에 대한 집중을 초래하지만, 대신 보다 높은 차원의 조화와 발전을 가져온다. 그래서 미국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는 더욱 강하게 단련된다.

한 편의 훌륭한 영화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수 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이 있어 더욱 빛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1명의 위대한 괴짜들의 아이디어와 열정 역시 불가사의한 디지털 세계를 진정으로 충실하고 풍부하게 만들었다. 화려하지 않은 명배우, 뛰어난 카메라맨, 시대를 앞서가는 시나리오 작가, 유행을 개척하는 의상디자이너, 몸으로 연기한 용감한 스턴트맨 등의 역할로서.

제4의 물결, IT 혁명은 멈추지 않는다
IT 혁명은 벤처열풍을 타고 한때 우리에게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말 닷컴기업의 몰락과 「벤처거품론」이 제기되면서 IT 기업들은 계속하여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 석학 윌리엄 밀러 교수(스탠퍼드 대)는 자신있게 말한다.

"IT 혁명은 잠시 정체곡선을 그리고 있을 뿐 성장을 멈춘 것이 아닙니다.……시속 120Km로 달리다가 100Km로 주행하는 것이 하강입니까. IT 혁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올라가다 잠시 정체점에 있는 것이지요. 침체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2000. 7. 5. 한,스탠퍼드 벤처포럼에서의 강연, "인터넷과 실리콘 밸리의 현재와 미래"에서)

또한 그는 앞으로도 IT가 산업경제의 드라이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지은이 카마타 히로키 역시 이 점에서 윌리엄 밀러 교수와 같은 견해를 피력한다. 즉, 소프트웨어가 IT의 중심적 존재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지금부터라고, 인터넷 기술의 보급은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그리고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틀은 좀처럼 변하기 어렵지만, 그에 상관없이 새로운 발상의 시스템을 채용한 기업에 의해 그렇지 못한 기업은 추방당할 것이라고.

이 책에 등장하는 위대한 괴짜들
위대한 조정자, 리처드 솔리―OMG(오브젝트 메니지먼트 그룹) 회장
750여 개 회원사를 거느린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표준화 컨소시엄인 OMG의 회장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표준화를 위해 11년 동안이나 경쟁자들의 이해를 조정하고 협력하게 만드는 일에 몸바쳤다. 대립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길 즐기는 그는 훌륭한 말솜씨와 발산하는 에너지, 부드러운 성품, 게다가 유머 감각까지 지니고 있기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이 일을 해낼 수 있었다. 부를 누릴 수 있는 대단한 재능과 학식을 지녔음에도 「돈」과 관계없는 이 일에 헌신하는 그는 요즘 보기 드문 인격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그는 다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고고한 철학자, 윌리엄 켄트―전 휴렛팩커드의 사이언티스트
아카데믹한 배경이 별로 없는 사람으로서 큰 기업체에서 프로토 타입의 개발 등 첨단 연구를 주도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IBM에서 20년간 근무하다가 HP의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15년간 근무했다. HP에 입사한 직후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의 매니저 직이 주어졌으나, 3개월 만에 사임했다. "나는 전문직 기술자이지 매니저가 아니다. 관리직은 맡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욕심없이 묵묵히 일한 그는 실리콘 밸리의 일반적인 분위기와는 아주 다른 사람. 지난 10년 사이에 가장 성공한 모델인 OMG의 사실상의 작가이자 전설적인 모델러인 그는 자폐적이며 허약한 아들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신선 같은 풍모의 고고한 철학자 타입으로 저서에 [데이터와 현실] 등이 있으며 수많은 논문과 에세이를 펴냈다.

성공한 몽상가, 윌브루스터 칼―알렉사 인터넷의 사장 겸 CEO
뉴욕 주 웨스트체스터에서 자라고 MIT를 졸업한 그는 세상을 바꾼다는 인터넷의 개척자. 1996년 알렉사라는 방대한 인터넷 도서관을 설립하였다. 1997년 넷스케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것을 다운로드 서비스하기 시작하였고, 이듬해 그는 알렉사를 미국 의회도서관에 기증하였다. 1999년에는 아마존닷컴이 알렉사를 인수하여 브루스터 칼은 큰돈을 손에 쥐었다. 1998년 10월 26일 [인포월드]지는 과거 20년간 IT 업계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 중의 한 사람으로 브루스터 칼을 선정하였다.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에 대해 미국의 언론도 「세간의 성공을 구하지 않았음에도 충분히 성공한 소수의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히피 스타일의 전자건축가, 래리 존슨―MSC 소프트웨어의 치프 아키텍트
제조업의 IT 화에 있어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15년간 근무했고, 현재는 CAD 분야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MSC 소프트웨어에서 일한다. 그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이 분야의 리더로서 공평한 조정능력과 설득력, 인간적인 매력과 품격으로 기업을 초월해 신망을 얻고 있다. PDM 표준화를 시작으로 CAD에 관한 인터페이스의 표준화를 이루었다. 긴 머리카락에 멋진 수염, 가죽 재킷과 화려한 셔츠, 근사한 오토바이를 즐기는 그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한 스릴러이다. 그는 인생을 즐기고 사랑한다. 스스로를 「무엇을 해도 재미있어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군의관의 사명감과 정열, 자넷 마르티노―미국 공군 중령, 군의관
미국 공군의 중령이자 군의관이다. 컴퓨터 교육을 거의 받지 않은 「엔드 유저(End User)」였던 그녀가 군인으로서 또 의사로서의 필요에 의해 독학으로 고도의 IT를 마스터하였다. 그녀는 보스니아 내전 등 수많은 전장에서 부상자를 치료하며,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IT가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가를 몸으로 깨닫고 바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들어갔다. 그리고 국방성이라는 직장의 틀을 뛰어넘어 「환자 중심의 정보관리」를 위한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IT 업계의 크리에이터이며, 인큐베이터인 그녀는 여전히 「의사가 천직」이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 에콜로지스트, 피터 허줌―바이더 & 허줌의 최고기술경영인
미국의 IT 산업은 세계의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인다. 일하기 좋고 자극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편성 높은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세계로 수출된다. 스웨덴 출신의 피터 허줌은 이탈리아에서 성장하였고, 영국 등의 국적을 가진 대표적인 코스모폴리탄. 그는 소프트웨어 세계에 혁명을 일으킬 불씨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며 아키텍트이자 애콜로지스트로 현재 바이더 & 허줌의 기술이사.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좋다」는 그는 기술자라기보다는 과학자 또는 문학가에 가깝다. 소프트웨어의 각 부분을 「컴포넌트」라는 기능적 모듈로 규격화하여 건축 부품처럼 조합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그의 노력으로 COSM(컴포넌트 지향 소프트웨어 제조)이라는 방법론이 나왔다. 아직 확립된 이론이라고 보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그는 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귀재이다.

꿈꾸는 쾌락주의자, 셸던 서튼―마이터의 아키텍트
군이나 정보기관은 IT와 관계가 깊다. IT는 원래 군사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 컴퓨터와 컴퓨터 그래픽이 그렇고, 세상을 바꾼다는 인터넷 역시 그렇다. 셸던 서튼은 해군 가정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에서 컴퓨터를 배운 이래 30년 넘게 군사 IT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가 근무하는 마이터는 국방성과 MIT가 깊게 관계하는 기업으로, 군과 정보기관을 위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연구내용은 극비. 개인적인 욕심이 없으며, 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는 그는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그대로 행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개방적이고 따뜻하며 인간미가 넘치고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벤처를 키우는 벤처 캐피털리스트, 프레드릭 뱀버―어플라이드 테크놀러지의 파트너
거액의 자금을 움직여 막대한 이익을 내거나, IT 산업에 은연중 지배력을 행사하는 벤처 인큐베이터는 미국 IT의 전형적인 존재이다. 프레드릭 뱀버는 컴퓨터 과학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1960년대에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워튼 비즈니스 스쿨에서 컴퓨터를 접하였다. 그리고 비즈니스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공부하였다. 1982년 어플라이드 테크놀러지라는 벤처 캐피털을 창업하여 현재 32개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대화 중 「도전」이나 「어깨를 나란히」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그는 동기가 돈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돈만 생각한다면 벤처 캐피털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시대가 끝났다는 세간의 말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명쾌하게 대답한다.

천재를 키우는 이상적인 교육자, 앤드리스 반 담―브라운 대학교 교수
디지털 세계의 뛰어난 창조자를 제자로 많이 두었기로 유명한 브라운 대학교의 반 담 교수는 그 자신이 컴퓨터 그래픽스의 대가이다. 「영재가 영재를 키운다」는 속설이 사실일까.

IT 세계의 트릭스터, 리처드 스톨맨―해커
컴퓨터 세계에서 흔히 해커로 알려진 트릭스터. 트릭스터는 반항적이거나 사람들을 속이거나 장난질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금단의 세계 또한 알고 있어, 그곳으로부터 진귀한 보물을 가져오기도 하여 IT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공헌한다.

IT 정글의 보안관, 토머스 팬필드 잭슨―판사
디지털 세계와 법정은 저작권 분쟁 등에서 보듯이 관계가 깊다. 그래서 법정에서는 변호사와 판사가 IT 세계의 주역이 된다. 일대 스펙터클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 독점금지법 소송에서 1심을 담당했던 잭슨 판사는 「황야의 보안관」으로 빛나는 활동을 했다.

1 위대한 조정자 리처드 솔리 ...27
2 고고한 철학자 윌리엄 켄트 ...53
3 성공한 몽상가 브루스터 칼 ...79
4 히피 스타일의 전자건축가 래리 존슨 ...105
5 사명감과 정열 자넷 마르티노 ...131
6 소프트웨어 에콜로지스트 피터 허줌 ...151
7 꿈꾸는 쾌락주의자 셸던 서튼 ...177
8 벤처를 키우는 벤처 프레드릭 뱀버 ...197
9 IT 세계의 주역들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