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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베르디에서 라미레스까지 5백 년간의 교회음악을 살펴보는 에세이집. 번역가이자 음악 칼럼니스트로인 저자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종교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양 음악사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교회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교회음악에 대한 서술적인 소개나 감상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교회음악의 역사적ㆍ사회적 측면을 다루고 있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작곡가의 인간적인 고뇌, 거기에 담긴 종교적인 내용들이 저자의 경험과 함께 녹아 있어 교회음악을 보다 가깝게 느끼게 한다.

서양의 고전음악, 그 중에서도 종교적 색채를 띤 음악에 대한 에세이집.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모차르트의 <레퀴엠>, 헨델의 <메시아> 등 이 책에 실린 28편의 작품들은 종교를 초월하여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음직한 음악들이다. 교회음악들이 듣는 이들의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는 까닭은 구원에 대한 갈망과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의 절절한 선율에는 요절한 작곡가의 천국을 향한 열망이 담겨 있고, 베르디 <레퀴엠>의 폭발하는 슬픔 뒤에는 작곡가의 불우한 삶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저 선율이 아름답다고만 느꼈던 음악들이 ‘내 영혼의 음악’으로 성큼 다가오게 된다. 인간의 고뇌와 기쁨이 지상에 피워 낸 천상의 음악들 몬테베르디에서 라미레스까지 5백 년간의 교회음악 순례 유령 같은 얼굴로 성탄 연주회를 들으려고 들어선 성당에서는 요란한 팀파니 소리와 함께 합창이 울려 퍼졌다. [……] 온갖 영롱한 음빛깔의 방울들 수천 개가 한꺼번에 울리는 듯한 그 화려한 음의 향연이 가슴에 사무칠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처음으로 행복에 겨워 웃었다. 그전에도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여러 번 들은 게 분명했지만, 그날 이 음악을 ‘처음으로’ 들었다고 느꼈다. - 본문 p.73 종교와 종파를 초월하여 영혼을 울리는 음악 《지상에 핀 천상의 음악》은 서양의 고전음악, 그중에서도 종교적 색채를 띤 음악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성화에 대한 이해 없이 서양 미술을 이야기할 수 없듯이 교회음악은 서양 음악사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와 모차르트의 <레퀴엠>를 비롯해 헨델의 <메시아>,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 이 책에 실린 28편의 작품들은 종교를 초월하여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음 직한 음악들이다. 하지만 종교적 음악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 배경이나 내용을 알기 어려웠던 음악들이기도 하다. 번역가이자 음악 칼럼니스트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용숙 씨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종교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회음악’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서술적 소개나 감상에 그치지 않고 교회음악에 대해 역사적, 사회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작곡가의 인간적인 고뇌, 거기에 담긴 종교적인 내용들이 저자 자신의 경험과 함께 녹아 있어 교회음악을 보다 가깝게 느끼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서구의 고전음악이려니 흘려들었던 음악들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이 하늘을 향해 외치는 가장 절절한 노래 이 책은 6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유딧, 엘리야, 삼손과 델릴라, 모세와 아론, 천지창조 이야기 등을 소재로 한 오라토리오와 오페라를 다루고 있다. 2부에는 탄생과 죽음을 다룬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레퀴엠들이, 3부에는 수난과 부활을 소재로 한 음악들이 엮어 있다. 4부는 성모마리아에 관련된 음악들, 5부는 바흐에서 라미레스에 이르는 여러 시대 미사곡들, 그리고 마지막 6부는 위의 범주에 들지 않는 비교적 길이가 짧은 악곡들로 이루어졌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까지의 성음악들은 개인의 감정 대신 교회 공동체의 지향을 실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후 상공업의 발달과 자본의 축적은 봉건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렸고, 차츰 작곡가와 연주자들을 교회에 종속된 하인이 아닌 자영업자로 독립시켰다. 이런 사회적인 변화는 교회음악 분야에도 변화를 가져 왔다. 수난곡이든 진혼곡이든 미사곡이든 작곡가의 개성과 인간적인 감정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룬 교회음악들은 이렇듯 구원에 대한 절절한 갈망과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다채롭게 담고 있는 몬테베르디 이후의 작품들이다. 십자가 위에서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성모마리아의 심정을 담고 있는 페르골로지의 <스타바트 마테르>의 절절한 선율에는 요절한 작곡가의 천국을 향한 열망이 담겨 있고, 베르디 <레퀴엠>의 폭발하는 슬픔 뒤에는 작곡가 베르디의 불우한 삶이 있었다. 전쟁의 참상에 몸서리치며 평화를 희구했던 베토벤은 <장엄미사>에서 ‘우리’에 포함되지 않는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평화를 달라는 뜻에서 마지막 노래를 일부러 ‘우리에게’라는 말을 빼놓고 “평화를 주소서”라고 끝맺었다고 한다. 화려하고 세속적인 음악을 작곡해 왔던 헨델이 <메시아>를 작곡하는 과정에서 깊은 감동을 받아 <메시아>만큼은 널리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음악이 되기를 바랐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이처럼 ‘지상에 핀 천상의 음악’은 듣는 이들의 영혼을 고양시킬 뿐 아니라 작곡자의 영혼까지 새롭게 하는 것일까? 그저 선율이 아름답다고만 느꼈던 음악들이 이 책을 읽다 보면, 내 영혼의 음악으로 성큼 다가오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중세 및 르네상스 시기의 성화와 당시 분위기를 전하는 풍부한 그림 자료를 실어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책 속에 소개된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각 작품별로 ‘들어 볼 만한 음반’도 함께 소개하였다.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아득한 옛이야기들
1. 비발디의 <유딧>
2. 하이든의 <천지창조>
3. 멘델스존의 <엘리야>
4. 생상스의 <삼손과 델릴라>
5. 쇤베르크의 <모세와 아론>

탄생과 죽음
1. 쉬츠의 <크리스마스 스토리>
2.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3. 모차르트의 <레퀴엠>
4. 베르디의 <레퀴엠>

수난과 부활
1. 바흐의 <마태오 수난곡>
2. 헨델의 <메시아>
3. 쉬츠ㆍ하이든의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
4. 베토벤의 <올리브 산의 그리스도>
5. 헨델의 <부활>
6. 쉬츠의 <부활 이야기>

어머니의 고통과 기쁨
1. 몬테베르디의 <성모마리아의 저녁기도>
2.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
3.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
4.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미사의 기적
1. 바흐의 <미사 B단조>
2. 베토벤의 <장엄미사>
3. 슈베르트의 <독일 미사>
4. 라미레스의 <미사 크리올라>

소박한 찬미와 감사
1. 비발디의 <글로리아>
2. 비발디의 <모테트>
3. 모차르트의 <아베 베룸>
4. 베를리오즈의 <테 데움>
5. 프랑크의 <천사의 양식>

목차와 원고의 일부를 읽으며 그 안에서 꼭 내가 쓰고 싶은 글, 그러나 쓰지 못했던 글들을 보았습니다. 마치 내 책의 원고를 읽는 듯했습니다. [……]문학과 더불어 음악학을 공부한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문학적 표현 능력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깊은 사랑을 지녔습니다. 특히 교회음악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교회음악을 소재로 한 이 에세이집으로 독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이 교회음악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백남용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장)의 ‘추천의 말’ 중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레퀴엠>의 ‘진노의 날’이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의 예수 탄생 장면이 각별한 의미로 마음에 와 닿을 것이다. 그러나 신앙이 없다 해도 성음악은 누구의 마음속에나 자리 잡고 있는 깊은 영성에 말을 건다. 단호한 무신론자인 한 친구는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바흐나 헨델의 종교음악을 듣는데, 주위에서는 “내세도 구원도 믿지 않으면서 무엇을 위해 그런 음악을 듣느냐”고 묻지만, 나는 그 친구가 그 음악으로 매일 아침 자신의 영혼을 충전하고 있음을 안다. ‘노래하는 영혼’은 다른 주변 영혼들의 무게도 덜어준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장엄미사>에서 베이스 솔로와 합창단이 이 부분을 노래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깨끗하고 넓은 성전 안의 미사 전례보다는 아프가니스칸 어디쯤 폭격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굶주리고 부상당한 사람들이 탈진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눈앞에 보게 된다. ‘미제레레 노비스.’ 제발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라는 이 기도가 <장엄미사>에서 칼날처럼 가슴에 꽂히는 이유는, 누구보다도 독재 권력과 권위주의와 전쟁을 혐오했던 베토벤이 바로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현실에 사건에 몸서리를 치며 작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세속적인 미사곡’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사실은 어느 종교음악보다 깊은 영성을 담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고 천국만을 노래하는 여성이 아닌, 시대와 이웃의 아픔을 몸으로 나누는 영성일 것이다. - 본문 p.194 고아원 악장 시절에 이미 온 유럽에서 명성을 얻었고 바흐가 그의 악보를 자습서로 삼을 정도의 대작곡가였던 비발디가 왜 말년에 빈에서 홀로 가난하게 살다가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맑은 음색의 소프라노가 들려주는 그의 모테트를 듣고 있노라면 비발디는 죽음 앞에서 평온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시들어 가는 장미와 가라앉는 파도를 아쉬움이나 원망이나 분노 없이, 섭리로 받아들이는 법을 진작에 배웠을 테니 말이다. 도처에서 붉은 꽃잎을 뚝뚝 떨구는 시든 장미가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 처연함을 받아드리고 그 뒤에 숨은 희망을 읽는 것 역시 삶의 몫이다. - 본문 pp.224~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