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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뒷모습 : 주쯔칭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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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마오쩌둥이 ‘중국 민족의 기개를 드높인 작가’라고 칭송한
    주쯔칭의 진솔하고 명쾌한 산문!


    주쯔칭(朱自淸)은 위다푸(郁達夫)와 쌍벽을 이루는 산문작가다. 그는 시와 소설에서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지만, 산문 창작에서 더욱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의 산문은 전통을 잇는 자연관과 새로운 사회를 향한 인간관, 역사의 발전을 위한 진보적 인식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은 그를 가리켜 “중국 민족의 기개를 드높인 작가”라고 칭송했으며, 오늘날까지 중국에서 가장 이름난 산문작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주쯔칭 산문의 특징은 무엇보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에 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오감을 동원하여 그려내는 그의 산문은 동양적 서정을 듬뿍 담아낸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문맥, 정감이 충만하여 금세라도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 문장은 그가 말했듯이 상상의 산물이다. 그는 “창작의 주재료는 바로 창작자의 유일한 길잡이인 상상이다.”라고 하며 상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주쯔칭의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는 표현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독자들을 감동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가 만들어낸 시적 정취 속에 빠져들면 누구도 그 감흥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목차

    총총
    노랫소리
    노 젓는 소리와 초롱 빛에 잠긴 친화이허
    원저우의 발자취
    목조선 안의 문명
    여인
    신의 총아, 백인종
    아버지의 뒷모습
    아허
    웨이제싼 군을 애도하며
    표류
    연못에 비친 달빛
    편지
    아이들
    꿈에 관한 단상
    양저우의 여름
    꽃구경
    할 말 없음에 관하여
    떠나간 아내에게
    흡연에 대해
    겨울
    아내를 만나기까지
    난징
    침묵
    부모의 책임

    후성을 애도하며

    본문중에서

    늦봄의 새벽이 떠올랐다. 흩날리는 보슬비가 살포시 얼굴을 적시자 촉촉하고 홀가분한 기분에 빠져든다. 신선한 산들바람이 옷소매를 흔들 때는 사랑하는 사람의 콧김이 손등을 간질이는 듯하다. 내가 서 있는 정원의 하얀 돌길로 안개비가 날리면 생크림을 얇게 발라놓은 듯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미끌미끌 사랑스러운 감촉이 전해진다.
    ('노랫소리' 중에서/ p.10)

    초롱이 켜진 뒤로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암담한 물빛은 꿈 같고 가끔 반짝이는 빛은 꿈의 눈동자 같았다. 우리는 뱃머리에 앉아 있었는데, 둥글게 올라간 지붕 때문에 고개를 쳐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했다. 표표히 바람을 가르며 나아갈 때 제멋대로 멈춰 선 놀잇배들과 그 속에서 바삐 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천상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듯 모든 것이 아득히 멀게 느껴지고 안개 속에서 꽃을 보듯 몽롱하기만 했다.
    ('노 젓는 소리와 초롱 빛에 잠긴 친화이허' 중에서/ p.15)

    철길을 건너 맞은편 플랫폼으로 올라가는 일은 힘들어 보였다. 아버지는 두 손으로 플랫폼 바닥을 누른 채 두 다리를 위쪽으로 움츠려 뛰었다. 뚱뚱한 몸이 왼쪽으로 살짝 기우뚱하자 힘겨워하시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왈칵 눈물이 솟았다.
    ('아버지의 뒷모습' 중에서/ p.70)

    달빛이 유수처럼 조용히 연잎과 연꽃으로 쏟아졌다. 옅고 푸르스름한 안개가 연못에서 피어올랐다. 연잎과 연꽃은 우유로 씻어놓은 듯도 하고 얇은 망사에 감싸인 꿈결 같기도 했다. 보름달이지만 옅은 구름이 깔려 아주 밝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았다. 깊은 잠도 필요하지만 꾸벅꾸벅 조는 졸음도 그 나름대로 풍미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연못에 비친 달빛' 중에서/ p.106)

    수강(蜀岡)에 위치한 핑산탕에 올라가면 강남 산들의 흐릿한 윤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색이 있는 듯 없는 듯하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곳이다. 여행객도 적은 편이라 한가롭게 앉아 온종일 감상할 수 있다. 물길을 따라 펼쳐지는 광경도 평온하기 그지없다. 톈닝먼(川寧門)이나 베이먼(北門)에서 배를 타고 구불구불한 성곽이 거무스레한 그림자를 수면에 드리울 때 유유히 지나가면 해안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어느새 사라진 듯 느껴진다.
    ('양저우의 여름' 중에서/ pp.140~141)

    내 ‘기억의 길’이 숫돌처럼 평평하고 화살처럼 곧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평생 가슴 조마조마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 흔히들 피 끓는 한창 때라고 말하는 젊은 시절에도 그랬다. 내 색깔은 언제나 회색이었다. 내 직업은 세 곳에서 학생을 가르친 게 전부고, 친구는 언제나 몇 명뿐이었으며, 여자는 영원히 그녀 한 사람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삶이 너무 풍부하고 복잡해 자기 자신을 잊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지만, 나는 언제나 명쾌하고 분명하게 내가 얼마나 단순한 사람인지 알고 기억한다.
    ('할 말 없음에 관하여' 중에서/ pp.153~154)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내게 대추색 비단 두루마기와 검정 비단 마고자를 입히고 붉은 술이 달린 검정 비단 모자를 씌워주며 점잖게 행동하라고 당부하셨다. 찻집에서 여자 쪽 남자를 만났다. 네모난 얼굴에 귀가 커다란 그는 지금의 내 나이 정도 돼보였는데 상이라도 당한 듯 삼베 두루마기와 마고자를 입고 있었다. 그는 자상한 표정으로 끊임없이 나를 훑어보면서 무슨 공부를 하는지 따위를 물었다.
    ('아내를 만나기까지' 중에서/ p.177)

    자녀 출산이 개인의 권리인 한편 더욱 중요하게는 사회에 대한 봉사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출산 및 교육에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자녀를 자신의 후사가 아니라 사회의 다음 세대로 인식하고 교육해야 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딸을 마음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이나 가족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들을 교육한다는 생각은 지탄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견해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 새로운 도덕관, 즉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가장 고상하고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이며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도덕관이 생기게 된다.
    ('부모의 책임' 중에서/ p.203)

    저자소개

    주쯔칭(주자청朱自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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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쑤성 둥하이현 출신으로 베이징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1923년 장시 <훼멸(毁滅)>을 [소설월보]에 발표하고, 이듬해 시집 [종적(蹤跡)]을 출간하여 등단했다. 중학교 교사를 역임하다 1925년 칭화대학교 교수로 취임할 무렵부터 산문(散文)으로 바꾸어 <아버지의 뒷모습>, <연못에 비친 달빛>, <양저우의 여름>, <할 말 없음에 관하여> 등을 발표, 위다푸(郁達夫)와 쌍벽을 이루는 산문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1935년 [중국 신문학 대계-시집]을 편집하는 등 시·소설의 비평, 고전문학 연구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새로운 문학론 [표준과 척도]를 저술하여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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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삼생삼세 십리도화』, 『제7일』, 『아큐정전』, 『평원』, 『경화연』, 『사서』, 『물처럼 단단하게』, 『생긴 대로 살게 내버려 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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