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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순간순간 충무공을 떠올리며 흠모하는
한 도보여행가의 남파랑길 종주기

부산 오륙도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1,470km의 남파랑길에는
충무공의 얼이 서려 있다

때론 추위가, 때론 눈비가 가로막을지라도
꿋꿋이 두 다리로 걷는 길 위에서 다시금 삶을 배운다

남파랑길은 우리나라의 남해안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다. 부산 오륙도를 출발해 도(道)의 경계를 넘어 해남 땅끝마을까지 이어진다. 2020년 10월 31일에 개통된 이 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비무장지대(DMZ)의 평화누리길을 포함한 코리아둘레길의 한 코스이다. 코리아둘레길의 총 길이는 4,500㎞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의 5배가 넘는다.
저자는 도보여행가로서 마라도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주를 한 바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기도 했으며 해파랑길, 제주 올레길 등 국내 유수의 트레킹 코스를 걸었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및 히말라야, 로키산맥, 알프스 등 해외의 트레킹 코스도 섭렵한 바 있다. 그랬기에 남파랑길 개통 소식을 듣자마자 ‘가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마음속에서 울리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시작된 남파랑길 도보여행, 그 길 곳곳에는 저자가 평생에 걸쳐 본받고자 노력했던 충무공 이순신의 정신과 발자취가 서려 있었다.
이 책은 총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파랑길의 총 90개 세부 코스 중 1~47코스인 부산과 경남 구간, 그리고 48~90코스인 전남 구간이다. 각 코스마다 저자가 소개하는 충무공의 일화들, 우리의 역사와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남해안의 비경을 담은 사진들까지 어우러져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남파랑길을 걷는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며 민족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의 정신을 되새겨보도록 하자.

PART 1
광양 구간

48코스: 섬진강 자전거길 [난중일기]
- 하동읍 섬진교 동단에서 진월면 진월초등학교까지 13.7㎞
49코스: 윤동주길 [전라도를 철저히 섬멸하라]
- 진월초등학교에서 중동근린공원까지 15.1㎞
50코스: 이순신대교길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 중동근린공원에서 광양터미널까지 17.6㎞
51코스: 정채봉길 [순천왜성]
- 광양공영버스터미널에서 여수 율촌파출소까지 14.5㎞

PART 2
여수 구간

52코스: 여수로 가는 길 [전라좌수사 이순신]
- 여수 율촌파출소에서 소라면 소라초등학교까지 14.8㎞
53코스: 효성의 길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
- 소라초등학교에서 여수종합버스터미널까지 11.3㎞
54코스: 영취산둘레길 [의승 수군의 활약]
- 여수종합버스터미널에서 여수해양공원까지 7.3㎞
55코스: 여수밤바다길 [이순신과 거북선]
- 여수해양공원에서 여수소호요트장까지 15.6㎞
56코스: 전원으로 돌아가는 길 [이순신과 유성룡]
- 여수소호요트장에서 화양면 원포마을 정류장까지 14.7㎞
57코스: 고봉산 둘레길 [이순신의 술]
- 화양면 원포마을정류장에서 화양면 서촌마을까지 17.8㎞
58코스: 여자만 가는 길 [이순신의 칼과 활]
- 화양면 서촌마을에서 소라면 가사정류장까지 15.6㎞
59코스: 여자만 갯노을길 [강항, 일본 유학의 아버지]
- 소라면 가사리정류장에서 궁항정류장까지 8.4㎞
60코스: 여자만갯가길 [이순신과 원균]
- 소라면 궁항정류장에서 순천시 와온해변까지 15.1㎞

PART 3
순천 구간

61코스: 백의종군길 [하늘의 해조차 캄캄해 보였다!]
- 해룡면 와온해변에서 별량면 별량화포까지 13.7㎞
61-1코스: 순천만갈대길 [임금을 어버이처럼 사랑했고]
- 순천만 소리체험관에서 순천만제방까지 3.4㎞
62코스: 남도삼백리길 [호남 의병]
- 별량면 별량화포에서 벌교읍 부용교사거리까지 24.7㎞

PART 4
보성 구간

63코스: 태백산맥문학기행길 [이순신과 이준경]
- 벌교읍 부용교사거리에서 남양면 팔영농협 망주지소까지 19.9㎞

PART 5
고흥 구간

64코스: 고흥으로 가는 길 [사림의 나라 선조의 나라]
- 팔영농협 망주지소에서 과역면 독대마을회관까지 11.9㎞
65코스: 여도진 가는 길 [꽃비에 흠뻑 젖었다!]
- 과역면 독대마을회관에서 영남면 간천버스정류장까지 24.7㎞
66코스: 미르마루길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 영남면 간천버스정류장에서 남열마을 입구까지 11.2㎞
67코스: 고흥 마중길 [왜 어서 죽지 않는 것인가!]
- 영남면 남열마을 입구에서 포두면 해창만캠핑장 앞까지 16.4㎞
68코스: 청렴의 길 [발포만호 이순신]
- 포두면 해창만캠핑장에서 도화면 도화버스터미널까지 20.5㎞
69코스: 천등산 먼나무길 [진린과 절이도해전]
- 도화면 도화버스터미널에서 풍양면 백석버스정류장까지 15.7㎞
70코스: 거금해안경관길 [국가가 오른팔을 잃었다!]
- 풍양면 백석버스정류장에서 녹동읍 녹동버스정류장까지 13.3㎞
71코스: 리더의 길 [이순신의 사람들]
- 도양읍 녹동버스정류장에서 고흥만방조제공원까지 21.8㎞
72코스: 풍류의 길 [이순신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 고흥만방조제공원에서 두원면 대전해수욕장까지 14.9㎞
73코스: 영웅의 길 [이몽학의 난과 이순신]
- 대전해수욕장에서 과역면 내로마을회관까지 16.9㎞
74코스: 메타세콰이어길 [이순신의 가족을 몰살하라!]
- 과역면 내로마을회관에서 남양면 남양버스정류장까지 9.2㎞
75코스: 신비의 바닷길 [이순신의 바다, 원균의 바다]
- 남양버스정류장에서 대서면 신기수문동정류장까지 20.6㎞

PART 6
보성 구간

76코스: 보성다향길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되다]
- 대서면 신기수문동정류장에서 득량만 바다낚시공원까지 16.3㎞
77코스: 붕정만리길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나이다]
- 득량만 바다낚시공원에서 화천면 율포솔밭 입구까지 13.4㎞

PART 7
장흥 구간

78코스: 상유십이 득량길 [이순신의 여인들]
- 화천면 율포솔밭에서 장흥 현동마을회관까지 18.9㎞
79코스: 한승원문학길 [배설이 도주했다!]
- 용산면 현동마을회관에서 화진시외버스터미널까지 26.2㎞
80코스: 조선수군재건로 [회령포에서 시작된 열두 척의 기적]
- 회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진 마량항까지 20.0㎞

PART 8
강진 구간

81코스: 강진바다둘레길 [이순신과 진린]
- 마량면 마량항에서 대구면 가우도 입구까지 15.2㎞
82코스: 함께해(海)길 [사람사냥전쟁]
- 대구면 가우도 입구에서 강진읍 구목리교 서쪽까지 16.3㎞
83코스: 다산초당 가는 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
- 강진읍 구목리교 서쪽에서 도암면 도암농협까지 18㎞
84코스: 남도유배길 [이충무공전서]
- 도암면 도암농협에서 신전면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까지 14.5㎞

PART 9
해남 구간

85코스: 조선의 삼남길 [이순신의 해남 순시]
-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에서 해남 남창정류소까지 18.2㎞

PART 10
완도 구간

86코스: 완도로 가는 길 [이순신의 용모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 북평면 남창정류소에서 완도항 해조류센터까지 24.6㎞
87코스: 불광불급의 길 [명량대첩]
- 완도항 해조류센터에서 화흥초등학교까지 18.0㎞
88코스: 상왕봉 가는 길 [죽은 순신이 산 왜적을 물리쳤다!]
- 화흥초등학교에서 군외면 원동버스정류장까지 15.3㎞

PART 11
해남 구간

89코스: 달마고도 가는 길 [불멸의 영웅 호남대장군]
- 군외면 원동버스정류장에서 해남 미황사까지 13.8㎞
90코스: 땅끝 천년숲 옛길 [성웅 이순신]
- 미황사에서 송지면 땅끝탑까지 13.9㎞

에필로그

이순신 가계도
이순신 연보
징비록 연표
16세기 연대기
참고문헌

‘섬진강매화로’를 따라 남쪽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를 향해 걸어간다. 길이 212.3㎞의 섬진강(蟾津江)은 전북 진안 백운면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임실, 순창, 남원, 구례, 곡성, 승주, 광양, 보성, 화순, 담양, 하동 등 3개 도 11개 시군의 젖줄 역할을 하고 망덕포구에서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단군시대에는 모래내, 백제시대에는 다사강, 고려 초에는 두치강이라 불리다가 고려 말부터 섬진강이라 불렸다. 광양시 도사면 섬진리에는 섬진나루와 두꺼비바위가 있어 금두꺼비의 전설을 전해준다. 망덕포구까지 이르는 길은 걷기 좋을 뿐만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키기 더없이 좋다.
뒤돌아보니 파란 하늘 파란 섬진강 위로 하동과 광양을 잇는 다리가 천국과 지상을 잇는 듯하다.

p. 21

굽이굽이 임도를 돌고 돌아 내려간다. 우측에는 병풍처럼 둘러 싼 암릉이 바라보고, 뒤편에는 천등산이 잘 가라고 등불을 밝힌다. 등불에 비춰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인간은 유일하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하는 동물이다. ‘나’를 ‘나’라고 할 수 있는 ‘참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삶, 이것이 정말로 원하는 삶이다. 인생 후반기는 ‘참나’를 찾을 수 있는 최적기다. 전반기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나를 찾고 나를 만나야 한다. 나를 찾아서 얼마나 많은 방황을 했던가? 나를 찾고 만나고 사랑해야 한다. ‘참나’는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이다.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이 인정해서가 아니라, 내가 창조하고 내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소중하다.
‘참나’를 찾는 데에서부터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변할 수 없는 영원한 나를 만나고 “나는 나다!”라고 기쁘고 자랑스럽게 외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나다!”

p. 301

여행은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자아실현으로 끝난다. 여행자는 길 위에서 꿈을 꾼다. 어쩌면 채우지 못할 꿈으로 그칠지라도 살아 숨 쉬는 한 꿈꾸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여행에서 만나는 걸림돌은 마음과 육체의 근육으로 승화되어 모두 인생의 디딤돌이 된다. 길 위에는 신분도 귀천도 부자도 거지도 없다. 다만 길을 가는 자만 있을 뿐이다. 길 위에 있을 때면 늘 자유로웠고, 그 길을 글에 옮겨놓을 꿈에 젖어 늘 가슴이 뛰었다.
여행자가 돌아올 때는 기념품을 가지고 온다. 여행의 기념품으로 자신에게 책을 선물한다. 여행에는 독립성이 있고, 열정이 있고, 결단력이 있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고, 평화가 있고, 상처의 치유가 있고, 내면의 성장이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넓어지는 등등, 많은 긍정적인 엑기스들이 녹아 있다. 그 내용을 담은 책은 그 어떤 기념품보다도 값지고 의미가 있는,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책에는 열정의 피와 노력의 땀과 정성의 눈물과 사랑과 행복과 감사와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p. 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