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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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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소풍의 『반쪽짜리 초대장』은 멧돼지 둥이, 토끼 토루, 들쥐 샤로 세 친구가 등장하는 이야기 세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동화다. 생각이 많고 감상적인 둥이, 깔끔하고 부지런한 토루, 신중하고 똑똑한 샤로는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엉뚱하고 천진난만하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누가 누구에게 보낸 건지도 알 수 없는 ‘반쪽짜리 초대장’을 주워 들고 초대를 받기 위해 길을 나서고, 무엇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르지만 잃어버린 여름 조각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언제 내릴지 알 수 없는 첫눈을 봄부터 기다리는 식이다. 실체가 없거나 불분명한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들이 하는 일은 모험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꼬마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논다고 하면 야단법석으로 까불어 대는 소동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팔짝팔짝 뛰고 미끄럼을 타고 다이빙이나 숨바꼭질을 하는데도 이야기는 한없이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이 책에서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가능한 이유는 이 엉뚱한 꼬마들이 서로에게 무척이나 다정하고 상냥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멧돼지 둥이, 토끼 토루, 들쥐 샤로
작은 숲에 사는 꼬마 친구들이 들려주는 상호 존중과 배려의 이야기들

동물은 어린이문학의 단골 손님이다. 단순히 어린이가 동물을 좋아해서라기보다는 아동문학이 동물을 통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무궁무진 많기 때문이다. 동물 이야기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특유의 야생성과 생명력을 바탕으로 현실의 어린이들이 할 수 없는 온갖 위험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먼 길을 떠나고, 종을 가로질러 친구를 사귀고, 독립하여 새 보금자리를 만드는 이 모든 이야기들은 실제 어린이들로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더욱이 동물 이야기의 주요 독자인 저학년 어린이들이라면, 혼자 집밖을 나선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니까 말이다. 이렇듯 동물 이야기는 어린이가 경험할 수 있는 현실 너머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판타지의 성격을 지니는데, 한편으로는 어린이의 실제 생활과 감정에 밀착해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다. 특히, 인간 세계의 허례허식을 벗어던진 동물들은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는 점에서 현실의 어린이들과 무척 닮아 있다.
이소풍의 『반쪽짜리 초대장』은 멧돼지 둥이, 토끼 토루, 들쥐 샤로 세 친구가 등장하는 이야기 세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동화다. 생각이 많고 감상적인 둥이, 깔끔하고 부지런한 토루, 신중하고 똑똑한 샤로는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엉뚱하고 천진난만하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누가 누구에게 보낸 건지도 알 수 없는 ‘반쪽짜리 초대장’을 주워 들고 초대를 받기 위해 길을 나서고, 무엇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모르지만 잃어버린 여름 조각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언제 내릴지 알 수 없는 첫눈을 봄부터 기다리는 식이다. 실체가 없거나 불분명한 목표를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들이 하는 일은 모험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꼬마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논다고 하면 야단법석으로 까불어 대는 소동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팔짝팔짝 뛰고 미끄럼을 타고 다이빙이나 숨바꼭질을 하는데도 이야기는 한없이 차분하고 고즈넉하다. 이 책에서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가능한 이유는 이 엉뚱한 꼬마들이 서로에게 무척이나 다정하고 상냥하기 때문이다.
‘작은 숲’에 사는 세 친구들은 발걸음 소리만 듣고도 서로를 알아볼 만큼 친한 사이지만 서로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춘다. 초대 받아 가는 친구에게 함께 가도 좋은지 묻고, 자신이 따라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하는가 하면 잃어버린 여름 조각을 찾거나 겨울도 오기 전에 첫눈을 기다리는 등 아무리 엉뚱한 생각을 하더라도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들이 바로 그렇다.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에게 같이 놀아도 되느냐고 정중히 묻고 과자 하나만 달라고 손을 내미는 작은 어린이들은 친한 친구에게 온갖 비하의 말을 쏟아내며 낄낄대는 큰 사람들과 달리 얼마나 예의바르고 다정한지. 『반쪽짜리 초대장』은 ‘작은 숲’ 꼬마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사실은 우리 어린이들의 타고난 성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따뜻하고 다정하고 상냥하고 조심스럽고, 언제나 잔뜩 감동하고 기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들 말이다.

우리는 언제쯤 다정하게 둘러앉을 수 있을까?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에서 날아온 초대장

‘어린이다움’은 여러 모로 문제적인 개념이고, 대개는 어른들이 어린이를 자기 마음대로 보고 싶을 때 편의적으로 가져다 쓰곤 한다. 하지만 어린이문학이 현실의 어린이를 바라볼 때 어떤 어린이를 데려다 놓을까는 꼭 필요한 고민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권위에 짓눌렸던 어린이들을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개구쟁이나 말썽꾸러기, 반항아가 각별히 사랑 받게 된 것은 필요한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착한 어린이’들이 인기 없는 캐릭터가 된 것만은 퍽 아쉬운 일이다. 『반쪽짜리 초대장』은 현실에서라면 딱히 인기를 얻기 어려웠을 순하고 고분고분한 어린이들을 동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멧돼지 둥이는 야생동물이 갖는 통념과 달리 꽤나 감상적이고 생각이 깊다. 무얼 물어도 쉽게 대답하는 법이 없으며, 계절이나 기후 변화에도 예민하고 매사에 진지하다. 토루와 샤로는 그런 둥이를 귀여워하면서도 좀 어려워하는 듯한데 그건 둥이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독자가 보기에 둥이와 토루, 샤로는 똑같이 착하다. 곰 아저씨의 쓸쓸한 노랫소리를 지나치지 못하고, 친구가 혹시 마음이 상했을까 봐 기색을 살피거나 가만히 기다려 주는 일들은 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상호 존중과 배려가 절실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인 것이다.
이렇게 『반쪽짜리 초대장』은 삶에 긍정적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그리면서도 결코 뻔하거나 진부하지 않게 다룬다. 세상이 아름답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대신 설렘, 쓸쓸함, 아쉬움, 그리움 같은 일상의 간질간질한 감정에 주목하는 것인데 이런 감정들이 우울함으로 흐르지 않는 것은 이들에게 친구가 있기 때문이고, ‘놀이의 세계’에서 숨바꼭질과 소풍을 좋아하는 어린이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꼬마 동물들이 속한 세계에서는 시간이나 계절, 첫눈이나 소나기마저도 살아 숨쉬고 있어서(“비는 금방 그칠 수도 있지만 제법 오래 내릴 수도 있어요. 그건 오로지 비 마음이에요.”) 모두에게 다정하고 친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세계는 어쩌면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있었던 동화의 조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임도 여행도 불가능해진 지금, 더욱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세계이기도 할 것이다.
『반쪽짜리 초대장』은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로부터 날아온 이야기라고 해도 좋겠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과 어린이는 본래 선하다고 믿는 어린이 예찬론자, 모든 감정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하는 낭만주의자,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귀하게 여기는 생태주의자,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서로서로 그리워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목차

1. 반쪽짜리 초대장
2.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서
3. 어쩌다 한번 둥이를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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