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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융 레드 북

원제 : RED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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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칼 구스타프 융이 손수 책의 형태로 묶은 [RED BOOK]은 말하자면 융의 ‘유고’(遺稿)인 셈이다. 융은 1913년부터 펜으로 직접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린 이 책의 제목을 라틴어로 ‘새로운 책’이라는 뜻으로 ‘Liber Novus’라 붙였다. 한편으로 융은 빨간색 가죽 장정의 이 책을 ‘RED BOOK’이라 부르기도 했다. 융이 1959년에 이 책 말미에 ‘에필로그’ 형식의 글을 쓴 것으로 봐서 출판할 뜻을 가진 것 같지만 무슨 사정에선지 에필로그를 미완성으로 남겼으며, 이 원고는 1961년 융이 세상을 떠난 직후 출판되지 못했다. 학자들이 이 원고를 보는 것도 2001년이 되어서야 허용되었다. 그러고도 한참 더 지나서 2009년에야 독일과 미국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이 책을 시작한 1913년은 융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나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시기이다. 개인적으로는 6년여 지속되었던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의 관계가 최종적으로 단절된 때였다. 프로이트와 애제자 소리까지 들었던 융의 결별은 리비도와 종교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프로이트와의 결별을 계기로 칼 융은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앞날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이 시기에 융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지만 많은 공적 활동을 접고 자신의 이론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한다. 그 결실이 바로 분석심리학이다. 이 시기에 융은 환상과 환청에 많이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즈음 유럽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평화로워 보였을지 몰라도 지식인들의 눈에는 고요 뒤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융 같은 지식인들에게는 그 정세가 더욱 불안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 책에도 제1차 세계대전을 예견하는 내용이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전쟁이 터짐에 따라, 칼 융은 자신의 환상이나 공상, 상상이 개인적인 것만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정신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이 유럽 대륙의 전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확신이 섰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융은 자신을 대상으로 심리한 연구에 들어갔다. 이 책은 융이 직접 경험한 정신의 세계를 문학 형태로 담아내고 그림까지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RED BOOK]은 융의 표현 그대로 융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관한 기록이다. 그 후에 나온 그의 이론들은 모두 이 책에서 잉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쓰는 16년 동안에 융은 원형, 집단무의식, ‘개성화’ 이론을 개발했다.
융이 말하는 원형(原型)이란 사람, 행동 또는 성격의 모델을 일컫는다. 융은 사람의 정신이 3가지 요소, 즉 의식과 개인 무의식, 집단 무의식으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 무의식은 억눌린 기억을 포함하여 그 사람 본인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기억을 말하며, 집단 무의식은 인간이 하나의 종(種)으로서 공유하는 지식과 경험을 말한다. 융에 따르면 바로 이 집단 무의식에서 원형들이 나온다.
원형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이다. 어떤 사람의 내면에서 의식과 무의식이 통합을 이룬 상태가 바로 자기이다. 그런 상태에 있는 사람의 정신은 하나의 전체로서 적절히 작용하게 된다. 융이 자주 쓰는 개성화가 바로 이 자기를 실현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말하자면, 개성화는 한 인간이 진정한 자기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말한다. 타고난 성격적 요소들과 다양한 인생 경험, 정신적 요소들이 세월을 두고 서로 통합하여 하나의 전체로 완성되는 과정을 뜻하는 것이다. 융은 이 과정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분석심리학에서 자기는 원으로 상징된다. 우리가 흔히 만다라라 부르는 것이 자기 또는 개성화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래서 분석심리학에서 인격의 중심은 두 곳이다. 의식의 중심이 있고 전체 인격의 중심이 있는 것이다. 전자는 자아라 불리고, 후자는 자기라 불린다.
융은 당시 기독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가르치는 기독교를 2,000년 가까이 믿어 온 유럽에서 세계대전 같은 전쟁이 일어났으니, 당시에 유럽인의 정신적 충격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자연에 반하는 이타적인 사랑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 칼 융의 입장이다. 이런 배경을 알고 책을 읽으면 영혼의 본질, 사고와 감정의 관계, 남성성과 여성성의 관계, 기독교의 의미 등에 대한 융의 관점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목차

<옮긴이의 글>

제1권

<프롤로그>
다가올 것의 길

1장 영혼의 재발견
2장 영혼과 신
3장 영혼의 쓸모에 대하여
4장 사막
5장 미래의 지옥으로 하강
6장 정신의 분리
7장 영웅 살해
8장 신의 잉태
9장 신비스런 조우
10장 가르침
11장 결심

제2권
죄의 이미지들

1장 붉은 존재
2장 숲 속의 성
3장 나의 비천한 반쪽
4장 은자, 첫째 날
5장 은자, 둘째 날
6장 죽음
7장 옛 신전들의 잔해
8장 첫 번째 낮
9장 두 번째 낮
10장 주문들
11장 알을 깨다
12장 지옥
13장 제물 살해
14장 신성한 어리석음
15장 두 번째 밤
16장 세 번째 밤
17장 네 번째 밤
18장 세 명의 예언자들
19장 마법의 선물
20장 십자가의 길
21장 마법사

정밀 검증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내가 당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 시절이,
그러니까 나 자신의 내면의 이미지들을 추구했던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여기서 비롯된다.
그것은 그 시기에 시작되었고,
그 후의 세부적인 사항들은 결코 그 이상으로 더 중요하지 않다.
나의 평생은, 무의식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와서 불가사의의 강물처럼 덮치며 나를 산산조각 낼 듯 위협했던 것들을 해석하는 일에 바쳐졌다.
그것은 한 사람의 평생 그 이상을 위한 중요한 자료들이었다.
그 후의 모든 것은 단순히 그 자료들을 외적으로 분류하고,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다듬고, 삶 속으로 통합시키는 작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잉태한 그 신비한 시작은 바로 그때였다.”

“동물은 자기와 같은 종(種)에게 저항하지 않는다. 동물들이 얼마나 정의롭고, 처신을 잘 하며, 시간을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깊으며, 자신을 낳아준 땅에 충성하는 마음이 얼마나 크고, 익숙한 방식을 얼마나 강하게 고집하는지를 보라. … 샘이 나타나면 동물들이 어떤 식으로 모이는지를 보라. 먹이가 많은 곳을 숨겨놓고서는 형제가 굶어죽게 만드는 동물은 하나도 없다.”

“진리는 많지 않다. 겨우 몇 개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진리의 의미는 너무나 깊기 때문에 상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자연은 쾌활하고 끔찍하다. 어떤 사람들은 쾌활한 측면을 보면서 자연과 장난을 치며 자연이 빛을 발하도록 만든다. 다른 사람들은 공포를 보면서 머리를 감싸고, 살아 있다기보다는 죽어지낸다. 삶의 길은 그 둘 사이에 나 있지 않고 둘 다를 껴안는다. 자연은 쾌활한 놀이이고 냉혹한 공포다.”

“종교들이 가장 깊은 핵심에서 서로 다르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엄격히 말하면, 그 핵심은 언제나 똑같다. 뒤이어 나오는 모든 형태의 종교는 그 앞의 종교의 의미이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산다는 것은 곧 자신이 과업 자체가 된다는 뜻이다. 자신을 사는 것은 절대로 유쾌하지 않은 길고 긴 고통이다. 이유는 당신 자신이 당신의 창조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보기를 따라 사는 사람들에겐 생명력이 없다. 본보기를 따라 사는 사람은 그 본보기의 삶을 사는 것이다. 당신이 당신의 삶을 살지 않는다면, 누가 당신의 삶을 살겠는가? 그러니 당신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하라.”

“나는 이 책을 놓고 16년 동안 작업을 벌였다. 1930년에 연금술과 가까워지면서 이 책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 끝의 시작은 1928년에 찾아왔다. 리하르트 빌헬름(Richard Wilhelm)이 도교 경전이면서 연금술의 요소가 강한 『태을금화종지』(太乙金華宗旨)(The Secret of the Golden Flower)를 나에게 보내준 때였다. 그 책에 이 책의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이 책을 진행할 수 없었다. 피상적인 관찰자에게는 이 책이 광기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에 내가 원래의 경험이 지닌 압도적인 힘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없었다면, 이 책은 아마 그런 것이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연금술의 도움으로, 나는 마침내 그것들을 하나의 전체로 배열할 수 있었다. 이 경험들이 소중한 무엇인가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로서는 그 경험들을 “소중한” 방식으로, 말하자면 값진 책으로 기록하고 그 경험을 상기하는 과정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그림으로 최대한 훌륭하게 그리는 방식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나는 이 작업이 터무니없을 만큼 불충분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그러나 일이 많고 주의를 흩트릴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75~1961
출생지 스위스 투르가우
출간도서 60종
판매수 11,179권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정신분석 분야의 확장에 힘쓰다가 서로 견해가 맞지 않아 결별하고 별도로 분석 심리학을 개척했다.
저서로는 ‘원형과 무의식’ ‘아이온’ ‘융합의 신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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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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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건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독일 트리어대학 경제사회학부 수료
교보문고, 해냄출판사, 생각의 나무를 거쳐 현재 출판사
플래닛 미디어 대표.
옮긴 책으로는 [RED BOOK](칼 구스타프 융)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부, 국제부, LA 중앙일보, 문화부 등을 거치며 20년 근무했다. 현재는 출판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칼 융 레드 북>(칼 구스타프 융) <흡수하는 정신>(마리아 몬테소리) <부채, 첫 5000년의 역사>(데이비드 그레이버), <나는 왜 내가 낯설까>(티모시 윌슨)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더글라스 무크), <상식은 어쩌다 포퓰리즘이 되었는가>(소피아 로젠펠드), <타임: 사진으로 보는 ‘타임’의 역사와 격동의 현대사>(노베르토 앤젤레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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