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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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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는 것이 직업인 곡비를 아나요?

울 엄니 집안은 대대로 곡비였어. 울어서 먹고 사는 곡비.
난 그런 곡비가 죽어라고 싫었어. 어떻게 평생 울고 살아?
그래서 결심했지. 곡비 일은 절대 하지 않기로.
그때 울 엄니가 그러더라.
저승 가는 사람 울음으로 길을 밝혀 주니 좋다고.
생각해 보니 울 엄니가 한 일이 참말로 좋은 일이었네.
죽은 사람 위로를 해 주니 말이야.

출판사 서평

가장 슬픈 사람의 울음을 대신 울어주다
울음으로 저승 길 밝히는 곡비


파란정원 맛있는 역사 동화 여섯 번째 시리즈인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는 양반가에 상을 당했을 때 상주 대신 곡을 해야 하는 노비, ‘곡비’의 이야기를 그린 동화이다. 엄마가 곡비면 딸도 곡비여야 하는 운명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힘겹게 노력하는 은실을 통해 곡비의 본질적인 삶과 부조리한 시대적 상황에 대응하며 살아가는 백성들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명성황후의 장례 때 만난 서양 아줌마와의 인연으로 곡비가 아니라 호텔 매니저로서의 삶을 사는 은실, 울어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 웃는 아이로 성장한 은실을 만나 보자.

“내가 울 엄니 이야기 들려줬어?
울 엄니 집안은 대대로 곡비였어. 울어서 먹고 사는 곡비.
난 그런 곡비가 죽어라고 싫었어. 어떻게 평생 울고 살아?
그래서 결심했지. 곡비 일은 절대 하지 않기로.”
은실의 똑 부러진 말투에 태남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랬던 내가 호텔에서 일하게 됐어.
희한하게 말이야, 호텔에서는 손님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웃어야 하잖아.
엄니가 준 선물이지 싶어.”
(중략)
“오라버니, 나 어렸을 때 엄니한테 막 대든 적이 있었어.
곡비가 그렇게 좋냐고 말이지. 그때 울 엄니가 그러더라.
저승 가는 사람에게 울음으로 가는 길을 밝혀 주니 좋다고 하는 거야.
생각해 보니 울 엄니가 한 일이 참말로 좋은 일이었네.
죽은 사람 위로를 해 주니 말이야.
우리 살자. 버티고 버텨서 죽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살려내자.
그러면 꺼진 촛불을 다시 살려낼 수도 있지 않겠어.”
- 본문 중에서

“슬프지 않은데 어찌 울어? 엄니는 우는 게 왜 그리 쉬워?”
우는 것이 직업인 곡비. 가장 슬픈 사람의 울음을 대신 울어 주는 곡비는 저승 가는 사람에게 울음으로 저승 길 밝혀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옛날에는 상을 치르는 동안 죽은 이를 애도하는 곡이 그치지 않는 것이 죽은 조상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체면 때문에 소리 내어 울 수 없는 양반가에서는 자신들을 대신해 곡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곡비이다.
구한 말, 우리 역사상 가장 안타까운 명성황후의 억울한 죽음과 긴박했던 을사늑약 체결 과정 속에서 우는 곡비가 아니라 울지 않는 곡비 은실이 되기 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은실은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곡비가 싫었다. 슬프지 않은데 울어야 하는 곡비가 싫었다. 그래서 엄마 같은 곡비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한양에 올라온 은실은 서양 아주머니 미스 손탁을 만나 손탁 호텔에서 일하며 학당에서 공부를 하며 호텔 매니저 강은실로서의 자신의 꿈을 이뤄나간다.
우리 조상들의 삶은 작은 것 하나도 무시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비록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에는 치열했을 곡비의 삶을 최대한 살리려 집중했다.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 이야기를 통해 저승 가는 사람들의 길을 밝혀 주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고의 곡소리로 그들을 위로해 주는 곡비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때로는 안쓰럽고, 때로는 기특한 은실이를 만나 보자.

목차

- 울음으로 길 밝히는 곡비
- 우는 것 빼고는 못 할 것이 없다
- 설레는 발걸음
- 처음 보는 국장
- 서양 아주머니와의 만남
- 저승에서는 울지 마
- 정동에 서다
- 울지 않고 번 돈
- 처음 가진 책보
- 어처구니없는 누명
- 아직도 곡비로 보이니
- 황제의 슬픔
- 까만 가배, 타는 마음
- 살아서 버티는 일
- 새로운 길

본문중에서

“엄니는 사람이 많이 죽어야 좋겠네!”
은실네는 은실의 입 찬 소리에도 성을 내지 않았다. 그러자 어린 은실은 씩씩거리며 앞서 걸었다.
어느새 상복을 갖춰 입은 조 대감이 오동나무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은실네와 은실은 대청마루 위에 나란히 앉았다. 은실네는 은실에게 곡을 가르칠 요량이었다.
“잘 듣고 따라 해라.”
은실네는 양손을 바닥에 짚고 머리를 조아리며 곡을 시작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은실네가 은실의 다리를 툭툭 쳤다. 곡을 따라 하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은실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에 는 팔꿈치로 은실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래도 여전히 은실은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은실네가 곁눈질로 눈을 흘기고 아랫입술을 물어도 은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울어라, 어? 네가 울면 곡 값으로 두 배는 받을 것이다.”
은실네가 은실에게 귀엣말을 했다. 은실은 은실네를 빤히 쳐다보았다.
“슬프지 않은데 어찌 울어? 엄니는 우는 게 왜 그리 쉬워?”
은실네는 난데없이 소리 지르는 은실의 입을 틀어막았다.
“엄니, 다른 거 하면 안 돼?”
은실네가 뒤를 팽 돌아보았다.
“왜? 우는 게 싫어?”
“우는 게 좋은 사람도 있나.”
“며칠 못 봤어? 양반임네 하고 화려한 상여에 좋은 묘지 쓰면 뭐하나? 울어 주지 않는 자식들이 태반인데. 이 엄니는 저승 가는 사람 울음으로 가는 길을 밝혀 주니 좋다. 남의 돈 거저먹으면 체하는 법이다.”
“난 곡비는 죽어도 싫어!”
“난 엄니처럼 울지만 않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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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회사에서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다가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쓰기로 마음먹고 한겨레 아동문학 작가학교와 어린이책 작가교실에서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동화창작모둠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계간지 '시와 동화'에 동화 [밥 냄새가 들린다]가 실리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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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대구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창 너머 사람들을 보는 것과 추운 겨울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따뜻한 봄이 오면 푸른 자연 속에서 꽃과 나비와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꼭두 일러스트교육원에서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호랑이가 준 보자기], [큰 애기 작은 애기], [집으로 가는 길], [내 복에 산다 감은장아기], [채채의 그림자 정원], [슬기의 왕자], [손 없는 색시], [책 읽어주는 아이 책비], [할머니가 아프던 날]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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