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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 : 근대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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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주경철
  • 출판사 : 휴머니스트
  • 발행 : 2017년 07월 24일
  • 쪽수 : 3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0800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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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놀라운 흡입력! 드라마틱한 전개! 재치 있는 해석!
    ‘근대를 읽는 역사 스토리텔러’ 주경철 교수,
    오늘의 유럽을 만든 사람들을 불러내다


    인간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인간을 만든다. 거대한 역사의 틀로 세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야말로 역사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수많은 사람의 삶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역사를 만들어왔으니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2000년 전 한나라의 사마천도 역사의 중심에 인간을 둠으로써 그 누구보다 고대 중국을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내지 않았던가. 이런 사마천과 같이 인간의 살 냄새가 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역사가의 자세로,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가 오늘의 유럽을 만든 주인공들의 삶을 되살려냈다. 그는 ‘근대 세계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하는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고자 애쓰며,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독자를 흥미진진한 역사 속으로 이끈다. 이 책은 중세 말과 근대 초 유럽 세계를 살았던 인물들의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경철 교수의 탁월한 글솜씨로 빚어낸 드라마틱한 전개와 인물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은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힌 근대 유럽 세계를 흥미롭고 명쾌하게 그려낸다. 역사 속 다채로운 인물의 삶을 통해 근대 세계에 대한 풍성한 그림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활력 넘치는 근대 유럽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1. 서양사학자 주경철 교수, 서양근대사를 새로 쓰다
    ―주경철 교수의 본격 대중역사서, 시대극을 보듯 읽어나가는 근대유럽사


    그동안 근대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다수의 서양근대사 책을 출간해온 주경철 교수가 이번에는 인물로 보는 서양근대사를 선보인다. 특히 역사 내러티브의 강점을 살린 이야기성이 강한 그의 글은 역사 마니아뿐 아니라 역사 초심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책에 실린 글은 지난해 네이버 ‘파워라이터 ON’에 연재한 글이 바탕이 되었는데, 연재글 업로드 당일에 4~5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독자들의 커다란 호응과 찬사를 받아왔다. 서양사, 특히 서양근대사는 복잡한 왕실 내력과 인물 관계, 생소한 사건들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주경철 교수는 여러 인물의 각양각색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리면서도 복잡하게 얽힌 인물 관계와 사건을 한 줄기로 엮어내 사건의 전후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마치 잘 만들어진 영화나 드라마의 시대극처럼 역사를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들려줄 수 있는 역사가는 아마도 국내에서 주경철 교수가 독보적일 것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더불어 글 속에 녹아 있는 위트와 유머 또한 서양사를 읽는 재미를 일깨워준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는 ‘1권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 ‘2권 근대의 빛과 그림자’, ‘3권 세계의 변화를 조주한 사람들’로 구성된 3부작으로, 연내 완간될 예정이다.

    지식뿐 아니라 상상의 즐거움도 선사한다. ―9**
    어렵고 지겹던 역사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논*
    대단한 이야기 솜씨!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ds******
    각 인물의 삶으로 역사의 지도가 그려진다. ―좋**
    주경철 교수의 현대적 해석과 위트는 역사 속 인물을 전혀 다른 인물로 만들어낸다. ―레*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믿을 수 없는 사건이 가득하다. ―똥**
    기가 막힐 정도의 글솜씨에 역사 속 인물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띠***
    어렵고 낯선 서양사를 쫄깃하고 흡입력 있게 풀어낸다. 500년 전 이야기인데도 마치 어제 뉴스를 듣는 듯 생생하다. ―묽***

    2. 빛과 어둠이 공존한 근대 유럽의 역사를 만나다
    ―‘검은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에서 ‘인플레이션의 아버지’ 존 로까지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2권 ‘근대의 빛과 그림자’에서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 말까지, 즉 중세를 벗어나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유럽인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시기는 한마디로 문명과 야만, 빛과 어둠이 공존한 시대라 할 수 있다. 왕조 국가가 정립되고 ‘과학혁명’이 일어났으며,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본주의 체제의 골격이 만들어지는 등 물질적·정신적으로 크게 도약하는 시기였지만, 한편으로 신·구교 간 종교 갈등이 전쟁으로 번지고 가공할 마녀사냥이 벌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비극인 ‘생 바르테레미 학살’의 책임을 떠맡아야 했던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모략을 일삼는 ‘검은 왕비’라 불렸지만 실은 종치·종교의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며 암흑의 역사를 온몸으로 헤쳐나갔다. 오라녀 공 빌렘은 에스파냐의 종교적 탄압에 맞서 빛나는 리더십으로 네덜란드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결국 가톨릭 광신도에게 암살되었고, 천체 관찰을 통해 세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교회와의 충돌로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스스로 자신의 견해를 부인해야 했다. 근대 초 유럽은 종교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제자리를 잡지 못한 국가 체제 하에서 정치 문제와 종교가 얽히면 극심한 갈등이 터져나왔다. 이는 마녀사냥과 같은 무질서한 광기로 번지기에 이른다.

    같은 시기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왕조국가들이 정립되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절대주의’의 왕이라 평가받지만, 재원을 쥐어짜며 끊임없는 전쟁을 치른 프랑스의 루이 14세, 프랑스와 오스만제국의 침략을 막아내고 발칸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한 신성로마제국의 레오폴트 1세, 합스부르크 근친혼의 유전자 문제가 폭발해 후손 없이 사망해 전 유럽을 전쟁터로 만든 에스파냐 왕 카를로스 2세. 유럽 국가 간 전쟁의 결과로, 유럽은 ‘제국’이라는 이념에서 벗어나 강대국들 간 세력 균형의 상태로 변모해간다. 한편, ‘인플레이션의 아버지’ 존 로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 유럽 사회에 탐욕과 부패의 거품을 일으키고, 오늘날의 로마와 바티칸을 만든 베르니니는 이탈리아 바로크 예술의 정점을 이룬 걸작들을 탄생시킨다. 이렇게 빛과 어둠이 공존한 격동의 시대를 살았지만, 강력한 유럽의 토대를 만들어간 여덟 인물의 삶을 통해 비장하고도 역동적인 근대 초 유럽을 만날 수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카트린 드 메디시스, 프랑스 흑역사의 주인공
    1. 신의 은총으로 왕비가 되다

    메디치 가문의 재원, 프랑스의 왕비가 되다
    왕비의 자격을 갖추어나가다
    남편의 죽음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카트린
    상복을 입고 권력을 행사하다
    2.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참극
    악화일로로 치닫는 신구교 갈등
    대재앙의 도화선이 된 결혼식
    "다 죽여라, 국왕께서 명령하셨다!"
    종교가 광기를 띠면?
    3. 평화를 추구한 여성 정치가
    앙리 3세의 즉위, 흔들리는 왕권
    안팎으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던 카트린
    "어머니, 용서하세요. 기즈를 죽였습니다"
    ‘빛과 평정을 가져오리라’

    2장 침묵공 빌렘, 네덜란드 독립의 영웅
    1. 오렌지 향기를 머금은 ‘개구리 나라’

    그대는 아는가, 오렌지꽃 피는 남쪽 나라를
    펠리페 2세와 빌렘의 만남
    ‘침묵공’이라 불리게 된 사연
    2. ‘철의 공작’ 알바 공과의 한판 승부
    네덜란드 총독 마르가레트와 ‘거지 기사단’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하다
    ‘철의 공작’ 알바 공
    괴테와 베토벤의 작품으로 남은 에흐몬트
    3. 건국의 초석을 놓은 네덜란드의 국부
    "배가 고프면 내 팔을 먹어라!"
    네덜란드판 남북 분단
    네덜란드 독립의 기틀을 마련하다

    3장 갈릴레오 갈릴레이, 우주의 실체를 파고든 불굴의 과학자
    1. 독실한 신앙인인가, 근대 과학의 투사인가

    아리스토텔레스와 싸우다가 수학에 눈뜨다
    피사의 사탑에서 공을 떨어뜨리다
    천문학과 점성술이 공존하던 시대
    코페르니쿠스의 길을 따라서
    2. 망원경으로 우주의 속살을 들여다보다
    우주의 중심은 하나가 아니다!
    지동설의 강력한 증거들
    과학과 종교의 충돌이 임박하다
    3. 과학과 종교의 공존을 모색한 근대인
    투쟁이 시작되다
    "가설이라면 지동설을 주장해도 좋다"
    밀물과 썰물에 관한 대화
    브루노와 정반대의 길을 선택하다
    치욕을 견디고 대작을 남기다

    4장 독일의 악마들, 마녀사냥 이야기
    1. 근대 유럽 문명은 왜 마녀를 필요로 했나

    마녀임을 자백하게 하는 방법
    그들은 왜 마녀가 필요했나
    디트리히 플라데, 재판관에서 피의자로
    돈벌이 수단이 된 마녀재판
    2. "사실이든 아니든 제발 아무거나 자백하세요"
    밤베르크 시장 유니우스의 비극
    딸에게 보낸 비밀 편지
    광기의 정점
    "고문과 처형이 곧 구원이다"
    3. ‘마녀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부류의 인간이 아니다"
    마녀재판은 도대체 왜 일어났을까
    이웃이 이웃을 죽이다
    마녀사냥의 종식

    5장 루이 14세, 세상을 암울하게 만든 태양왕
    1. 절대주의 권력을 향해 첫발을 내딛다

    ‘절대주의는 절대적이지 않다’
    결혼으로 긴 전쟁에 마침표를 찍다
    루이 14세의 애정 행각
    프랑스 절대주의의 비밀
    제 명을 재촉한 세기의 파티
    2. ‘절대주의’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되다
    태양왕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들
    베르사유궁, 절대주의의 상연 무대
    치세의 절반이 전쟁
    영토 확장에 나선 ‘17세기 히틀러’
    3. 끝내 이루지 못한 영토 확장의 꿈
    "24시간 이내에 교회를 파괴하게!"
    반불동맹과의 전쟁
    에스파냐 왕위, 차지할 것이냐 말 것이냐
    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
    태양왕의 불운한 말년

    6장 레오폴트 1세와 카를로스 2세, 합스부르크 가문이 유럽 지도를 바꾸다
    1.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 죽음과 유전병의 끔찍한 드라마

    세기의 결혼식
    죽음의 굴레를 벗어난 신랑, 레오폴트
    비운의 신부, 마르가리타 테레사
    족외혼으로 후계자 문제를 해결하다
    2. 오스만 제국과 프랑스의 침략을 막아낸 레오폴트 1세
    전쟁의 밀물과 썰물
    몸을 피해 유럽을 구한 황제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시소
    ‘내가 이러려고 프랑스 국왕이 되었나?
    3.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은 군주, 카를로스 2세
    카를로스, ‘마술에 걸린 사람’
    ‘국가가 왕실보다 우선이다’
    되살아난 악몽, 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
    강대국 간 균형의 시대로

    7장 베르니니, 영원의 도시 로마를 조각한 예술가
    1. 숭고한 지성인가, 사악한 인간인가

    천재의 탄생
    "아들이 당신을 이기려 하니 조심하시오"
    20대에 슈퍼스타가 되다
    성 베드로 성당 건축의 총감독이 되다
    스캔들을 불러온 [코스탄차 보나렐리의 흉상]
    2. 천재 예술가의 굴욕
    또 다른 천재 보로미니와의 갈등
    시간이 지나 밝혀지는 진실
    신성한 신의 사랑을 강렬한 오르가슴에 비유하다
    3. 로마는 당신을 위해, 당신은 로마를 위해 존재한다
    스웨덴 여왕을 환영하라!
    엇박자가 난 파리 방문
    다시 성 베드로 성당으로
    교황도, 군주도, 수많은 사람도 머리를 조아린 예술의 왕

    8장 존 로, 탐욕과 부패의 거품을 일으키다
    1. 세상 물정에 밝은 청년에서 인플레이션의 아버지로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나다
    우국지사가 되어 귀향하다
    ‘정의 법정’도 소용없는 프랑스의 파산 문제
    혁신적이면서도 사기성 높은 아이디어
    2. 집에서 새는 바가지, 미시시피 들판에서도 새는 법
    미시시피의 단꿈
    ‘실패+실패=성공’?
    투기 광풍, ‘한 사람은 내 마부요’
    아슬아슬한 돌려막기
    작년보다 절반만큼만 부자라니?
    3. 미시시피 버블에서 남해 버블로
    혼란스러울수록 사기가 잘 먹힌다
    미시시피 회사 따라하기
    영국의 종교는 남해회사 주식
    버블이 꺼지다

    저자 후기

    부록
    유럽 왕가 계보도(16~17세기)
    유럽사 연표(16~17세기)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카트린 드 메디시스만큼 많은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킨 인물도 흔치 않다. 이탈리아 출신의 이 여인은 프랑스의 왕비가 되었고, 세 아들이 차례로 국왕으로 등극했다가 일찍 죽거나 비참하게 몰락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16세기 후반 프랑스가 종교・정치 문제로 위기에 몰렸을 때, 카트린은 모든 갈등을 부추기고 살인과 폭동을 교사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왜곡된 이미지를 퍼뜨린 것이다. 이자벨 아자니가 주연을 맡은 영화 [여왕 마고]가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처럼 늘 검은 옷을 입고 아들들을 조종하며 배후에서 모략을 일삼는 늙은 여인이 그녀의 전형적인 이미지였다. 그렇지만 실제 카트린은 국가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정치 안정을 찾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였다. 오늘날 같으면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1장 카트린 드 메디시스, 프랑스 흑역사의 주인공' 중에서/ p.21)

    1566년 4월 5일, 그 후에도 지속된 종교 탄압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구분 없이 하급 귀족 약 200명이 브뤼셀궁에 모여 마르가레트 총독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 ...... 이들은 매우 공손한 태도로 자신들은 펠리페 국왕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하라고 아뢰었다. 다소 비굴할 정도로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총독의 한 고문관이 "이 사람들 거지떼 같네"라고 말했다. 귀족 대표들은 정말 거지처럼 빌기만 했을까? 탄원서 낭독을 마친 후 이들은 갑자기 이상한 포즈를 취했다. 모두들 몸을 약간 사선으로 돌린 것이다. ...... 사실 그 포즈는 마상馬上의 병사들이 일제 사격을 하는 준비 동작이었다. 겉으로는 공손하되 만일 자신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봉기할 수도 있다는 경고였던 것이다. 결국 마르가레트는 그들의 의견에 동의했고, 화형을 비롯한 종교재판관들의 활동을 금지했다. 그날 밤 귀족들은 파티를 벌이며 축배를 들 때 자신들이 들었던 ‘거지’라는 말을 되새겼다. 이 모욕적인 표현이 오히려 그들의 흥미를 자아내서 스스로를 ‘거지 기사단’으로 명명했다. 한동안 젊은이들 사이에 회색 망토를 두르고 구걸용 그릇을 허리띠에 매는 거지 패션이 유행했다. 더 나아가 ‘거지’는 네덜란드 독립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2장 침묵공 빌렘, 네덜란드 독립의 영웅' 중에서/ p.71)

    악마와 성관계를 맺고 아이를 잡아먹었다는 죄로 페로네트를 빨갛게 달군 쇠 위에 앉게 한 다음 화형에 처한 것은 15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무고한 여인에게 인간이라면 차마 하지 못할 악랄한 고문을 가한 것은 17세기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마디로 ‘근대 유럽 세계’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흔히 마녀사냥은 ‘중세적 현상’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근대 초 정점에 이르렀다. 르네상스와 과학혁명, 계몽주의로 이어지는 시대가 바로 마녀사냥의 전성기였던 것이다.
    ('4장 독일의 악마들, 마녀사냥 이야기' 중에서/ p.137)

    루이 14세를 호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는 전쟁을 통해 ‘영광’을 추구했다. ...... 오늘날 루이 14세는 위대한 국왕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당시 주변국의 입장에서 보면 히틀러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국왕 개인의 성향으로 모든 것을 해석할 수는 없다. 전쟁을 통해 명예와 영광을 얻고 싶은 욕망은 루이 14세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당시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었다. 귀족과 부르주아 모두 국왕의 주장에 공감했고,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 ‘왕국’을 ‘조국’으로 여기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었다. 따라서 루이 14세만 아니라 당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호전적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근대 유럽 전체가 군사화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루이 14세, 세상을 암울하게 만든 태양왕' 중에서/ p.195)

    카를로스는 죽음에 임박하여 35년의 재위 중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정치적 결정, 즉 왕위 계승자를 지명하는 유언장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전에 유언장을 써놓았지만 세 번째 수정본이 최종적인 유언장이었다. 여기에서 그는 에스파냐 왕위를 앙주 공 필리프(루이 14세의 손자), 그 동생인 베리 공 샤를Berry de Charles(1686~1714),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의 카를(레오폴트 1세의 둘째 아들) 순으로 넘길 것이며, ...... 단 프랑스 왕실과 에스파냐 왕실을 합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가문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고 그동안 적국이었던 나라에 왕위를 물려주는 기이한 결정이었다. 에스파냐를 분할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최강자에게 왕위를 넘기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인데, 이는 ‘왕실’보다는 ‘국가’가 더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1700년 10월 2일 카를로스는 유언장에 서명하고 울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11월 1일에 사망했다. 문자 그대로 군림은 하되 통치하지 않는 군주였던 그는 마지막 합스부르크 가문 계열의 에스파냐 왕이었다.
    ('레오폴트 1세와 카를로스 2세, 합스부르크 가문이 유럽 지도를 바꾸다' 중에서/ p.241)

    ‘인플레이션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로, 좋게 말하면 금융인, 나쁘게 말하면 사기꾼. 그는 사기성 돈놀이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욕망과, 망해가는 경제를 단번에 살리겠다는 허황된 영웅심이 뒤얽혀 있었다. 루이 15세 정부의 막대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호기를 부렸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금융 거품만 일으켰다. 그가 구상한 체제는 러시아 혁명 전까지 가장 극적인 경제체제 실험이지만 동시에 역사상 최악의 사업 실패이자 최대 규모의 부정부패 중 하나였다. 사람들을 현혹시킨 거품 경제 사태는 파리와 런던에서 시작되어 온 세상으로 퍼져갔다. 바야흐로 사기와 투기, 공황도 글로벌한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8장 존 로, 탐욕과 부패의 거품을 일으키다' 중에서/ p.291)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10.12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32종
    판매수 19,008권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지은 책으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마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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