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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이야기를 통해 지난 시대 사람들의 심성과 문화, 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신데렐라는 인간 내면의 보편적 정서에서 빚어진 이야기인 듯하면서도 각 사회의 독특한 환경에 따라 모두 특이한 색깔을 띤다. 제1부에서는 신데렐라 이야기에 대한 분석 내용을 정리하였고, 제2부에서는 여러 연구서에서 수집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들을 소개하였다.

민담과 신화, 역사가 만나는 <신데렐라> 이야기, 그 기원과 진실을 찾아서

서양사학자 주경철이 인류의 영원한 꿈, 신데렐라 이야기의 기원과 진실을 찾아 역사적 사회적 신화적 문학적 분석을 시도하며, 신화의 세계에서 역사의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전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 가운데 하나인 신데렐라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중동 이집트 유럽 등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천 편 정도가 수집된다.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까마득한 옛날에 형성된 이 이야기는 마치 거대한 지하수처럼 시대를 관통해 오늘 우리에게까지 흘러왔다. 신데렐라는 인간 내면의 보편적 정서에서 빚어진 이야기이면서도 각 시대와 지역의 독특한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이 책 제1부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신데렐라 이야기인 프랑스 페로의 <상드리용 혹은 작은 유리구두>와 독일 그림 형제의 <재투성이 소녀> 판본을 가지고 그 이야기의 심층을 파들어가 그 의미와 그 기능을 살펴보고, 신발을 한 짝 잃어버리는 신화에 모태를 둔 고대의 신데렐라로부터 역사에 기록된 마지막 신데렐라는 어떤 존재였는지를 지난 시대 사람들의 심성과 문화, 사회의 여러 측면과 더불어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제2부에서는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 중에서 흥미로운 것들로 14편을 번역해 실었다.



제1부 신데렐라의 시간여행에서는 신데렐라 이야기 자체를 분석했다.

<제1장 옛이야기의 진실>에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페로 판본과 그림 형제 판본의 신데렐라를 주된 대상으로 삼아 동화의 기능적 측면을 살펴봤다. 요즘 원본 번역되고 있는 책들을 통해 새삼 확인되는 바대로 <그림 동화>등의 옛이야기에는 정작 어린아이가 읽기에는 곤란할 정도로 성과 폭력이 심하게 드러나고 있다. <신데렐라> 이야기 역시 그러한데, 그 이유는 그 당시 사회의 상황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런 성과 폭력의 문제를 통해 앞으로 닥쳐올 인생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 조화로운 해결책을 찾아 내면을 성숙시킬 수 있도록 하려는 동화로서의 기능이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런 의미들이 디즈니사의 만화영화에 의해 축소되어버려 지금은 신데렐라 이야기가 대모 요정에 의해 마법으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신분상승의 스토리로 굳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제2장 유라시아 문명의 열쇠>. 신데렐라 이야기에는 ‘고아(의붓딸)’, ‘도움을 주는 동물’, ‘도움을 주는 동물의 살해’, ‘아름다운 옷’, ‘곡물 골라내기’, ‘잃어버린 신발’ 등이 핵심 요소들인데,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서 골고루 이런 요소들이 발견되어 신데렐라 이야기가 유라시아 대륙의 보편적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신데렐라가 아주 먼 옛날부터 존재했고, 또 지역간에 영향을 미치며 전파되어 갔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신데렐라 이야기는 유라시아 대륙 공통의 문화 기반이었으며, 이를 통해 유라시아 문명을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고, 유라시아 대륙과 다른 대륙 사이의 심층적 문화적 차이를 드러내는 증표가 되기도 한다.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및 오세아니아 같은 지역의 신데렐라 이야기는 유럽에서 수입되어 번안된 뒤 토착화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제3장 신화와 역사>에서는 신데렐라 이야기 계열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특징인 신발 한 짝의 상실이 내포하는 의미를 추적해 신화에 모태를 둔 고대의 신데렐라에서부터 역사에 기록된 마지막 신데렐라는 어떤 존재였는지를 살펴본다. 그리스 신화의 ‘운명적 주인공’(예를 들어 오이디푸스, 테세우스 등)의 행적 즉 ‘발 다침’, ‘황야에 버려짐’, ‘동물 혹은 양치기 등의 도움’, ‘귀환과 왕국 획득’ 등과 신데렐라의 키워드 즉 ‘신발의 상실’, ‘여행’, ‘도움을 주는 동물’, ‘왕자와의 결혼’을 대비시켜 보면, 이들 모두 저승여행을 하거나 신계·인간계·동물계 사이를 소통하는 중간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간세계와 저승세계 사이를 오가는 중간 매개자로서 신데렐라는 원래 무당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근대사에 남아 있는 신데렐라형 무당으로 마녀재판에 의해 탄압을 받아 사라진 고대적 믿음을 가지고 있던 유럽 이탈리아의 베난단테와 리보니아의 늑대인간 등을 지목하여 재판 기록 등을 통해 이들을 살펴본다.



제2부 세계의 신데렐라에서는 여러 연구서에서 수집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 가운데 흥미로운 것들을 골라서 번역 수록했다. 우리가 잘 익히 알고 있는 프랑스 페로의 <상드리용 혹은 작은 유리구두>와 독일 그림 형제의 <재투성이 소녀>, 문자로 기록된 것으로는 세계 최초의 신데렐라인 중국의 <섭한> 등 모두 14편의 신데렐라를 소개하고 있다.

책을 내면서_신데릴라의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서

제1부 신데릴라의 시간여행
1.옛이야기의 진실
2.유라시아 문명의 열쇠
3.신화와 역사

제2부 세계의 신데렐라
1.상드리용 혹은 작은 유리구두_프랑스
2.재투성이 소녀_독일
3.고양이 신데렐라_이탈리아
4.섭한_중국
5.카종과 할록_베트남
6.이끼옷_영국
7.센드라외울라_이탈리아 파르마 지방
8.신데렐라_아르메니아
9.가난한 소녀와 암소_이라크
10.부레누슈카_러시아
11.얼룩소_아일랜드
12.칠면조 소녀_아메리카 인디언
13.마리아_필리핀
14.처녀와 개구리, 그리고 추장의 아들_아프리카의 하우사족

미주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