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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개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전체와 더불어 사는 방향으로 갈지, 개성을 질식시키는 집단주의와 획일주의의 통제사회로 변할지는 오직 개개인의 결단에 달렸다. 그러나 나는 우리사회가 우여곡절끝에 아니 바로 우여곡절때문에 꾸준히 성숙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인식을 위한 전통종교의 소집단운동,합리성을 지향하는 건전한 시민운동, 무엇보다 여성들의 자각과 사회참여, 이모든 곳에서 무한한 발전의 잠재력을 본다. 자기실현-그것은 그냥 말이 아니다. 사회발전의 가장 작은 단위,어느날 강과 바다를 이룰 작은 물방울인 개개인의 자각이며 실천인 것이다.

분석심리학의 탐구 제1부, 2부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융의 학설을 보다 깊이 소개할 뿐 아니라 그것이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무의식에서 어떻게 증명되는가를 살펴본 연구서로서 결론이 아닌 중간보고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제1장 왜 자기실현인가?
1.분석심리학에서 본 자아와 자기/31
자아란 무엇인가?/31
자기란 무엇인가/53
자기의 상징적 표현/60
자기와 신의 상/80
자기와 그리스도상/83
2.자기실현 또는 개성화/93
자기실현이란 무엇인가?/93
자기실현은 언제 시작되는가?/98
자기실현의 진행과정/120
자기인식과 자아팽창의 위험성/150
제2장 한국인 피분석자의 꿈에 나타난 자기와 자기실현의 상징
시대상황과 자기실현의 상징/235
제3장 한국전통문화에 나타난 자기실현의 상징
1.신화와 민담에서 본 자기실현의 상징/245
단군시화/247
한국의 괴물제치설화와 자기실현의 상징/253
바리공주설화와 심청전/258
2.전통종교문학에서 본 자기실현의 상징/267
무속과 정체성의 상징/267
논어의 인격성숙과 퇴계의 천명신도/269
불교사상과 자기의 상징/274
도교사상에서의 자기와 자기실현/302
맺음말/305

버림받음의 고통이 주로 페르조나의 상실과 관계한다면 도대체 우리가 애지중지하고 신주단지처럼 모셔온 페르조나는 무엇이었는가. 페르조나의 상실을 괴로워한다면 그는 아직도 페르조나를 그리워하고 있음에 틀림없고 어떻게든 상실한 페르조나, 다른 말로 체면을 회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페르조나는 가상이다." 융의 이 말은 이미 앞에서 소개했다. 페로조나는 그 사람의 전인격의 본질적인 측면이 아니라 남들이 만들어준 것, 남에게 보이는 나 일뿐 이다. 사람들은 얼마나 남들에게 보이는 나를 위해서 봉사해오고 있는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 온통 이것에 마음을 조이며 남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남들을 또한 그 고유의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사회적 직책과 가족관계속에서의 위치만을 보고 살고 있는가.

(/ p.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