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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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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처음 소개되는 스바루 문학상 수상작가 사토 쇼고

흔히 일본의 문학상이라고 하면 '아쿠다가와 상'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스바루 문학상 또한 많은 신인 작가들을 발굴해 낸 문학상입니다.국내에도 잘 알려진 쓰지 히토나리 등이 처음 등단한 계기가 된 것도 이 스바루 문학상입니다.

사토 쇼고는 제7회 스바루 문학상 작가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에 발간된 'Y'가 처음이지만 일본에서는 1983년 데뷔 이래 흔들림 없는 작품 활동을 통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작가입니다.



남자는 모든 것을 버리고 시간마저 뛰어넘는다

어느 날 밤에 걸려 온 한 통의 알 수 없는 전화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마치 미스터리와 같은 느낌을 주지만 단 두 번 말을 나누었을 뿐인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시간마저 뛰어 넘으려는 한 남자의 사랑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갑니다.

그러나 비현실적으로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노상 사랑만 머릿속에 담고 허우적거리기만 해도 되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불륜과 섹스라는 양념을 빼면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그런 흔한 일본의 러브 스토리는 아닙니다.

사랑이 식어버린 아내, 지리하고 짜증나는 회사, 잊어버렸던 고교 동창, 세상을 맡겨도 좋을 만한 친구의 우정, 그리고 아주 예전에 잊어버렸던 꿈 등. 이 소설은 드물게도 남자를 위한, 그것도 이제는 더 이상 젊지 않은 남자의 멜로입니다. 어쩌면 여자들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남자의 덤덤하지만 깊은 사랑이 무엇인지 'Y'는 새삼 일깨워줍니다.

많은 일본 소설이 나오고 있고, 또한 대부분이 러브 스토리이지만, 이렇게 남성의 사랑을 그려낸 작품은 드물다고 하겠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친구

대리인

플로피 디스크

니시자토 마키

플로피 디스크

의뢰

플로피 디스크

미즈가키 유미코

플로피 디스크

회답

기억

플로피 디스크

1998년 9월 6일

남겨진 것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1980년, 9월 6일, 토요일.

그날 밤, 청년은 시부야 역 플랫폼에서 어떤 여인을 보고 있었다.

시간은 7시 10분이 지날 무렵.

바로 아는 척을 하지 못했던 까닭은 여인이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 달이나 되는 긴 시간이 지나서 다시 만나게 된 탓도 있었다.

이윽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 전철은 여인 바로 뒤를 따라 가던 청년을 퇴근하는 다른 많은 승객들과 함께 꿀꺽 삼키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7시 15분의 일이었다.

비오는 밤이었다.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 시각이 되어서도 그치질 않아 전철의 창이란 창에는 모두 빗방울들이 들러붙어 있었다. 무수한 빗방울은 마치 그레이프프루트의 투명한 과육을 창문에 흩뿌린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얼굴보다는 오히려, 청년은 그녀의 바른 자세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유난히도 긴 여인의 목과 항상 쭉 펴고 있는 등줄기의 실루엣은 그에게 일상 속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무엇인가를 연상시켰다. 예컨대,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고고한 새의 모습 같은 것을.

언제 어디서나 그녀의 귀는 워크맨의 헤드폰으로 막혀 있었고, 역시 언제 어디서나 그녀는 속이 꽉 찬 큰 가방을 손에서 놓는 법이 없었다. 지금은 그것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쥐고 있었다.

굽 낮은 심플한 구두에 계절보다 좀 이른 긴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그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긴 목에는 목걸이 자국도, 청년이 볼 수 없었던 지난여름 동안에 볕에 그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머리 스타일은 변함없이 뒤로 모아 묶은 포니테일이었다.

청년은 여인 곁에 서서 자신을 북돋우기 위해 두 달 전의 사건을 떠올렸다. 그때 시부야 역 플랫폼에서 그녀는 딱 한 번 헤드폰을 빼고 그와 짧은 말을 나누었다.

그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까?

전철 문 유리창에는 그녀의 상반신이 창안에 새겨진 투명한 그림처럼 엷게 비치고 있었다. 어쨌든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지금 망설이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영원히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쪽에 청년은 내기를 걸었다.



7시 20분에 전철이 시모키타자와 역 플랫폼으로 미끄러져 들어왔을 때, 그녀는 헤드폰을 빼서 청진기처럼 목에 두르고 청년에게 미소를 보였다.

딱히 어디로 가자고 한 게 아니고, 그저 적당한 곳에 함께 내려 어딘가 조용한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청년의 바람에 여자는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전철이 멈추고 문이 열렸을 때, 앞서 플랫폼에 내려선 것은 청년이었다. 뒤따라 그녀가 내렸다. 그때, 그들은 두 목소리를 들었다.

앞쪽인 플랫폼에서 나온 목소리와 뒤쪽인 전철 안에서 튀어나온 두 목소리를.

거기에서 둘의 운명은 크게 갈라졌다. 청년은 앞에서 나온 목소리에, 여자는 뒤에서 나온 목소리에 반응했다. 고작 그 차이였다.

청년은 플랫폼의 인파 속에서 이내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냈다.

발차벨이 울렸다.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청년이 뒤돌아보았을 때, 틀림없이 전철에서 내렸어야 할 여자의 모습은 플랫폼에 없었다. 그가 본 것은 다시 전철 안으로 돌아가 거기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전철이 다음 역을 향해 달리려 하고 있었다.

만일 그 문이 닫혀버리기 전에 그녀가 다시 플랫폼으로 내려설 수만 있었다면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청년의 바람은 이뤄졌을 것이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어딘가 조용한 곳에서 처음으로 두 사람만의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리라.

그리하여 청년은 상대가 보기와 전혀 다르게 사교적이고 수다스런 아가씨임을 알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워크맨의 건전지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평소에는 예비 건전지를 가지고 다니는데 그날은 깜박 화장품이 든 백을 통째로 집에 놔두고 오는 통에 전철 안에서도 헤드폰을 끼고는 있었지만 음악을 듣고 있었던 게 아니라는 어이없는 사실. 그리고 그녀가 매일 아침 반 개의 그레이프프루트를 숟가락으로 떠먹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 그 과일의 단면이 떠올라서 전철 창문의 빗방울이 마치 과육 한 알 한 알처럼 보였다는 비유. 오늘 밤 내리는 비가, 만일 오늘 밤만이라도 진짜로 그레이프프루트 과육이 호도독호도독 떨어지듯이 내리는 비라면 좋을 텐데 하는, 20세 아가씨치고는 실없는 공상까지도 듣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철 문이 닫혀버리기 전에 그녀는 다시 플랫폼으로 내려설 수 없었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아마도 청년은 앞으로 두 번 다시 그녀의 이야기를, 어쩌면 그 목소리조차 듣지 못할 것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가 다시 올라탄 그 전철이 곧바로 불행하고 처참한 사고를 만나게 될 터이기 때문이다.

다음 역을 향해 발차하려는 급행 전철은, 그 비오는 밤 절대로 다음 역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문이 닫혔다.

전철이 다음 역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전철 안에 남겨진 그녀는 플랫폼에 서 있는, 아직 이름조차 모르는 청년과 문 유리창 너머로 눈짓을(아마도 마지막이 될 눈짓을) 나누었다.



1980년 9월 6일 토요일, 시모키타자와 역 플랫폼.

전철이 도착하고, 승객이 엇갈리고, 발차벨이 울리고, 문이 닫히고, 다시 전철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것은 실로 그 찰나의 시간을 둘러싼 이야기다.

그 찰나의 시간이라도 이 손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 그날 그 시각에 일어나 버린 과거의 사실을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 있다면, 긴 인생 가운데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바랐을 기적을 진심으로 바라왔던 남자의 이야기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5~
출생지 일본 나가사키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5년 나가사키 현 출생. 홋카이도 대학 문학부를 중퇴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83년 첫 장편소설 [영원의 1/2]로 제7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09년 발표한 [신상 이야기]는 작가의 원숙미가 돋보이는 탄탄한 구성과 강한 흡인력으로 주목을 받으며 "다카포" 2010년 최고의 책 국내 미스터리 부문 1위, NHK 주간 북리뷰 ‘사회자가 뽑은 올해의 베스트1’ 등에 뽑혔다. 그 외의 작품으로 [리볼버] [그녀에 대해 아는 모든 것] [Y] [점프] [언더 리포트] 등이 있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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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학을 수료한 뒤 현재 번역가 및 출판기획자로 활동 중.
번역서로는 [링] 시리즈, [어두컴컴한 물밑에서] [반도에서 나가라] [모든 것이 F가 된다] [종말의 바보] [미륵의 손바닥] 등 다수.
일본 소설 출판사인 엔북 대표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에도 진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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