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해본 분은 알겠지만, 요리라는 게 의외로 쏠쏠한 재미가 무척 많이 숨어 있다. 플라모델 제작이나 목공, 가죽 공예를 하는 거처럼 뭔가 하나하나 다듬고 조립해서 만드는 재미도 있고, 만든 것에 색깔을 입히듯 요리를 데코레이팅 하는 재미도 무시 못한다. 여기에 맛난 요리에 성공했을 때에는 그 성취감이 매우 대단하다. 대장금의 손맛이 내 손에도 깃들었다는 착각에 빠져 맘껏 기고만장해지기도 한다. 여기에 자신이 만든 맛난 요리를 친구나 동료, 가족과 함께 나누는 보람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요리해본 분은 요리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요리 자체가 어려운 것도 어려운 것도 있지만, 재료 준비에 지치기도 한다. 내가 나물을 좋아해서 여러 번 나물 요리해봤는데, 요리 초보에 마음까지 급한 사람은 나물 다듬다 미쳐 버린다. 시장 가서 사면 값도 싸고, 양도 푸짐한 게 나물인데, 이걸 다듬다 보면, 여기가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색즉시공 공즉시색까지 떠올리게 된다. 금방 다듬겠지 하고, 싱크대에서 서서 나물 씻고 하나하나 고르고 다듬다 보면, 아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 하고, 후회하게 된다. 어렵게 어렵게 다듬고 데치고 나면, 팍 줄어든 양에 무척 허전하다. 내가 많은 정성을 들여 만든 나물이니 당연히 맛은 있다 생각 들지만, 요리에 드는 전체적인 공을 따지면, 그냥 반찬가게에 사서 먹는 게 진짜 현명하고 속 편하다는 생각한다. 물론 매번 이렇게 후회하고도 내가 직접 해 먹고는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바쁜 요즘 세상에 어떻게 세월아 네월아 하며 요리할 수 있겠는가. 가끔씩 공들여 요리할 때도 필요하겠지만, 평소에는 짧은 시간에 후다닥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맛도 좋은 요리 방법은 꼭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가 바로 그런 요리들을 연구해서 담아 놓은 요리 책인 것이다. 크게 4파트로 나눠 있는데, 챕터 1에는 달래버터밥, 차슈덮밥, 치킨마요덮밥, 짬뽕볶음라면 같이 간단히 한 끼 때우기 좋은 혼밥 요리들이 가득하고, 챕터 2에서는 마약토스트, 감자채전, 바나나튀김 같은 입이 심심할 때 또는 혼술용 안줏거리들이 나온다. 챕터 3장에는  참치김치찌개, 진미채버터볶음, 가지무침 같은 각종 반찬 레시피가 나와서 반찬거리 걱정을 덜 수 있고, 마지막으로 챕터 4에서 다이어트하는 분들을 위한 칼로리를 생각한 연근샐러드, 두부수프, 발사믹식초닭가슴살스테이크 같은 다이어트식단 레시피들이 나온다. 살짝 살펴봐도, 만드는데 부담이 없지만, 입안에 군침이 가득 돌게 하는데 아쉬움이 없는 요리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이 책의 강민구 저자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현재 유튜브에서 '요알남'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400만 조회수를 가진 유튜버로 외식조리학을 전공했으며, 각종 요리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요리 공방도 운영하며, 끊임없이 요리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책을 살펴보면, '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라는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총 162가지의 요리 방법이 들어 있고, 완성된 요리 모습을 중심으로 위에는 재료, 조리시간, 몇 인분인지 나오고 아래에는 작은 사진으로 단계별 조리 과정이 나오고 설명도 함께 되어 있다. 대부분 한 쪽, 또는 두 쪽에 걸쳐 요리 하나씩 소개하는 구성이다. 그만큼 조리 방법이 간단한 요리인 것이다. 레시피 여러 번 확인해봤는데, 요리 초보 누구나 다 따라 하기 쉬운 것들이다.

 

 

 

조리 시간이 짧은 것은 짜장컵라면볶음밥, 마약토스트 같은 것이 5분 이내로 대부분 10, 15, 20분 정도면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돼지고기수육은 60분이고, 조리 시간이 가장 긴 것은 코코넛밀크치킨으로 120분 정도 잡고 있다. 물론 이것은 어느 정도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에 해당될 것이다. 요리 초보, 요린이 수준이라면, 곱하기 몇 정도 잡으면 될 것이다. 일단 '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에 나오는 요리 중 만만한 것을 하나 골라 직접 만들어 보고, 얼마나 걸렸는지 비교해서 다른 것들의 예상 조리 시간을 예측하면 될 것 같다.

나중에 여러 번 만들다 보면, 익숙해져 시간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단 칼은 진짜 진짜 조심해야 한다. 얼마전 요리도 아니고, 칼을 닦다가 심하게 베어서 가슴 철렁한 적이 있었기에 꼭 강조하고 싶다. 뭐든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해야 한다. 주방이 공사장은 아니지만, 위험 요소가 높은 만큼, 주방에서도 안전제일이다.

'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에 나오는 요리들은 냉장고 파먹기에도 좋은 것들이 많다. 냉장고 속에서 잊힌 존재를 소환해서, 맛있는 한 끼 또는 독특한 별미로 즐길 수 있다. 간장비빔국수, 단무지국수, 양상추볶음밥, 햄덮밥 같은 것이 적당한 거 같다. 두반장 같은 것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 집 냉장고에서는 어디다 써먹을지 몰라서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고 있는 두반장 작은 게 하나 있다. 책에 나온 두반장김밥 도전해보면 좋을 거 같다.

 

 

'만만한 집밥 레시피 162'는 혼밥족, 1인가구, 맞벌이 등 누구나 빠르고 간단히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초간단 요리 비법이 담긴 책이다. 이 책 덕분에 이제 더 이상 재료나 시간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다. 요즘 가지가 싸고 맛도 좋은데, 책에 나온 일본식가지덮밥, 가지덮밥, 가지무침, 가지간장볶음이 지금 딱인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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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베스트셀러 '수학이 필요한 순간'의 김민형 교수의 새로운 책이다. 아직 정상 출시를 앞둔 가제본으로 남보다 먼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 읽게 되었다.

 

각종 과학이나 수학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신선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보통 대중을 위한 수학 책들을 보면, 수학의 역사나 단편적으로 흥미 위주의 수학 볼거리 정도를 많이 다루는데, 이 책도 물론 그러한 재미난 것들이 많이 담겨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조미료의 역할을 할 뿐이고, 여기선 수학의 근본적인 개념 이해와 수학적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다소 철학적이고 심오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 형식 면에서도 저자와 중고등학생, 취준생, 프로그래머, 기자, 미술작가, 수학 교사 등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학을 이해시키고 있다. 스승과 제자가 논쟁을 통해 학습하고 깨달음을 얻는 고대 철학자의 교수법을 떠오르게 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읽다 보면, 1+1=2와 같이 딱 떨어지는 간결한 설명이 아닌 부분도 곳곳에 등장해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수학의 정석처럼 풀이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 읽는 이는 강제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는 '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고 있다. 공리가 무엇이고 정의가 무엇인지, 증명의 필요성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뉴턴이 등장하고 물리학과 수학을 비교하며, 물리학에서의 공리를 생각한다. 수학을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수학하면, 각종 공식과 복잡한 계산식을 쉽게 떠올린다. 증명을 하라고 하면, 역시 계산식과 같은 방법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뉴턴의 시대까지도 기하학적 증명을 해왔다고 한다. 구의 표면적이나 루트 같은 무리수를 수가 아닌 기하학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미 기원전 1700년 전 바빌로니아에서 2의 제곱근을 수로 계산을 했는데도 말이다. 시기에 따라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 수학 트렌드를 보여준다.

 

책에서는 제논의 역설, 무한급수도 이야기하고 있고, 수학에 자주 등장하는 X에 의미를 알아보면서, 집합과 정의를 설명한다. 알고리즘의 의미도 알아보고, 참과 거짓의 근거를 생각하며, 논리적 사고, 수학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알았던 수학에 대한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수학 공식 하나 더 알려주고,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책이 절대 아니다.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은 수학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고, 이를 통해 견고하게 다져주는 책이며, 자연세계를 수학적 사고를 통해 보는 힘을 길러주는 책이라 말하고 싶다. 

수학을 계산이 아닌 좀 더 원초적인 시각으로 수학적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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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게임, 스마트폰 앱, 워드, 스프레드시트, 산업 자동화, 전자 가전 등 우리는 프로그래밍된 다양한 매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프로그램이 필요한 곳이 광범위하다 보니,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하게 되었다. 그만큼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코딩 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전산과 출신이나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만 알면 되는 일이 아닌 게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수학처럼 프로그래밍도 무척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스크래치 같은 블록 코딩은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텍스트 코딩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보았다.  별것도 아닌데, 지레 겁을 먹어 뇌를 마비시키는 거 같다. 

 

배우는 사람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면, 반대로 코딩을 알려주는 사람에게도 어려움이 있다. 내 경우, 개발자로 여러 프로그램을 짜고 있지만, 다른 이에게 코딩 개념을 설명하는데 쉽지 않았다. 뭔가 설명하려면, 괜히 장황하게 길어지고, 우왕좌왕하기 쉬웠다. 설명하고 나도, 상대가 잘 이해를 못하는 거 같은 찜찜함이 남는다. 물론 내가 코딩 교육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는 걸 쉽게 설명하는 것도 분명 엄청난 기술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린이에게 설명해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진정한 전문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보니, 누구에게나 머리에 쏙쏙 들어가게 설명할 방법이 없나 하는 고민이 들어 적당한 책을 찾아 보다,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Do it! 첫 파이썬'이라는 책이다.

 

C, C++, C#, 자바 등 다른 언어도 많은데 파이썬을 선택한 것은 파이썬이 심플한 측면도 있고, 일반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학술용으로도 많이 쓰고 있는 인기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양한 자료를 얻기 쉬워, 필요에 따라 더욱 깊이 공부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배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 언어만 잘 익혀 두면,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므로 이래저래 파이썬은 첫 텍스트 코딩으로 적당한 언어라 할 수 있다.

 

'Do it! 첫 파이썬'은 어린이부터 청소년, 대학 신입생, 학부모, 일반인까지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책으로 전혀 코딩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도 손쉽게 익힐 수 있게 만들어졌다. 

 

 

 

책 표지부터 핑크 핑크하고, 귀여운 토끼가 나오고, 안에도 다양한 그림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애들 보는 책이네, 내가 이런 걸 어떻게 봐'하며 무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프로그램 개발자인 내 과거의 경험을 보면, 가급적 쉬운 책을 통해 빠르게 기본 개념을 익히고, 익숙한 정도에 따라, 조금씩 수준을 높여 책을 보는 것이 좋다 생각한다. 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보게 되면, 거의 대부분 중도 포기하게 되고, 머릿속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 그런 면에 있어서 'Do it! 첫 파이썬'은 코딩 왕초보에게 진짜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 처음 프로그램을 배우려면, 아는 게 없다 보니, 코딩을 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혼자서도 충분히 익힐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단순히 파이썬에 대해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엘리스 코딩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어서, 접속하면, 바로바로 코딩 실습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을 다 끝내면, 이수증까지 주고 있어서, 학습 진도도 관리할 수 있고, 성취감도 높일 수 있다. 

 

엘리스 코딩 플랫폼이 또 한가지 좋은 점은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된다는 것이다. 시간만 나면, 어디서든 바로바로 코딩을 연습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파이썬 초보들에게 편리한 플랫폼이 있다 보니, 다른 책에서처럼 파이썬 설치를 다룬 파트가 없다. 초보에게는 설치 과정도 큰 난관이 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피하고 오로지 코딩을 이해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Do it! 첫 파이썬'에서는 이진법, 기계어와 같은 프로그래밍에 아주 기초가 되는 것부터 출력, 사칙연산, 입력, 자료형, 함수, 변수, 모듈 등 총 56가지 파이썬 기본 개념을 익힌다. 이것들을 8일 동안 다 익힐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많은 그림과 만화, 도표 등 설명들이 쉽게 되어 있어, 빠르게 파이썬 기초를 마스터할 수 있다. 'Do it! 첫 파이썬'이 애들 책 같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설명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시간도 벌어주고 머릿속에 오래 남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5분 코딩이라는 것이 있어서, 배운 것을 직접 코딩해서 이해도를 바로 테스트해볼 수 있는 파트도 있고, 코딩별 간식 코너라는 것도 있어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코딩 스타일, 최초의 프로그래머 등 머리를 식힐 수 있다.

 

모든 학습이 끝나면, 앞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점심 메뉴 추첨기', '가위바위보 게임' 같이 간단한 코딩을 하게 된다.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프로그램 개발이 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Do it! 첫 파이썬' 하나로 파이썬을 다 배울 수는 없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입문용 책이다. 좀 더 파이썬 실력을 높이려면 단계별로 다른 책도 봐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실력도 제대로 다질 수 있으므로, 'Do it! 첫 파이썬'에 나온 내용만큼은 100% 이해할 수 있게 모르면, 반복해서라도 익히는 것이 좋다.

 

'Do it! 첫 파이썬' 덕분에 어떻게 코딩 개념을 설명하면 될지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쉬운 설명 놔두고 참 어렵게 설명한 거 같아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제대로 코딩을 기초부터 배우고 싶은 분에게 참 좋은 책이며, 집에선 부모님들이 먼저 보고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면 더욱 좋을 거라 생각한다. 같이 실습해보면 더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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