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으면서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를 돌아보기 위해 중간 멈춰야 했기 때문이다. 김양재 목사님의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 분의 책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은 내용은 쉬운데 깊다는 것이고, 내게 회개와 위로 평안 결단 확신의 열매를 맺게 한다는 것이다. 이 분의 책은 왜 그럴까? 문체나 구성 보다도 먼저 그 내용에 진실함과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성령께서 함께 쓰신 책이 분명하다.

 

나도 큐티를 배우고 시작한지 약 38년이 됐다. 그 동안 큐티를 통해서 성경을 여러 번 통독과 묵상을 한 셈이다. 그러나 내 큐티가 양파의 껍질이라면, 이 분의 큐티는 양파의 가운데 속이다. 어떻게 이렇게 깊게 묵상을 할 수 있는지 감탄한다. 하나님에게 붙들림을 받아 대언하는 분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창세기 20장에서 23장까지의 내용을 갖고 큐티를 한 내용이다. 여기서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치졸함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를 사명자로 세우고 보호하고 인도해서 믿음의 뿌리가 되게 하셨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뒷편에 늘 가려져 있던 사라가 결정적인 시점에 믿음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도 감당하게 하셨음을 묵상한다. 그렇게 남편에게 순종함으로 열국의 어미가 되게 하셨고, 마지막 그녀의 고백이 ‘하나님이 그녀를 웃게 하셨다’이다. 이 고백은 바로 나의 고백이 되어야 하겠다.

 

1부에서는 아브라함이 아내를 누이라 하며 왕에게 바치는 등 그 치졸한 실수를 몇 번이나 하지만,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 그를 보호하시고 인도하신 점을 묵상한다. 하나님은 그를 사명자로 세웠기 때문에 잘못을 했어도, 보호하고 일이 제 자리를 찾도록 하셨다. 아비멜렉에게 현몽해서 사라를 아내로 맺지 못하게 하시는 등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보호하셨다. 그러면서 아브라함의 믿음과 영성은 성장하게 된다. 결국 클라이막스에서는 이삭을 바치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죄를 알지만 하나님 앞에 고백하며 나아갈 때 결국은 영적 사명자로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그 나라와 의를 증거하게 될 것이라는 위로와 비전을 갖게 된다.

 

2부에서는 영적 상속자 이삭의 태어남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하나님께 순종하며 나아갈 때, 영적 상속자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상속자는 우리의 눈에 보기에 나약하고 부족해 보이지만, 영적 시각에서는 상속자다. 하나님께서 믿음을 이어갈 것이란 믿음을 갖고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마엘이 어린 이삭을 희롱하는 것을 보고, 사라는 아브라함에게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쫓을 것을 요구한다. 이스마엘은 사라가 뿌린 죄의 열매인 것이다. 인간적으로는 야속해 보이나, 영적인 해석을 해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 이스마엘이 사냥도 잘 하고 더 훌륭해 보이고 이삭이 나약해 보이지만, 우리가 의지하려는 세상적 가치관과 죄성을 과감하게 잘라내야 함을 의미한다. 하갈이 이스마엘과 광야로 쫓겨나가 이방 여인의 며느리를 맞이한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노예 근성을 버리지 못한 하갈을 묵상한다. 우리도 죄인의 습성에서 놓이지 못하고 구속되어 있는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제3부에서는 이삭을 제단에 바치는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자식에 집착하고 자식이 우상이 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한다. 자식에 대한 집착이 가장 큰 시험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렸던 것처럼 우리도 자식을 번제로 드리고 하나님께서 알아서 최선의 길로 인도하실 것임을 믿고 맡기는 것이 최선의 예배임을 말씀한다. 그렇게 이 세상에서 우리가 집착하던 것들을 완전히 단념할 때 진정한 부활 신앙이 열매를 맺는 것임을 설명한다.

제4부에서는 사라의 삶과 죽음을 묵상한다. 사라는 고난의 삶을 살았지만 남편에게 끝까지 순종하는 삶을 살아냄으로써, 열국의 어미가 되었다. 아브라함이 사라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사랑을 묵상하고, 또 큰 대가를 치르며 사라를 위해 무덤을 사서 장사 지낸 것을 통해 약속의 땅을 준비시키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회개의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이스마엘을 내쫓는 아브라함과 사라가 되어서 내가 끊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죄에 대해서 단호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또 한 가지는 가정 예배를 회복했다. 아내와 함께 날마다 말씀을 붙들고 큐티를 나누고 예배를 드린다.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그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과 함께 되는 기쁨과 행복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또 말씀 묵상이 한 층 깊어지고, 말씀에 대한 열정도 더 커졌다. 그래서 서고에 꽂혀 있던 김양재 목사님의 책들을 다시 꺼내서 가족들과 나누며 읽을 것을 독려했다.

이 서평을 읽은 분들에게도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두란노, 나를웃게하십니다, 김양재, 고백, 회개, 상속자, 웃음, 노예근성, 자식시험, 예배, 단념, 약속의땅

두란노, 견뎌낼힘이겨낼은혜, 은혜, 고난, 이규현, 고통, 시험

 

이 책은 참 깊다. 창세기 강해설교집 같다. 그런데 이제까지 들었던 관점과 달리 새롭다. 세상의 문제를 창세기에서 창조와 아담과 하와의 범죄함을 통해서 조망함으로써, 근본적으로 우리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예리하게 발라내고 있다. 죄가 우리에게 들어온 후 우리는 두려움에 빠져 있어, 세상에 대해 방어적이다. 그래서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경계의 대상이 되고 왜곡되어 버렸다. 하나님의 모습을 닮게 하나님의 손으로 고귀하게 지음을 받은 사람임을 잊고 산다. 그래서 함부로 정죄하고 단정한다.

78쪽의 구절이 참 인상 깊게 남는다. 사람을 통해 하나님을 느낀다는 것은 대상이 변한 것이 아니라 관찰자인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즉 내가 성령의 도우심으로 관점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본다는 의미는 나의 관점이 바뀌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저자의 깊은 통찰이 독자로 하여금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

나는 보통 처음 책을 접하면 목차 부분을 자세히 보고 전체 내용과 구성을 추론해본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이 쉽지 않았다. 저자의 깊은 묵상이 담긴 소제목들을 나의 부족함으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까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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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통해 하나님을 본다고 할 때, 그것은 보이는 사람의 삶의 모습이나 태도가 하나님처럼 아름답게 가꾸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놀랍게도 보는 사람의 눈이 타인을 하나님으로 경험하도록 작동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하면, 누가 나를 통해 하나님을 느낀다는 말은 내 눈이 먼저 그를 통해 하나님을 느끼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78쪽)

 

“하나님의 안식은 지친 몸의 휴식이 아니라, 좋은 상태가 더 확장되어 깊어지다가 맞이하게 되는 ‘좋음의 절정’이다.” (90쪽)

 

“최초에 주어진 큰 기쁨의 근본은 자식과 돈과 일과 여행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끄시는 곳에서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이었다.” (111쪽)

 

“비판은 내가 선과 악을 알고, 옳고 그름의 기준을 가졌다는 자기 확신인데, 그 비판으로 우리는 어느새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서,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끊어버린다.” (116쪽)

 

사람을사람으로, 정갑신, 두란노, 창세기,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