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블로그를 구경하다 주인장의 좋은 서평과 책제목이 마음에 들어 읽게 되었다.
우선 책의 구성은 왼쪽에 작가의 글이 있고 오른쪽에 각주가 있다. 대부분의 책들이 작가의 글 아래에 각주가 달렸다면 이 책의 각주는 오른쪽 한 바닥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책을 펼쳤을때 이 부분이 의아하면서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다. 책을 읽을 수록 책의 구성과 내용이 종이책 읽기를 권하는 작가의 의도를 너무나도 명백하게 전달하고 있었던 것이다. 각주는 종이책을 다른 종이책에서 또 다른 종이책으로, 책과 책을 이어 주는 끈이었고 다른 작가의 책 내용을 인용하면서 그 작가의 설명과 더불어 작품 소개를 해주고 뉴욕의 스트랜드와 도쿄의 진보초를 알려주어 독자가 책의 세계에 빠질 수 있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등 소리없이 제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각주를 가진 책이라니!!!
나는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책에 등장한 작가와 책의 목록을 적었고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한 책들과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들을 검색하였다.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았을때의 희열과 번역한 출판사가 없어 읽을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좌절감이란... 책이 날 웃고 울게 만들다니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인처럼 기쁨과 슬픔을 주고 삶의 도피처가 되어주고 나와 같이 나이를 먹으며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종이책이여, 이 세상에 즐거운 일중 하나가 너라서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