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신장의 추세에 여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기에 이른바 강남역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메갈리아 같은 단체도 생겨나게 되는 등
예전보다는 훨씬 많이 여성문제가 관심받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발견하게 된 책
<닥터 페미니스트 여자의 몸을 말하다>
여성 몸을 글의 소재로 잡고 페미니즘에 대해 논하는 책이라 생각하고 선택했다
(근데 읽어보니 내 예상과는 조금 달랐음)
제일 먼저 책날개에 있는 작가 약력부터 읽어보았다
작가의 본래 직업은 한의사인데
전통한의학에 더하여 의료인류학을 공부하였고
근거 중심의 과학적 사고를 통합한 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타로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제목을 보고 짐작건대 여성의 몸과 마음 두 가지 모두를 살피는 사람인데다가
전통 한의학만 공부한 게 아니라 의료인류학도 공부했고
타로 모임도 하고 있고 이렇게 책을 쓴 걸 봐서 글쓰기에도 능통하다는 거고...
도대체 몇가지에 두각을 나타내는 거야
정말 다재다능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감탄부터 하고 읽기 시작함
확실히 제목에서 끌림이 있긴 했지만 나를 더 사로잡은 건 목차였다
뭔가 좋은 정보가 가득할 것 같은 타이틀이 많았음
첫번째 사례가 내가 요새 겪고 있는 상황 및 증상과 유사했다
그래서 흠칫 놀랐고 초고도의 집중력으로 읽게 됐다
내 이야기라 생각하니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읽게 되더라
책 읽을 때 산만하기로는 어디 가서 내로라하는 꽃님이쨩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po집중wer
다른 것에 빗대어 표현해놓은 부분이 많아서 한결 이해하기 쉬웠다
하지만 '의료'라는 전문적 분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모르는 부분 있을 거니까
염두에 두고 읽으시길!
특히, 병명이나 신체 부위 등의 용어를 모두 다 설명해놓진 않았므로
자세하고 정확한 뜻을 알고 싶다면 따로 찾아봐야한다
근데 상당수 설명이 붙어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여자의 몸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긴 한데
중간에 아~~주 잠깐 남자의 몸 이야기도 나옴 +ㅁ+
그리고 위에서 말했다시피
나는 제목만 보고선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책인데
소재를 여자의 몸으로 잡은 책인 줄 알았다
근데 여성학에 대한 책이 아니었음
여자의 몸과 건강에 대한 의료적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부인학? 산부인과학? 뭐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인지 모르겠네
암튼 여자의 몸에 대한 건강 정보 서적이다
여자 몸에 대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긴 한데
여성학적인 관점을 깔고 있는 책이라 보면 될 듯
그동안 여성이 존중받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고려하여 서술된, 현대적 관점 여성학점 관점의 책이다
불임에 대한 정보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불임을 꼭 고쳐야하는건가?"하는 생각이 내비치고 있고
폐경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폐경을 꼭 늦춰야 해?"하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 책에서는 폐경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완경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만 봐도 저자의 여성학적인 관점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모든 여성들에게 다 적용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임신 준비 중인 여성(특히 불임/난임 여성)에게 도움되는 이야기가 나온 다음
임신한 여성에게 도움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 다음에는 중년 여성(임신 후 어느 정도 시간 지난 여성)이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나오고
마지막은 노년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끝이 난다
그런데 노년 부분은 꼭 여자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 같지 않았다
그냥 남녀 구분 없이 모든 노년들(넓게 보면 중년까지도 포함될 수 있을 듯) 이야기 같았음
건강 정보 서적이지만
과거 케케묵은 시각은 모두 버리고 인류 진화론적인 관점으로 서술되어서인지
놀랍다! 새롭다! 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 증상/현상을 이런 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구나~ 하며 놀란 부분이 많았음
과거, 여성을 대상이나 도구로만 보던 시각을 완전히 버려버리고
하나의 인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관념이나 학문적 사항이 나오는 책은 아니라는 거!
어렵거나 깊이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몸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응당 알아야 할 기초적인 건강 상식 책이라
흥미롭게 가벼이 읽을 수 있다
실제 독서 소요시간도 짧았다
내용이 쉬워서이기도 한데 문장도 간결하고 자간도 좁지 않아 읽기 좋음
너무도 기본적이고 필수적으로 알아야할 건강 정보들인데도
나는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들이라
그동안 내가 얼마나 내 몸에 무심했는지 느껴져서 반성하게 되더라
읽는 내내 앞으론 이래야겠다~ 저래야겠다~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됐다
너무 몸 막다루고 건강 생각 안하고 살았어ㅠ_ㅠ
끝에 가서는 여성의 몸 문제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상관않고 모두의 신체적·심리적 건강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이 부분에서는 주제에서 벗어나 산으로 간 것 같아 아쉬웠다
요즘 페미니즘으로 논쟁이 생기면
여성문제를 흑인과 백인 문제, 혹은 부자와 가난한 자의 문제로 치환시켜 설명하곤 하는데
그런 맥락에서 큰 범주로 얘기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근데 그러기엔 너무 딴 얘기로 빠진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를 사랑한다면 내 몸이 아프지 않게 살피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건강, 그 중에서도 여자로서 기능하는 부분에 대한 관리가 너무 없었던 것 같다
여자의 신체를 가지고 살면서
어떤 점에 있어 주의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살펴야하는지 체크하도록 도와준다
우리 몸은 여러가지 증상으로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있는데
보통은 그게 몸이 보내는 신호인 줄 모르고 무심코 지나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런 신호도 알아챌 수 있고
그렇게 아파버리기 전에 미리 건강유지를 할 수도 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기본으로 필수로 알아야할 정보가 있는 책
그것을 인류진화론적으로, 여성학적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