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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읽어본 한뼘 비엘 컬렉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입니다.

점점 멀어지는 듯한 공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어서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완전히 끝을 내려는 수가 인상적입니다.

학창시절, 절절한 공의 마음에 가볍게 응한 수는 처음부터 공을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공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이, 그저 공이 모든 걸 수에게 맞춰서 사귀는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의 향한 마음이 깊어지고,

어른이 된 지금은 점점 보이지 않는 공의 마음보다 수의 마음이 더 깊어진 상태입니다.

공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공에게 버림받는다는 걸 견딜 수가 없어진 수는,

과거의 자신들을 하나둘 죽이는 것으로 공과 이별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자신과 공을 차례대로 만나는 와중에

학창시절의 어린 공과의 대면에서 자신의 진짜 마음을 깨닫게 되고 현실로 돌아옵니다.

실상 수는 진짜 과거로 돌아간 것이 아닌, 약물 중독에 따른 환각상태로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게 됩니다.

그 와중에 공과의 대화를 통해서 오해를 바로잡고, 공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되 절반의 비극을 안고 있습니다.

수는 여전히 병세가 호전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공과의 이별이 죽음으로 닥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는 수는 나름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장대회에 나가게 되어 열이 받았습니다.

그 원흉 중 하나인 공이 어지간히 못마땅해진 수는 옷 입는 걸 도와주겠다는 공을 내치지만

아랑곳없이 다가오는 공은 옷 입혀주다 말고 수의 입술을 마구잡이로 탐합니다.

키스 처음 하냐며 놀리는 것도 부족해서 스커트 안에 손을 넣어 만져대다가 기어이 수를 범하고 마니,

혼이 나간 상태로 무대에 올라간 수는 대회에서 일등을 합니다.

대회가 끝나자마자 공에게 끌려간 수는 다시금 범해지고, 공의 더티 플레이가 이어집니다.

 

"내가 말을 흘렸거든. 귀여운 한솔 양이 무대 위에서 만지고 가지고 놀아달라고 말해놨어.

그걸 어디가에서 하고 있다고 말이야."

 

"근데 방 위치는 조금 속였어. 여기가 아니라, 옆방으로."

 

미친 공의 변태력에 말문이 막힌 수는 공의 목을 끌어안아 어깨에 이를 박는 것으로 신음을 죽이고,

공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습니다.

 

와. 정말 미친 변태의 공입니다.

세상에. 처음 저 대사를 읽고서 제가 다 놀랐네요.

그나마 다른 이들에게 정말 수를 넘겨줄 생각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이러나 저러나 공의 손아귀에서 수가 빠져나가기는 애초에 글렀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녀석에게 걸린 건지 수의 인생도 험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