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이라는 말이 예쁘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던 나는 작가의 말처럼 생강이라는 단어로 오감이 도는 경험은 할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생강일까...어쩔 수 없이 드는 질문이다.
김치를 먹다가 생강씹으면 정말 기분 꽝인데...그런 느낌일까...? 절반은 맞춘것 같다.
생강과는 동떨어져보이지만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문기술자 "안"을 생강만큼 잘 표현한 단어도 없을것도 같고..
언제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고문기술자라는 듣도보도 못한 생소한 말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적이 있었다.
어렴풋하게 그가 어딘가에 오랜 시간 숨어있었다고도 들었던 것 같다.
그런 어렴풋한 기억이 생강을 읽으며 점차 또렷한 기억으로 바뀌어갔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한 이야기를 만날 때면 어김없이 그 사건을 들춰보아야하고 더 알아야 소설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너무 시들해진 이야기라 그에 관한 그렇다할 만한 포스팅이 별로 없었다.
소설에서 나오듯이 모나미볼펜하나로 없던 일도 있던 일로 뱉어내게끔 한다는 말을 당한 사람들의 증언을 듣지 않으면 믿기 힘든 부분이었다.
고문기술자 "안"은 부하직원이 고문하던 청년이 죽게됨으로 고문시대의 종지부를 찍게된다.
모두 붙들려가 법의 심판을 받는 동안 안은 딸의 다락방에 숨어 사람도 아닌 채로 감옥도 아닌 감옥에서 10년의 세월을 지내게 된다.
자신은 그저 상부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며 아무 잘못도 아무런 죄가 없다고 했다..
흥분을 금할수가 없다. 휴우~
자신의 입으로는 입버릇처럼 죄를 받았으면 당당하게 죗값을 치러야한다며 고문을 해대던 그는 고문당할까하는 두려움에 10년이나 다락방에 숨어지냈나보다.
7년의 형을 마치고 사회에 나와서 장로교의 목사가 되었다는 말에 너무나 깜짝 놀랐다. 물론 이것은 소설밖의 사실이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새삶을 살겠다는 각오하에 목사가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그가 수감됐던 감옥 교도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자신이 다시 활개칠 수 있는 세상이 어서 와야한다고 그렇게 떠들어댔다는데...
부디 그가 고문했던 이들에게도 하나님앞에서도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친 새삶을 살고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문에서 벗어나기 위해 간첩이 되어야했던 억울한 사람들과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세상바꾸기에 여념이 없었던 수많은 지성인들의 외침..한참이 어긋나있던 그 시절을 생각해본다.
생강,
천운영,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