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로 못질을?

제목이 재미있다.. 내 외로움으로 여인네들 허벅다리 바늘로 찌른다는 얘긴 들었어도 바나나로 못질 한다는 얘긴 못 들어봤다. 일본 속담인가? ^^

 

오랜만에 만나는 일본 소설이다.

한동안 너무나 특이한 일본 소설(^^) 을 접해서 그럴까 시작이 쉽게 접근이 되지 않는다. 불쑥불쑥 등장하는 나래이션도 그렇고 처음에는 주인공들의 이름마저도 헷갈린다. 그런데 이 책 은근히 마력있다. 한번 잡은 책을 결국은 밤새워 읽고 말았다. ㅠㅠ

 

사랑.. 20대의 친구들에게 가슴 떨리는 사랑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색이 점점 퇴색된다. 더구나 오랜 기다림의 짝사랑은 왠지 소모전 같다. 어린시절 좋아했던 친구들의 얘길 다시 듣다보면 그래서? 하는 반응이 나오기 일쑤고 사랑보다는 사는게 먼저인 생활인이 되었다는 것이 맞는 말일거 같다. 그래도 외롭기는 하다. 혼자여서 자유롭지만 혼자기에 외롭다. 누군가 둘이 있어서 외로운 거 보다는 혼자있어서 외로운게 더 낫다하더만 그래도 지금은 둘이 있는게 부럽다.

 

마쓰다 꽃집의 주인 마키에. 애인없이 지내던 그녀에게 하루의 시간간격으로 들어온 프로포즈. 이미 전날 옛 남친인 에지마와 연애를 시작하기로 한 마키에는 애니매이션 작가인 미하루에게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을 하지만 그 마음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애틋한 짝사랑으로 그녀만을 생각하며 17년을 지냈는데 오늘도 그 감정은 서로 엇갈린다.

 

너 나 좋아? 싫어? 하고 묻고는 바로 마음을 정리해 버리는 시대에 오랜시간 첫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던 미하루의 순수함이 끌린다. 소심해서 서로에게 한발 더 다가가지 못하고 있지만 서로의 마음을 늦게나마 확인하는 두 젊은친구들의 모습이 예쁘다. 세상은 너무나 무서운 얘기들로 가득하고 상상의 공간속에서라도 아름다워야 하는 세계는 피와 폭력과 이기심으로 매워져 원색이 파스텔톤의 사랑을 덮어버린다. 그래서 더 <바나나로 못질한 만큼 외로워!>가 따뜻해 보인다.

 

몰랐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비긴 더 비긴을 찾아보고 식물이 되어 건강해 지는 다섯가지 방법을 다이어리에 적어 두고 인생이 우울하고 외로울 때 미하루와 마키에의 오랜시간 묵었지만 그래도 풋풋함을 잃지 않았던 사랑얘기를 기억하고 싶다. 세상 사랑하는 연인들의 사랑이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어느 CF의 카피처럼 되지 않기를 .. 

 

 

베네치아, 이탈리아의 물의 도시..

영문명 베니스인 이 도시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많은 문인들이 찬사를 하고 베네치아에 머물며 시상을 떠올리고 작품을 써 내려갔던 아름다운 도시가 한권의 책이 되어 내 품으로 쏙 들어왔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안개낀 도시는 여행에 발동을 걸어야 할만큼 매혹적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들이 -괴테, 바이런, 헤르만 헤세, 마크 트웨인 등등- 함께 했던 베네치아는 그들과 어떤 교감을 나누고 대화를 했던 것일까? 클라우스 틸레-도르만은 사실을 바탕으로 시인과 저술가들의 베네치아에 바치는 찬사를 들려준다.

 

참으로 길고 긴 여정이었다. 하지만 저녁때 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조용히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외쳤다. '베네치아다' 그러자 정말로 조용한 바다 위 일 마일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대한 도시 하나가 떠 있었다. 성채와 둥근 지붕과 교회의 탑 들이 일몰의 황금빛 노을속에 꿈꾸듯 솟아 있었다. ... 마크 트웨인 p230 

 

산마르코 광장과 궁전의 피자가게 그리고 토머스 코리에이트의 베네치아 도보여행기를 읽으며 17세기 베네치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토머스는 베네치아 여인들의 옷차림 ,창녀들의 화려한 생활에 대한 묘사를 하고 리알토 다리밑에서 타는 곤돌라에 숨겨진 이탈리아인의 바가지상술, 아름다운 마르코 광장들을 꼼꼼히 기록한다. 그려지는 베네치아의 밑그림이다.

물에 부서지듯 반짝이는 별빛들에 반한 것일까? 왠지 신비한 그 기운에 빠진 것일까?

물과 시와 사랑의 도시라 일컬어지는 베네치아에 매혹된 문학의 거장들이 곤돌라를 타고 도시 사이를 미끄러지듯 지나며 사랑을 노래하고 인생을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그저 이탈리아의 한 도시라고만 알고 있던 곳이 이렇듯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고 축복받은 날이라 칭송되었을까 싶으니 너무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하는 여인과 작별하는 느낌도

지금 너를 떠날때와 같지 않으리라.

그렇다. 너의 운하들 모두가 외친다. 내 곁에 머물러라!

반짝이는 웃음이 매혹적으로 피어오른다.

오. 내가 석 달 동안 사귀었던 동화의 나라.

꿈의 베네치아여.....!  p285

 

재능이 많았던 문인들이 베네치아를 이렇듯 사랑했음은 미처 몰랐던 일이다. 간간히  담겨있는 사진으로 베네치아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기에는 부족하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작별 느낌과도 비교할 수 없다던 이 도시에서 헤밍웨이는 열 아홉살의 베네치아 미인과 사랑에 빠지고 산미켈레의 유영하는 공동묘지에는 미국출신인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와 시인인 에즈라 파운드가  이 도시를 사랑해 그의 뜻에 의해 묻혀있다. 그들과 함께 베네치아의 유혹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지..

 

오 이방인이여.

그대가 누구든 이 마법의 도시를 처음으로 여행한다면, 나는 그대를 행운아라고 말하고 싶소.

윌리엄 디 하우얼스

 

누구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에는 뭐 CEO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딘가 남들앞에 명함을 내밀기 당당한 모습으로 변해갈거라는 희망과 꿈을 갖는다.

시간은 사회생활의 경력자라는 타이틀을 명함앞에 새기도록 달아주고 위로만 줄줄이 있던 상사들과 더불어 후배들을 팀원이라는 묶음으로 선물한다.

남들이 다 퇴근한 후 남아 있는 사무실에서 야근하는 내 모습은 성실성이라는 포장이 잘 되어있다. 능력도 있어 보인다. 탄탄대로처럼 성공으로 가는 하이웨이에 진입한 듯 보인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삐그덕 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너무 권위적이 된 것일까. 내가 의도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난다.

아마도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은 느끼는 고민이 아닐까 싶다. 아니 꼭 직장생활이 아니어도 사회생활 속에서 실력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제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낙하산도 줄을 잘 서는 것도 발이 넓어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도 이젠 부러움의 대상인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유능한 당신에게 부족한 1%의 비밀은?

지금을 점검하는데서 출발하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스스로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않고는 절대로 성공의 문으로 들어갈 수 없다. 또한 성공은 가만히 둔다고 지속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하고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성공을 가로막는 20가지 실수 를 고쳐가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다보니 정말 내가 가진 여러가지가 보인다. 과도한 승부욕이나 지나친 의견추가, 부정적 표현, 격한 감정, 사과하지 않기, 경청하지 않기, 인색한 칭찬, 파괴적인말.. 등등 이제껏 괜찮아 하고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했던 것들이 조목조목 짚어진다.반복해서 읽게 된다. 조그마한 실수들이 모여져 내게 치명적인 결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온 몸이 오싹해진다. 그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떤 것일까 궁금해 지기도 한다. 내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어느 순간 단점이 되어 내 성공을 가로막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목표를 이루고 말거라는 열정이나 정열은 어쩜 집착이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성공을 내편으로 만드는 7가지 원칙 을 머리속에 담아둔다.

피드백, 사과, 선언, 경청, 감사, 폴로업,피드 포워드. 이제 나의 문제점을 파악했으니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성공을 지속기키는 8가지 변화의 규칙을 통해 더 높은 성공으로 가는 사다리를 더욱 열심히 올라가야 한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건 일은 잘하는데 위치가 불안불안한 직장인이라면 강추다. 읽기도 편하고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관대함을 한방에 싹 날려준다. 변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다면 전쟁같은 사회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