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태평양전쟁의 양상을 세세하게 알기를 좋아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에게 설명해 주기를 좋아한다. 세세하게 말이다. 대략적인 전쟁의 양상을 아는 것이 아닌 미시적은 관찰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럴러면 다양한 책들을 읽고 스스로의 주관을 확립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책은 일단 일본해군의 절대적인 무기였던, 그리고 지금까지도 엄청난 무기임에 틀림 없는 각종 항공모함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굉장히 재밌고 유익하다. 개인적으로 말이다. 일단 무조건 글로 설명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항공모함의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비주얼적인 요소가 강해서 무척 좋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에도 대항공모함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일본에서 하와이까지 각종 전투기들을 실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그리고 활주로의 역할을 해야 했기에 항공모함은 꼭 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궁금한 것은 일본은 어떻게 이러한 항공모함을 생산할 수 있었느냐 다. 항공모함이야 지금의 일본은 한대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거대 항공모함이 많았다. 미국과의 전면전에서 대등하게 싸우려 했던 일본의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은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일본의 항공모함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단지 항공모함의 모습만 접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다양한 기록들 역시 아울러 볼 수 있다. 현장감 있는 전쟁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근대 일본국을 만드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아 본다. 일본은 서양을 빠르게 배웠다. 그네들의 문화, 학문, 기술 등등 모든 부분에 걸쳐서 배웠다. 이와쿠라 사절단을 보내어 서양의 각국을 돌아보게 하고 국내로 들어와 그것을 이식하는 데에 애썼다. 나라에서 직접 번역국을 설치하여 다양한 책들을 번역했다. 그리고 그 틈에서 많은 고민과 좌절을 겪기도 했다. 모든 것을 바꾸고 변화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런 노력의 댓가로 가장 먼저 동아시아에서 근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강력한 나라가 되었다. 그네들은 바로 옆의 조선을 식민지화 시켜 버린다. 말로는 잠자고 있는 조선을 깨워 준다는 구실이었지만 명백한 불법 강제 병합이었음은 이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책은 약간은 복잡한 구성을 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차분히 집중 하기가 힘든 책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만큼 사진과 그림이 많다. 글로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사진들이 들어 있다. 그리도 지도도 있다. 이러한 시각적인 자료들이 풍부하다. 이 시리지를 하나 하나씩 모으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아가는 데에는 어려운 학술서, 논문 보다도 이런 책이 훨씬 더 재밌고 이해하기에 수월함은 물론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이 책의 유용함을 말이다. 다양한 자료들이 있고 설명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적극 추천해 본다.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의 전 총리였는데 박정희와 많은 서신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한일국교정상화에도 많은 관여를 했다. 둘다 만주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정관군 등의 요직에는 이런 만주출신의 사람들이 많다. 박정희는 아시다시피 만주군관학교 출신의 장교였다. 기시노부스케는 태평양전쟁 당시 장관을 지냈던 인물로 전후 에이급 전범으로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된 사람이었다. 이러한 그들의 사이에 만주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조선 독립후 5.16 이후에 박정희는 그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기시 노부스케 라는 인물은 어떤가. 그의 외손자가 현 일본총리다. 얼마전에 총리로 취임한 사람 말이다. 기시 노부스케는 태평양전쟁 당시 장관을 지냈다. 도조 내각에서 말이다. 전후 A급 전범으로 체보 되어 옥살이를 했으나 이내 복권 되었다. 그리고 평화헌법을 개정할 행동을 했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일본은 2차대전 패망 이후 체질적으로 전쟁을 싫어하는 민족성이 각인되어 버린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 간의 긴밀하면서도 철두절미한 행태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네들의 속내를 보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독자들의 몫이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 현대사의 모습 한 켠을 내다 보면서 앞으로의 우리 대한민국을 가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그리 어렵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