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재즈를 좋아하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는 글 이외에도 예술쪽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인가 보다. 늘 음악을 옆에 끼고 사는 것 같다. 우리가 상실의 시대라 알고 있는 그 책도 원래 제목은 노르웨이의 숲 인데 이 제목 역시 어떤 특정한 노래의 제목이다. 책에 나온다. 노르웨이 숲 이 말이다. 이 책의 제목 또한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인, 지금은 아쉽게도 만날 수 없는, 빌 에반스의 앨범명이다. 우리말로 굳이 옮기자면 재즈의 초상이랄까. 이 책은 일단 표지 그림이 먹음직스럽게 생긴 것 같이, 또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처럼 생겼다. 저자의 탄력적인 생각이 잘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이다. 재밌고 편안하다. 지루하지 않고 담백하다. 저자 평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서 느낌이 소설과는 다르다. 좀 더 편안한 내용으로 독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런 모습은 종래 그의 소설 속에서는 좀 처럼 찾기 힘든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상을 선보이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한가한 시간에 보면 좋을 것 같다. 너무 깊에 생각할 것도, 그렇다고 너무 빠르게 읽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생각을 해 가면서, 좀 음미하면서 읽어 나가면 좋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미드웨이 해전에 대한 내용이다. 미드웨이 해전이야 태평양전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은 화려하다. 제목에서 처럼 격돌적이다. 마치 전쟁의 한 복판에 있는 것이라도 되는 냥, 그러한 현장감 있는 구성이다. 그래서 이 歷史群像 시리즈를 나는 좋아한다. 태평양전쟁은 주지하다시피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공격으로 시작되었다. 미드웨이는 미국과 일본이 전격적으로 맛붙은 항공전이었다. 물론 일본은 괴멸되었다. 이 전투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 전투를 계기로 사실상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책은 다양한 사진과 그림이 총망라 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미드웨이 해전의 전반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전쟁의 다양한 장면 등을 알 수 있다. 해전이 거함거포주의에서 각 전투기 간의 공중전으로 변모하는 과정 역시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오늘날에도 함대는 필요하다. 하지만 당시처럼 거대한 포를 앞세워 거함끼리 맞붙는 형태는 아니다. 함상기간의 전투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 미드웨이 해전은 이러한 함상기 간의 전투였다. 앞으로의 전쟁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전투이기도 했다. 태평양전재에서 일본은 미국에서 계속해서 밀린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무기 생산능력에서 게임이 되질 않았던 것이다. 미국의 풍부한 자원, 물질 앞에서 일본의 정신력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물질이 정신을 이기는 것은 당연하다.

 

 

대일본제국의 흥망, 일등국으로의 길. 제목에서 처럼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뜯어 고치고 배우고 교육하고 설계했다. 그리고 일등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일단 이웃 조선을 병합하고 만주를 침탈해 자원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대륙침략을 꾀했다. 그리고 방해가 되는 미국에 타격을 주기 위해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함으로써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 동시에 동남아시아 각국을 유린하면서 자원을 수탈해 전쟁수행을 이어갔다. 일본은 조선을 강제 병합하고 다양한 통치전략을 세웠다. 청일전쟁에 승리하고 러일전쟁까지 이기면서 극동에서의 일본은 그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이 제국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그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서 말이다. 일본의 근대화, 태평양전쟁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꼭 이 책은 소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적절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내용을 깊이, 어렵게 파헤치고 있지 않다. 그냥 쉽고 간단하고 편안하게 설명해 준다. 당시의 세계는 제국주의의 세상이었다. 힘있는 자가 문명개화라는 사명을 구실삼아 남의 나라는 침략하고 식민지배하고 강제 병합하는 시대 말이다. 일본 역시 이런 패턴을 서양에서 배워 왔다. 일등국가로 발돋움 한다는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