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을 작성하기에 앞서 카라바스 후작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미안하다 카라바스야... 나는 너가 도어 배신자인줄 알았어....
진짜 배신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리처드처럼 줄곧 너가 배신자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는 도어를 위해(정확히는 도어의 아버지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목숨을 한 번 버렸더구나...
나는 너를 안 믿고 오히려 범인을 계속 믿고 있었어... 정말 미안해
자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서 <네버웨어>는 주인공 리처드가 자신의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도어를 돕는 것에서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그는 도어를 도움으로써 '런던 지하 세계'라는 지상 세계 사람들은 본 적 없는 그 세계로 휘둘리게 된다.
이윽고 주인공은 자신의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도어를 도와주는데.....
책 속의 런던 지하 세계는 내가 읽기 전 상상하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나는 런던 지하 세계가 매우 환상적이고 평화로운 그런 공간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위험이란 위험이 도사리는 그런 장소였다.
지하 세계에서의 여정에서 생각보다 여러 사람이 죽었고 그 죽은 이들이 쉽사리 잊혀진 게 안타까웠다.(아나스티시아는 그래도 종종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지하'의 이미지를 잘 담아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세계는 '더러움', '어두움'의 이미지를 동반하고 있었다.
쥐와 말을 하고 이상한 괴수들이 등장하고 마음속으로 일을 행할 수 있고 수도원도 나타나고 천사도 등장하지만 그 세계의 느낌은 그냥 '하수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그들의 여정은 꽤나 흥미로웠다.
저자가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준 덕분에 내가 미처 겪어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런던의 실제 지역명과 지하철역명이 사람 이름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그 이름들의 특징과 관련된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책 속의 내용과 독자들의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지하 세계 사람들이 지상 세계에 떠돌아다녀도 아무도 그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 내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그 상상력이 실제이고 지금도 어딘가에 지하 세계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은 아닐까라는 망상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따분한 일상 속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우리의 츤데레 카라바스 후작에게는 의심한 것에 대해 미안하고, 도어는 귀엽긴 한데 어린애라서 그런지 고집불통의 성격이 좀 담겨 있어서 가끔은 짜증났지만 그래도 좋았고, 리처드는 지하 세계 사람들에게 바보라는 인식을 받았지만서도 그 세계에서 악착같이 버텨준 모습이 대견했다(?)
신비로운 경험을 겪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지하세계를 체험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