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이란 제목을 보고 죽음을 질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이 책 역시 저자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데뷔작이 흥행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몹시 기대됐다.

<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은 주인공 에런 포크가 자신의 친구 루크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주인공의 수사 과정에서 과거 주인공이 고향에서 살았을 때의 기억 또한 전개된다.

친구의 죽음을 수사하는 동안 주인공은 고향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악행(?)을 당한다.

사람들은 어렸을 적 친구의 죽음의 범인이 주인공과 관련되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비록 끝에서도 오해는 풀리지 않았지만 루크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자(초반에는 어렸을 적 친구의 죽음과 관련지어 범인을 잡을 생각만 했기 때문에 수사에 진전이 없었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달라진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그의 옛 친구의 일기를 발견하고 뒤 이어 사건의 진상이 서술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나는 사실 이 글을 읽으면서 약간 실망하였다.

우선 주인공의 활약이 별로 두드러지거나 뛰어나보이진 않았다.

물론 마지막에 주인공이 범인을 제대로 지목한 것은 맞지만 초반에 다른 사람에게 집착했던 부분과 극적인 전개 양상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지 않은 점에서 그의 능력이 뛰어나 보이진 않았다. 적어도 다른 추리소설과 비교해보았을때 만큼은 그랬다.

또한 추리하는 과정에서 정말 깊게 보아야 될 부분이 눈에 띄게 표현되지 않았던 것도 좀 아쉬웠다.

물론 복선을 위해서 살짝살짝 내포할 수도 있겠다만 사건의 내용과 너무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수사에서 정말 필요하다 생각되는 내용보다 그렇지 않았던 내용이 좀 더 많았달까...(물론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다.)

그래도 주인공의 과거사가 중간중간 삽입된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

비록 사건은 그와 관련되지 않았지만 그 일화대로 꽤 재미있긴 했다.

(그 일화가 차지한 비율이 좀 많아서 사건보다도 이게 더 중요해 보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다른 추리 소설에 비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는 탄탄하지 못했던 것 같다.

스토리에 구멍이 뻥뻥 뚫리고 그런건 아니었는데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인 만큼 사건 해결 과정에 관심이 가는지라....

그래도 전체적으로 꽤 재미있고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수동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은 과연 어떠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독일문학 <하우스프라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책이다.(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하우스프라우>는 자신의 고향을 떠나 스위스에서 가정을 꾸리는 자신이 수동적인 여자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안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안나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 이야기(좀 민망하다 싶게 불륜 내용이 많다.), 그리고 안나의 정신분석 내용 등이 있다.

 

이 소설은 세세한 안나의 심리묘사와 발화 부분이 “”가 아닌 「」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지라 안나의 상황(?) 및 감정이 이 글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안나의 정신분석 상담 부분에서는 안나의 심리상태가 비유적으로 묘사된 게 많다.(상담 중에서도 꿈을 분석할 때 특히 비유가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나가 자신을 수동적인 여자라 생각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남자들의 성욕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가 수동적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차라리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면 모를까 안나도 같이 즐겼던 것이 눈에 보였는지라 딱히 ‘이 여자 정말 수동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또 내가 보았을 때 안나가 여자한테만큼은 별로 수동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내가 안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는데 안나가 남자의 성욕을 ‘그래 나는 수동적이니까’라는 이유로 받아들이는게 사실 이유가 아니라 핑계인 것인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녀의 남편이 잘한 것도 없었고 그녀의 행동에 대한 원인제공자인지라 그녀의 남편에게 연민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너무 방생하는 듯 하면서도 그녀의 행동을 통제하는 면이 있었다.

딱히 그녀에게 애정을 갖고 있다고 느끼기 힘든 그의 행동을 보았을 때 내가 안나였다면 그냥 이혼하고 싶어졌을 것이다.

그녀의 불륜을 알았을 때의 폭력을 행사한 것이 매우 사랑한 그녀에게 느낀 배신감 때문은 아닐 것 같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줄 것만 같았던 소설이었는데 나랑 정서가 맞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 책이 보여주고자 한 의도를 별로 느끼지도 못하겠고 공감도 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불륜 내용이 너무 많았고 심지어 묘사도 좀....그랬다....

이 책에 대해 뭐라고 정의하기가 좀 어렵다.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은 저자의 여행 에세이로 사랑과 여행 얘기가 담겨 있다.

저자의 여행에서의 느낀점이 담겨 있는데 느낀점의 주된 내용이 사랑과 관련되었다.

그리고 그 내용과 관련된 인용문,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 담겨 있다.

 

에세이의 내용은 달달한 내용도 있었고 쓸쓸한 내용도 있었고 인생무상(?)느낌이 나는 내용도 있었다.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잘 느껴지는가도 하면 그로 인해 아파하는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였으며 사랑과 관련된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얻은 무던한 마음과 성숙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사랑과 이별을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무슨 내용을 알려주려는 걸까 싶은 내용과 그냥 공감이 잘 안되는 내용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지금 현재 에세이 내용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좋아해’이다.

원래는 물건을 하나만 사다가 사랑에 빠지고 난 뒤 그 사람 것까지 해서 두 개씩 사다가 그 사람이 쓰는 것을 바라만 보아도 좋아서 나중에는 다시 하나만 사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보면서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만 바라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괜스레 내가 다 설레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진 역시 인상적이었다.

사진이 하나같이 예뻐서 글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주는 것 같았다.

이 글과 딱히 관련성 없는 생각이지만 저자가 찍은 사진을 보면 사람이 종종 등장하곤 하는데 저자는 이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올린 건지 궁금하다.

 

그냥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이랑 사진, 분위기가 예뻐서 좋았다.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면 좋을 법한 종류의 에세이였다.

저자가 여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언젠가 저런 생활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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