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이 주는 감동, 예쁜 자존감

 

크고 화려한 것, 눈에 드러나고 넘쳐나는 것들은 보는 이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작고 소소한 것, 사소한 것들은 외면당하기 쉽다. 그래서 그럴까. 책을 꺼내 든 시점, 그런 사소함이 감사함으로 다가오는 한 편, 작게 피어오르는 무언가가 오늘따라 더 외롭게 느껴지는 듯하다.

 

작은 것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진정한 가치를 몰라주는 이들이 많다는 것에서 오는 외로움이 있을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 보면 사람 역시 한 없이 작아지는 때가 있다는 사실. 그런 사실에서 오는 외로움, 존재의 가벼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 또한 한없이 가벼운 존재다. 늘 그것을 망각하고 살 때가 문제다. 높은 자리에서는 내려올 줄 모르고, 낮은 자리에서는 어떻게라도 치고 올라가야 성이 풀리는. 함께보다는 내가 늘 우선인 그런 이기(利己)를 누구나 가슴 한편에 키우고 산다.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늘 달리고, 뒤 돌아볼 틈 없이 세상의 채바퀴를 돌리던 우리 모습. 꿈과 현실 사이의 대치 과정에서 늘 상처 입는 우리이기에. 때론 한없이 외롭고 작아지는 모습들이 오르내림을 겪는 삶의 숙명과도 같아 보인다.

 

잠시 그런 생각들을 지우고

마음을 가볍게 하고

작은 것, 사소한 것들의 외침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그 가운데서 작고 소소한 가치를 발견하는 책의 내용은 차분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니고 있다. 사소한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하듯, 작은 것들에서 오는 가치를 발견하고 표현해내는 저자의 생각 또한 그 향이 짙게 잘 배어있다.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자리에서 묵묵히 피어오르는 고요한 외침. 작지만 묵직한 그런 사소한 것들의 울림은 외적으로 드러난 것만이 아름다움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증명하고 있었다.

 

고요한 가운데서 나는 소리, 지나치지 않은 은은한 향들은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오래 지속되고 멀리 퍼져나간다. 과유불급(過猶不及)에 근거한 적당한 선의 기준은 이렇듯 사소하고 자연스러운 것들에 관심 가질 수 있는지의 여부가 아닐까.

 

관심을 두지 않으면 지나치고 만다. 이미 아주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우리일 수 있다.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사소한 것에서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은 세심한 관찰과 관심에서 비롯될 터. 사소한 것이라고 꺼버리지 않는 그런 관심이 필요한 지금이다. 은은한 조명을 이기(利己)의 방 옆에 오롯이 비춰두자.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상을 관찰하고 천천히 느낄 수 있을 때, 소중한 관계와 스스로의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회복 될 것이다.

 

기쁨을 멀리서 찾지 말자. 그리고 스스로의 가치를 먼저 알아주자. 그대는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도 어여쁜 존재다. 사소한 것들이 아름답듯, 개인이라는 작고 가벼운 존재 또한 아름답다. <가끔은 사소한 것이 아름답다>는 이렇듯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과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 움큼의 행복을 집어 들어

당신께 건냅니다.

- 프롤로그 中 -

 

오늘도 무언가에 열중하며 또 다독여가며 살아가는 우리 삶 속에, 사소한 것들이 주는 감동과 예쁜 자존감이 아름답게 깃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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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블로그. 초롱한눈망울>

 https://blog.naver.com/whatfeel/22134219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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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주말에 여행, 어디로 갈까?

 

국내 주요 장소 혹은 해외로의 여정을 떠나는 여행자가 많다. 바쁜 시간 가운데 만나는 새로운 일상이어서 그런지 그 여행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어렵게 얻은 것들이 더 소중하고, 어렵게 맛 본 음식이 한층 더 맛있게 느껴지듯, 그렇게 훌쩍 떠난 여행의 과정은 매 순간이 즐겁고 알차다.

 

<주말여행의 모든 곳>은 그런 여행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해외나 특정 지역에 대한 여행 책은 많이 봤으나, 우리나라 주요 장소 및 소수만 아는 장소 등 국내 여행에 관한 꿀팁이 담긴 책은 오랜만이다. 특히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듯 주말에 당일치기 혹은 1박2일로 다녀오기 좋은 코스를 잘 짜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취향 따라 고르는

국내여행 버킷리스트

 

큰 파트는 취향. 즉 주요 관심 테마별로 나눠져 있다.

 

1. 볼 만한 것이 많은 곳 (sightseeing)

2.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eating)

3. 각종 취미나 활동 등 놀 거리가 많은 곳 (experience)

4. 쇼핑하기 좋은 곳 (shopping)

 

테마와 함께 나타나는 전국의 장소들은 이미 익숙한 것에 대한 반가움,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바라보는 모든 것들이 즐겁고 재밌다. 어린 시절 소풍가기 전날 들 뜬 아이처럼.

 

테마에 맞춰서 소개되는 지역들은 굵직굵직한 지역 안에서 세부적으로 둘러봐야할 곳을 동선으로 연결시켜 놓았다. 차량이동으로 10분 남짓한 거리의 주요 곳을 적절하게 배치시킨 저자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주말여행”이라는 취지에 맞게 1~2일 이내로 둘러볼 수 있는 적절한 코스가 사진 그리고 설명과 함께 잘 어울려 있다. 여행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가족, 친구, 나들이, 식도락, 분위기, 사진, 쇼핑 등의 요소를 별점으로 평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볼 만한 것이 많은 곳은 가족 및 어르신들과 함께 떠나는 나들이로, 음식이 많은 곳은 연인 혹은 친구들과 간단히, 취미나 활동이 많은 곳은 아이들과 함께 가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게 오래도록 살펴봤던 파트는 sightseeing의 힐링 숲 여행이었다. 편백나무, 대나무, 메타세쿼이아, 삼나무, 금강소나무, 전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소개되고, 그에 맞춘 지역안내. 한 번 가봤던 곳도 있었지만, 그곳의 대표적인 나무를 살펴보고 느껴보자 하는 목적으로 가면 또 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국내 여행이라는 소재와 적절한 테마 4가지, 주말여행이라는 한정적 기간을 염두하여 1~2일 이내의 여행 동선으로 안내한 것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렇기에 바쁜 일상을 가진 우리 여건에도 잘 맞는 책이 아닐까 싶다.

 

가장 뒷면에 수록 된 미니북은 잘라서 휴대하기 좋도록 만들어져 있다. 친구 혹은 가족들과 여러 지역과 테마를 둘러보았다면, 미니북을 가지고 직접 여행을 떠나자. 주말을 깨우는 여행자로서 말이다.

 

“오늘은 어디로 떠나볼까?”

 

 

길 위에 선 순간 우리는 모두 여행자다.

가슴에 ‘여행’이란 두 글자를 새겨 넣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보자.

 

눈길 닿는 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오른다.

설렘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 프롤로그 중

귀여운 여우가 전하는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

 

뉴욕에서 타향살이 중인 작가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 미스터팍스(Mr.Fox)라는 매력적인 여우를 주인공 삼아 전하는 그녀 자신의 소소한 생활상. 타지로부터 전해지는 팍스의 일거수일투족은 우리의 오늘과도 고스란히 닮아 있었다. 삶의 흔적을 거울로 비춰 바라보듯이 말이다. 비록 다른 공간과 다른 문화권의 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다는 말처럼 지금 나의 상황들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양새가 퍽 재밌고 귀엽고 흐뭇하다. 앙증맞은 여우로 분장한 우리네 모습이랄까.

 

그래픽디자이너인 저자의 주특기를 한껏 발휘한 흔적들은 책의 곳곳에서 드러난다. 글씨보단 스케치 많이많이. 그리고 다채로운 색깔 듬뿍. 그렇게 그냥 즐겁게 보기에도 충분한 작품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로 이어지는 날의 흐름. 오늘은 마냥 즐겁고 싶은데 그렇지 않은 날. 월요일은 한숨이 나오고, 금요일이 되어서야 한 숨 놓이는 날의 마무리. 보통의 일상이고 주어진 시간이 같은 여느 날들이지만 우리가 느끼는 날의 온도는 제각각이다. 모든 날이 같게 느껴진다면 이 또한 지루하겠지만, 즐겁게 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의 바람이고 기다림이기에 우리는 또 그 어떤 좋은날을 기약하며 지금을 살아간다.

 

우리와 닮아 있는 미스터 팍스의 일상은 어떨까?

 

공감 가는 글과 그림 덕에 웃음부터 나오는 이야기들. 그렇게 킥킥대며 웃고, 미소 지으며 읽다보면 문득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아, 다른 이의 삶 또한 나와 크게 다르지 않구나.”

 

귀여운 여우 팍스 또한 그렇게 비슷한 삶 속에서 자기만의 결을 만들고 있었다. “맞아 맞아”하고 공감하며 보는 삶의 이야기가 참 예쁘고 귀엽게 느껴진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의 과정이 동질감으로 묶이고, 또 긍정으로 매듭지어진다. 숨 가쁜 일상의 연속이지만, 그 안에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있었다. 작은 것에 의미부여하고, 내가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들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

 

때론 자잘한 실수들에 이불킥을 날리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다움이 피어난다. <언니의 독설>의 저자이자 특강으로 유명한 김미경 강사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마음 껏 실수하세요.

태어나서 처음 만나는

삶의 모든 과정들은

누구도 미리 경험한 바 없기에

그저 매일이 연습입니다.

그렇기에 실수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모든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나의 실수와 허점들. 누군가는 그 허점을 허물이라 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틈'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간미가 샘솟는 그런 틈. 빼곡한 건물 아래는 빛이 들지 않는다. 아주 약간의 틈이 있어야 빛이 들고 바람도 분다. 어둡지 않게, 답답하지 않게.

 

그 틈을 통해 우리 숨도 흐른다. 이불킥을 날리는 날의 연속이지만, 그런 흐름 속에서 인간다움이 깃드는 것 아닐까. 조금은 더 유연하고, 조금은 더 여유로워지길.

 

어떻게 보면 그 작은 실천들이 모여 긍정의 나무가 자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휴일에 그저 누워서 책을 보고, 티비도 보고 뭐 거창한 것은 아닐지라도, 하고 싶은 것들 이것저것 하면서 보내는 소소한 풍경. 예쁘고 귀여운 것, 맛있는 것을 먹으며 느끼는 행복감과 포만감. 이런 작은 만족감들 속에서 우리는 또 월요일을 맞이할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닐까. 작지만 찬란하게 말이다.

 

힘들거나 짜증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잠시 멈춰 서서 심호흡 해보자.

봄에 부는 포근하고 따스한 밤바람.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시간.

-P. 171

 

팍스의 말처럼 조용히 불어오는 밤바람을 맞으며, 크게 호흡해보자. 기분 좋은 감정을 실어서 내뱉는 우리의 숨은 잠깐의 쉼과 합쳐져 보다 개운한 오늘을 만들어 줄 것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그것은 멀리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