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표지를 봤을땐 이게 뭔가 하는 느낌이 확 들었다. 별로 읽고 싶지 않은 표지..

그런데 책소개를 보니 사랑이야기란다.. 그러자 왠지모를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다.

표지를 봐서는 우울한 사랑이야기일듯 한데 옮긴이가 행복한 사랑이야기라고 그러니 좀 궁금해졌다고 해야할까?

 

 단순한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책. 이 책속엔 다섯편의 사랑이야기가 실려있었다. 

 첫번째 이야기 <교환 일기 시작했습니다.>는 이제껏 보아온 교환일기 내용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였다. 그 흔한 교환일기라는 소재를 이렇게 색다르게 표현해내다니~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교환일기의 주인공 이즈미하루카의 마지막 작은 변화를 지켜보며 나도 모르게 그녀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비록 소설속 인물이였지만...

 두번째 이야기 <기치조지의 아사히나군>은 좀 흔한 이야기인듯 하다. 그래도 군더더기없이 쭉쭉 이어지는 스토리는와 중간중간의 복선은 나름 괜찮았던거 같다.

 세번째 이야기 <낙서를 둘러싼 모험>은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든 사랑이야기다. 약간의 미스터리가 가미된 작품이라고나 할까? 마지막 사쿠라이와 모리 아키라와의 쿨한 대화(?)가 왠지 더 내맘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잠깐에 난 그에게 푹 빠져버렸다. 그래서일까..그들의 뒷이야기가 너무 너무 궁금해진다.

 네번째 이야기 <삼각형은 허물지않고 둔다>는 풋풋한 고교생들의 삼각관계를 다루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이야기를 예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기에 그렇게 끝을 맺는것이 더 자연스럽고 더 에뻤던것 같다. 잔잔하게 사랑스러웠던 이야기이다.

 다섯번째 이야기 <시끄러운 배>는 좀 독특한 소재로 또 하나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자칭’배울리스트’인 소녀 다카야마, 그녀는 심하게 꼬르륵거리는 배가 콤플렉스이다. 그 콤플렉스 때문에 특히 사랑에 있어 너무 소극적이다. 그런 그녀에게 그녀의 콤플렉스를 사랑해주는 소년이 나타난다. 한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귀여운 이야기이다.

 

 다섯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독특한 소재가 맘에 들었고 흔한 이야기조차 아기자기하고 이쁘게 그려지고 있어 보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만족스런 사랑이야기들이다. 다만. 별 하나를 뺀건...책표지가 맘에 안들어서이다. 좀더 아기자기한 표지였다면 내가 더 일찍 발견하고 읽었을텐데...음..이제야 겨우 만나다니...이건 다 칙칙한 책 표지 탓이다..라고 괜한 투정을 부려본다..우울하거나 기운빠질때 다시 읽고 싶어질 듯하다. 그리고 작가의 다음 사랑이야기도 기대된다..^^*

페이지를 넘기고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다.  '어려운 사건 해결이나 놀랄 만한 반전은 없습니다만, 주인공 이즈쓰헤이시로가 언제나 그렇듯, 번둥번둥 느긋하게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작가의 한마디. 책을 읽기전부터 김이 좀 팍 새는 느낌이랄까..좀 허망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 적극 추천해줘서 읽게 된 추리소설이라 은근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설마 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계속 넘겼다. 첫 에피소드 '밥'을 읽으면서 아..이제 사건이 시작하려나보다 할때쯤 짱구의 옛기억을 바탕으로 사건이 아주 간단하게 해결되어 버리면서 김이 팍 새어버렸다. '이게 뭔가 하는 느낌?' 그러다가 두번째 에피소드로 넘어가면서 '어? 이거 단편모음인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었다. 주인공인줄 알았던 이즈쓰 헤이시로의 활약도 전혀 없었기때문이다. 그리고 이 에피소드 역시 너무 무난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세번째 에피소드 '아이 잡아먹는 귀신'은 꽤 몰입할 수 있었다.  마고하치의 비열함에 치가 떨렸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아오이마님의 계략이 새삼 전설의 고향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마고하치가 당하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다가 다섯번째 에피소드 하루살이로 넘어가며 그제야 앞에서 따로따로 놀고 있던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또다른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또다른 사건이 시작되어진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우리나라 전설의 고향같은 느낌이 강하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랄까?

이야기는 사건이 거창하게 시작할 듯하면서 아주 싱겁게 해결되어진다. 마지막 귀신소동 역시 전설의 고향 느낌을 팍팍 받았다.

 

그리고 특히 자주 '뎃핀나가야 사건'이 언급되었는데 알고봤더니 저자의 전작 '얼간이'란 소설과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사건 하나하나는 '뎃핀나가야 사건'을 몰라도 읽는데 크게 지장은 없으나 인물관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전작을 먼저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자꾸 언급되다 보니 도대체 무슨 일이였는지 궁금해서 그 사건이 언급될때마다 궁금해서 글에 완전히 몰입하기 어려웠다.

 

 등장인물들 역시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못했다. 이즈쓰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 콤비라고 책은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사건은 유미노스케 혼자 다 해결하는 거 같다. 그래서 그나마 13살짜리 미소년에 천재소년이 유미노스케가 눈에 띄지만 13살이란 나이때문인가 너무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두꺼운 소설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건 깔끔하게 끝나는 사건이 일본 만화 명탐정코난을 보는 듯한 느낌이여서 지겹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또한  인물들간의 관계 묘사나 그들이 보여주는 '정'이라는 것에 왠지 포근함이 느껴져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거같다. 그리고 중간중간 흥미진진한 부분도 나름 있었기 때문에 질질끌지않고 읽을 수 있었다.

 

만약 흥미진진한 스토리, 기막힌 반전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그래도 잔잔하게 물흘러 가듯이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인듯 하다.

 

표지부터 흥미로운 앤서니브라운의 Piggybook!

엄마가 온가족을 업고 있잖아요. 남자셋은 웃고 있는데 엄마는 무표정이죠.

엄마가 좀 불쌍해보인다~싶었는데 역시나..엄마는 힘들게 일하는데 아빠랑 아들들은 집안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죠~

아래 그림을 보는 순간...세 남자의 게으름이 확~와닿으면서 너무 공감되는...

그림으로 모든것을 말해주는 앤서니브라운이 세삼 존경스러워집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엄마는 힘든가봐요.. ㅡ.ㅡ;;

 

그래도 엄마가 "You are pigs."란 메모만 달랑 남기고 가면서 세 남자는 엄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죠..^^

그림이 보면 벽날로 위의 사진속에 여인의 모습이 사라지고 없어요- 요 그림으로 엄마의 부재를 보여주지요.

그리고 엄마가 떠난 순간부터 벽지속 꽃도 돼지얼굴로 바뀌고 세 남자 얼굴도 돼지 얼굴로 바뀌죠~

곳곳에 숨은 돼지얼굴을 찾는 재미도 솔솔하답니다.

그리고 원서를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단어속에 숨겨진 의미인거 같아요.

grunt란 단어는 툴툴거리다, 불평하다라는 뜻이지만 <돼지가>꿀꿀거리다 라는 뜻도 있더라구요.

단어 하나로 두개의 의미를 다 표현하는 센스!! 이 외에도 이런 이중적 의미를 가진 단어가 한 두개 더 있죠..^^

앤서니브라운의 책은 내용도 재미있지만 그림속에 숨은 아기자기한 구성들이 그 재미를 한단계 더 높여 주는거 같아요.

다음에 읽을 앤서니브라운의 또다른 작품도 기대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