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빡빡한 육아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맘껏 여유를 즐기고픈 충동이 일곤한다. 하지만 여건상 여행이라는게 마음먹을대로 되지는 않고 책으로나마 이 맘을 톡닥여 보고자 [바다, 섬을 품다]를 읽기 시작했다. [바다, 섬을 품다]는 단순한 여행책자가 아니라 작가의 여행철학이 담긴 에세이같은 책이였다. 그 속에 작가의 바다, 섬, 등대 예찬이 끊이질 않는다.
바다와 섬이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섬은 풍요의 대상이며 안식처이다. 피안의 대상이다. 어족, 해조류 등 해양문화자원과 생활사의 보고이다. 바닷길을 통한 교류의 장이면서 침략의 지름길이다. 역사적,문화적 인물, 신앙과 종교 문화가 공존한다. 파도가 출렁이듯이 섬은 섬사람들의 신명나는 춤과 가락 등 민족 특유의 낙천적, 해학적 정서가 일렁이는 무대이다. -본문중
작가의 말처럼 바다와 섬은 단순한 여름철 한때 즐기는 유흥이 아니였구나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바다에는 해수욕장 말고는 너무 많은 보석들이 숨어있는 곳이였다. 책을 읽다보니 꼭 바다속에서 보물찾기하는 기분이 들정도 였다. 갯벌, 등대, 기암괴석, 야생화, 섬들의 특산품에서 화석까지 섬과 바다 곳곳엔 너무 많은 볼 거리들이 존재했다. 문득 내가 태종대를 놀러갔을때가 생각났다. 그냥 여기가 태종대구나~정도의 감상만 가지고 돌아왔었는데 알고보니 태종대 곳곳에도 숨겨진 볼것이 너무 많이 있었다. 그리고 난 그것들을 다 놓치고 도로만 따라왔음을 깨달았을때 보물찾기에 실패한 아이처럼 안타까운 맘에 속상해졌다.
여행은 한가함을 찾아 떠나는 일이다. 한가함은 철학의 어머니이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스스로 탈출하는 일은 일종의 자기 혁명이다. - 본문중
작가는 여행을 통해 한가함을 찾았는데 난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었던 걸까? 하는 자기 반성도 하게 된다. 나 스스로 여유로움을 잊고 많이 보고 왔다데만 초첨을 맞췄던게 아닐까. 바다도 내가 본 바다는 한낮에 햇빛 쨍쨍비추는 바다 뿐이였는데 작가가 보여준 바다는 너무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보는 바다는 색감부터 달라졌고 계절마다 바다는 또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는데 왜 난 그 많은 것들을 놓쳤을까.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리고 너무 여유를 잃고 살아온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쯤 우선 가까운 바닷가부터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건 작가의 추천지 <대부도>!! 집에서도 가깝고 반나절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다녀올수 있는 거리. 대부도에 도착해 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더불어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칼국수도 잊지 않고 먹고 왔다.
[바다, 섬을 품다]은 단순히 책구경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 바다로 날 이끌어주었다. 그리고 난 그 짧은 바다여행을 통해 오랜만에 한가로움도 즐길 수 있었다.
지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선뜻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분이 계시다면 이 책 [바다, 섬을 품다]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책을 통해 집과 가까운 곳부터 찾아가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