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하면 일본이 떠오른다. 난 일본 추리 소설을 한국 추리 소설의 몇 배로 읽기도 한다. 아직까진 한국 추리 소설보다 일본 추리 소설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이 소설, "궁극의 아이"가 내 고정관념을 확 뒤집어 엎었다. 작년 정유정씨의 작품 "7년의 밤"이 나왔을 때, '한국 추리 소설이 이 정도면 꽤 괜찮은거야.'라고 생각했었다면, "궁극의 아이"는 '한국추리 소설 치곤'이란 어설픈 수식어가 필요없는, 추리 소설 그 자체로써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다! 굳이 비교한다면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와 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아니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보다 더 좋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같다. "제노사이드"는 초반에 약 제조과정이 좀 지루하게 전게 된 것이 약간의 흠이었지만 "궁극의 아이"는 조금의 지루함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책을 잡는 그 순간부터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는 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너무 재미있는 나머지 도중에 책을 덮을 수 없었다. 조금만 읽고 자려 했는데 밤 11시에 읽기 시작한 난 결국 새벽 4시까지 이 책을 붙잡고 완독해버렸다.
미래를 예언한 남자, 신가야. 그가 죽은 지 10년이 지난 뒤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시작한다. 10년 전 죽은 남자가 던져주는 단서들을 가지고 FBI요원 사이먼은 사건을 추적해나가는데....
독특한 설정이 참 인상적인 작품이다. 미래를 예언한 남자. 그 남자는 어떤 무리에 의해 10년전 이미 목숨을 잃었지만, 그가 죽기전 파놓은 함정들로 10년후 그 무리는 죽음과 맞딱드리게 된다. 운명이란 과연 정해진데로 흘러갈 것인가? 신가야가 본 그 긴 세월은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린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이야기 내내 묻게 된다. 과연 운명이란 무엇일까?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쯤 작가는 마지막 메세지를 던져주었다.
"운명은 정말 바꿀 수 없는 건가요? 그렇다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애쓰는 우리는 뭔가요?"
(......)
"운명은 바꿀 수 있어요. 벨몽이 이런 말을 했을 거예요. 운명이란 뽑을 수 없을 만큼 깊숙이 박힌 거대한 뿌리라고. 그 뿌리가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이 바뀌면 뿌리가 바뀌는 거예요. 운명을 바꾸고 싶으면 당신이 바뀌면 돼요."
-본문 中-
"궁극의 아이"는 마지막까지 맘에 드는 소설이었다. 최혁곤의 소설 "B파일"이 거대한 세력에 맞서 싸울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장용민의 소설 "궁극의 아이"는 거대한 세력에 맞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책장을 덮는 순간 속이 시원해진다. 기분이 좋다. "궁극의 아이" 꼭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