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꿈꾸는 일은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민만 한다거나, 혹은 긍정적 최면만 건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 5p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아! 다시 태어나야 겠구나!'하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고, 나에게도 어릴 적부터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점점 꿈을 잃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항상 생각하고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이룰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것만이라도 가지고 있으니 그래도 꿈에 다가가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었다.

작가가 말하는 바로 긍정적 최면. 그것을 일삼고 있던 것이다.

 

사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꿈을 이루는 기술은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하는

일상적인 대화 속에 이미 끝도 없이 나오는 소재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바로 시작하고, 계획하고, 결코 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직장인들은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 끊임없이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이야기 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뜻과 맞는 사람들과 술에 취해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 또한 그 사람 중 하나이지만, 정작 현실적으로 꿈을 이루자. 하며

계획하거나 실천하고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22p

 

 

꿈에 대한 갈망.

어느 누가 그랬던 것 같다.

'난 돈도 필요 없고, 안정적인 직장도 필요 없고, 사랑도 괜찮다.

그냥... 나에게 갈망할 수 있는 꿈을 달라.'

이 글귀에 한동안 멍했던 것 같다. 꿈을 달라.

나에게는 갈망하고 있는 꿈이 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인가?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스스로 한심해졌다.

솔직히 이 책은 초반에는 나 스스로에게 부끄러움과 잘해내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지만,

중반부터는 조금 딱딱한 내용과 플랜을 짜기 위한 도구로만

책 내용이 흘러가서 조금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 다시 태어나야 겠다고 반성하게 만들었으니

또 하나의 멘토 책자가 됐음은 틀림없다.

 

 

학창시절 틱낫한 스님의 '화'를 읽었다. 당시의 나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정체성을 찾지 못해서 이유없는 반항을 일삼던 때였다.

하루에도 수백번씩 화가 났다가, 갈아 앉았다가 했었다.

 

그때 우연히 도서 대여점에서 '화'라는 제목의 책을 골랐고,

화를 다스리는 방법과 내가 화나는 이유를 알게 되어 스스로 자제하게 됐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솔직히 그때 읽었던 그 글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다시 그때로 되돌아간 것처럼

마음이 휘몰아치고, 화가 날때는 주체하지 못해 하루가 엉망이 되는 일이 많았다.

 

주인공 얀은 할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화가 났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할아버지를 이해하지도 못했고,

하고 싶은 일을 지금 당장 할 수 없다는 것에 또 화가 났다.

그때 얀에게 화가 찾아왔다. 화는 얀에게 말했다.

 

'난 항상 네 옆에 있다.'

 

얀은 화와 함께 춤도 추고, 노래를 부르고, 큰 숨을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쉬며

눈 앞에 있는 화가 작아지는 걸 지켜보았다.

본인의 화와 함께 있음으로써 스스로 화를 다스렸던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다시 대화를 통해 본인이 화가 난 이유와

주체할 수 없었던 감정을 다스리면 힘들었던 이야기를 했다.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나 화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다.

얀의 화처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바닥을 쿵쾅거리며 화풀이는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여 스스로 참고 자제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하지만 그 방법이 나한테 딱! 맞는 것같지는 않다.

어느 누가 화가 났을 때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책을 읽거나, 노래를 듣는 것, 잠을 청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그것이 일시적으로는 마음에 안정을 주고 좋은 방법인 듯 하지만,

화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켜켜히 쌓여서

이후에는 본인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커다랗게 부푼다는 것이다.

 

요즘 유난히 고집이 세진 조카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던 이 책은

조카보다 나에게, 어른들에게 필요한 책 같다.

스스로 화를 식히는 일.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님을 우리가 먼저 깨닫고 실천해야 할 것 같다. 

나비의 마지막 파닥거림

 

나비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였던가? 언제부턴가 나비가 사라졌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나비는 기다려도 오지 않게 됐다.

 

주인공 한순지는 고작 열일곱이라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서울로 자신의 앞길을 찾아 떠난 친한 친구 은영과 정애를 시샘하여 서울로 상경하게 된 순지는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하지만 동경했던 것과 달리 서울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고,

공부를 하여 멋있는 커리어우먼이 되는 꿈은 점점 멀어진다.

정애와 은영의 소개로 다니게 된 공업 공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일로 잘리게 되어 좌절한다.

하지만 곧 스스로 봉제공장을 알아보고 새로운 곳에서 자리를 잡게 된다.

 

나방과 달리 나비는 주행성이다. 가끔 야행성인 나비를 볼 수 있지만, 거의 드물다.

애벌레로 번데기로 변태할 때는 나방은 번데기 둘레를 둥근 고치로 보호하는 반면에 나비는

딱딱한 번데기 껍질을 이용한다. 땅 속에서 변태하는 박각시과의 나방은 고치를 만들지 않고

딱딱한 번데기로 몸을 보호한다. 또한 나비는 화려하고 밝은 색의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날아오를 때만 날개를 펼 뿐, 앉아 있을 때는 날개를 접어둔다.

 

털털하고 소소한 성격을 가진 은영이와 자기 멋대로지만 정 많은 정애는 순지를 따라 봉제공장으로 옮기게 된다.

열일곱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스스로 자리할 곳을 찾아다니는 순지는 이제 열일곱이라는

적은 숫자의 인생에서 벗어나 좀 더 성장하게 된다.

 

꿈을 버리지 않고 이제야 조금씩 날기 위해 날개를 팔랑거릴 준비를 하던 순지와 은영, 정애는

다시 한번 날개를 꺾어버리게 된다. 은영이와 정애는 마치 병 속에 보관해두었던

고운 노랑나비의 최후처럼 바스락거리며 부서졌던 것처럼 순식간에 부서져 버린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순지는 정애와 은영이에게 편지를 쓴다.

 

 

             병을 열고 나비를 꺼내려는데, 미처 손길이 닿기도 전에 하얗게 부서진 나비가 먼지처럼 호로록 날았어.

                       지금도 그 노랑바리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투명한 유리병 속에 갇혀 세상을 빤히

                                         내다보면서도 날지 못했던 그 슬픔이 생각나서.

                                        혹시, 그때 그 노랑나비처럼 나도 그럴지도 몰라.

                                     그래서 그 나비처럼 하얀 먼지가 되어 날아갈지도......

 

                                                            - 13p -

 

 

인생에서 아직은 번데기 상태인 열일곱이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유리병 속에 갇혀도 세상을 향해 날개짓을 할 준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밝고, 화려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지만 결국 날아오르지 못하는 나비는 단 한번의 날개짓도 하지 못한다. 

이처럼 은영이와 정애, 순지도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가고자 하는 꿈을 꾸었던

그들의 번데기 삶은 사회로부터, 어른들로부터

갇혀지고, 부서지고, 결국 먼지가 되어 호로록 날아가 버리게 된다.

 

은희경 작가님의 새의 선물과 신경숙 작가님의 외딴방을 떠올리게 했던 이 소설은

가벼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고, 무거우면서도 더욱 무겁게 만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또한 20여년 전에 실제로 일어났었던 사건을 소재로 하였기에

일반 대중소설보다 더 현실적이면서도 이질감을 주었다.

 

이 책으로 하여금 나는 나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리고 내 안을 바라본다.

노랑나비를 찾아본다.

 

부서져 버렸는지, 날아가버렸는지 이미 그 형태는 사라졌지만

먼지가 되어버린 것 같지는 않아 안심이 됐다.

언젠가 내 앞에 노랑나비가 다시 나타나면 그땐 말해주리라.

 

이제부터 다시 날아보자. 함께 파닥거리며 하늘을 향해 날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