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논술’이 대두되면서 엄밀히 논술의 범주에 들지 않는 갖가지 글쓰기 교육이 ’논술’로 둔갑(?)하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을 ’독서논술부’라 이름붙은 특기적성 교육에서 사용하고 있으니 나도 할 말은 없는 셈이다.   ’쓰마’ 시리즈는 독서논술 교재가 아닌 갈래별 글쓰기 교재이기 때문이다.
  
  사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논술수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릴 때부터 비판적인 사고력 위주로 교육을 하기보다는 책을 긍정적으로 읽고 가슴으로 느끼는 정서교육이 더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독서지도를 해야하지만 모둠수업이 아닌 단체수업에서 책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또 독서지도는 반드시 ’글쓰기’를 포함하기 때문에 독서지도와 병행하여 갈래별 글쓰기 교재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쓰마 시리즈는 남다르게 마음에 드는 교재이다.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어린이들로 하여금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먼저 주어진 글을 읽고 익혀야할 초점들을 문제로 제시한다. 그런 다음 글의 일부분 (예를 들면 동시나 생활문)을 완성해 보는 활동을 한다. 그리고 차례차례 질문에 답해가며 얼개를 잡은 후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큼 쉬운 어휘를 사용한 점이 돋보인다. 비유한다는 말 대신 ’빗댄다’로, ’경험한 일’ 보다는 ’겪은 일’로, 오, 엑스(o,x)라는 말대신 ’동그라미’와 ’가위표’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교재를 사용하다보면 어휘선택에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다.

  각 단계는 총 아홉개의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쓰마 2단계 2호를 예를 들면 비교쓰기, 표현쓰기( 동시), 겪은 일 쓰기,  상상쓰기,  육하원칙,  의견쓰기,  요약하여 쓰기, 보고 쓰기, 감상 쓰기이다.  단원별로 단원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학습목표를 제시하여 초점있는 수업을 진행하기에 수월하다. 같은 표현쓰기라도 2단계 3호에서는 내용이 심화된다.

  또 페이지 상단에 tip으로 단원별 필요한 내용을 요약해 놓았는데, 유용한 내용이 참 많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수업할 때 꼭 짚고 넘어가는 편이다. 다만 글쓰기 논술 교재이니만큼 tip이라는 영어보다는 우리말을 살려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쓰마 2단계는 2,3,4학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2학년 대상으로 수업하기에는 내용이 좀 어렵다. 개인차가 심하겠으나 수준이 낮은 3학년 어린이는 2단계 3호 수업에 애를 먹었다. 또 같은 2단계라 하여도 1호와 3호는 난이도에 차이가 있다. 바람이 있다면 교재를 좀 더 세분화해서 더욱 많은 단계와 호수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다. 한가지 더 꼬집자면 2단계 3호같은 경우 아이들이 글을 쓸 수 있는 지면이 무척 적다. 제한된 분량(단원당 4장)으로 한 단원의 내용을 편집하자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주어진 지면만으로 제대로된 글을 기대하기 어렵다. 글쓰기 공책을 따로 써야하는 이유이다.

  수업 차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책의 뒷부분에는 한글과 관련된 유용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2단계 2호를 예로 들면 옛속담 바꾸기, 생각 동화, 사전찾는 방법 등이다.  이런 작은 배려가 쓰마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체계적으로 글쓰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구성된 점,  어린이 중심의 쉬운 어휘 사용, 팁 활용으로 요점 정리를 할 수 있는 점 등이 쓰마 시리즈의 장점이다. 그렇다면 각 단계별 연간수업이 가능하도록 더 많은 쓰마 시리즈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은 독자의 욕심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