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수업이라... 어느새 중년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나이를 살고 있다.

치열한 전투를 치르듯 살아온 젊은 시절을 돌아보면 중년인 지금의 삶이 훨씬 안정적이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든다. 과거는 오늘의 밑거름이고 오늘은 다가올 미래의 토대가 될 것이기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나의 고뇌가 결코 헛되지 않다고 믿는다.

 

페이지가 정말 잘 넘어가는 책이다. 그만큼 쉽게 이해되고 공감이 간다는 의미다.

은퇴 후 노년의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아직 현역인 당신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준비를 갖추어야 할지에 대한 꼼꼼한 리스트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처음엔 약간의 거부감이 없지 않았으나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완전히 공감되기 시작하였다.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과정은 치열할 수밖에 없지만, 일단 은퇴하고 휴식기에 접어들게 되면 기꺼이 모든 초점을 자신에게 맞추고 맘껏 생을 즐기라고 격려한다. 거기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들은 단호히 끊고, 아름답고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아무리 멋진 노년을 보내고 싶어도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되면 모두가 도로묵이란 사실도 상기시킨다. 은퇴 후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아내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노년기의 행복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혹시 배우자가 떠나고 나면 홀로 살아야 할 시간들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등등 직간접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집어준다.

 

우리 부부는 행복한 노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얼마나 멋진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점검해 볼 수 있었다. 물론 별로 준비된것도, 멋진 계획도 세우지 못했기에 좀 답답하긴 했지만... 뭐 이제부터라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여름방학을 이용해 막연히 계획하고 있던 국토순례에 기꺼이 참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반쯤은 흔들리고 있던 마음이 이 책을 읽는동안 확고해졌다. 도전의 기회는 늘 있는게 아니며, 나의 체력이며 조건이 항상 그것들을 허락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멋진 중년을, 아니 멋진 노후설계를 위해 이 책을 읽은것은 정말 행운이라 생각된다. 

중년수업, 위즈덤하우스

 

 

[잘 가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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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엄마> 리뷰어 모집!!

 

응모방법 : 포스트를 스크랩 해주시고, URL 및 읽고 싶은 이유를 남겨주세요. 
모집기간 : 5월 14일 ~5월 20일
발표 : 5월 21일
모집인원 : 3명

 

 

 김주영 등단 만 41년, 마침내 써내려간 그 이름, ‘엄마’

 

‘엄마’만큼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만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부르게 되는, 항상 부르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부르지 못한 것만 같은 그 이름, 엄마. 『잘 가요 엄마』는, 일흔셋, 노년에 접어든 작가 김주영이 등단 41년 만에 처음 부르는 사모곡이자, 그 내밀한 고백이다.

 

철부지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생애에서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 부끄러움을 두지 않았던 말은 오직 엄마 그 한마디뿐이었다. 그 외에 내가 고향을 떠나 터득했다고 자부했었던 사랑, 맹세, 배려, 겸손과 같은 눈부신 형용과 고결한 수사 들은 속임수와 허물을 은폐하기 위한 허세에 불과하였다. 이 소설은 그처럼 진부했었던 어머니에 대한 섬세한 기록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국적으로 분류하면 일본인들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들은 왜 많고 많은 나라중에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것일까? 단순한 여행자이기보다는 뭔가 역사를 확인하고픈 욕구에서 선택하지는 않았을까... 싶다.

 

얼마전 라디오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내용을 듣고 화가 치밀었던 기억이 난다. 일본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표기한 책의 채택률이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일본 아이들은 역사책을 통해서 자신들의 나라와 세계 정세에 대해 배우고 안목을 키워갈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독도가 우리땅이라고 배우는 것같이 일본 아이들은 독도가 다케시마라고 배우며 자란다. 분명 독도는 우리 영토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몇십년을 이어진 독도의 영토분쟁에 대해 확고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하고 세계지도에 명확히 표기되지 않은 채 역사를 알고있는 세대들이 사라지고 나면... 두 나라의 후세대들은 서로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만이 진실이라 싸울 것이다.

 

일본의 이런 처사에 강력히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를 보면 강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독도를 강탈하기 위한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인사들은 그저 밥그릇 싸움에 몰입하느라 해야할 역할에는 태만한,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치 이 책에 나온 한 장면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열리는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차량과 배치된 전경들은 분명 우리나라 사람임에도 그들은 할머니들을 저지하기 위해 아까운 밥과 시간을 축내며 일본대사관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나라의 영토분쟁에서도 이러할진대... 하물며 개인의 일이라 치부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야 말하면 무엇할까. 그들의 가족중 누군가가 위안부로 끌려가 젊음을, 인생은 유린당했다면... 그래도 그토록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역사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할머니들은 일평생 가슴에 멍을 삮이며 살아오셨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자로서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도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한 채 허공으로 흩어지는 절절한 외침을 부르짖는 그분들이 너무도 안타깝다. 그 옛날에 두 나라가 '전쟁에 대한 피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을 뭍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전쟁에 나가 죽으면 유족들이 나라로부터 유족연금을 받는다. 얼마가 됐든 나라가 전사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남겨진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위안부 할머니들 중 많은이들이 돈벌이 명목으로 속임을 당해 전쟁터로 보내졌다고 한다. 꽃다운 청춘을 유린당한 그들은 평생 고통속에 신음하며 죽지 못해 살아왔을 것이다. 아무리 두 나라가 '약속'을 했다해도 우리 정부 인사들이 주체성과 올바른 역사인식이 있다면 피해자들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피지배자로 살아온 세월속에 싹튼 비굴함과 약삭빠른 처세술은 현재에도 여전히 Ing다.

 

도입부가 조금 혼란스러웠다. 뭐야? 하며 몇 페이지를 읽어 나가다보니 '나눔의 집'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등장했다. 봄이라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나눔의 집 할매들의 역사는 사실 일시적이고 감상적인 것일 수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열살 봄이는 할매들과 함께 생활하며 수요집회에도 참여하면서 역사에 눈 떠 간다. 무관심한 정부와 외면하는 일본... 암담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할매들의 희생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짐한다.

 

봄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봄이 자신의 문제 또한 발등의 불이다. 열살 아이가 감당하기엔 가정의 문제가 너무 벅차다. 폭력을 일삼던 알콜 중독 아버지는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하기로 했다.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엄마는 또 얼마나 힘들겠는가. 봄이를 제대로 키우고 케어할 자원이 바닥난 가정에서, 그것도 폭력으로인해 가슴이 멍울진 아이가 살아가야 할 미래가 너무도 불투명하고 암담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상처입은 사람들끼리 서로 도닥이며 위로할 수도 있겠으나... 분명 어려운 일이다.

내가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봄이의 경험과 새롭게 알게 된 세상의 진실과 모순, 그 앞에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서 만족할수도 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봄이라는 아이가 내겐 너무 버거운 또 하나의 주제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수요일의눈물, 바우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