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들으며 “감사가 장난인가?”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365 Thank You]를 읽고 난 뒤, 왜 감사해야 해?, 뭐가 감사해? 라는 질문이 우선인 게 아니라 작은 것에도 감사한 마음의 여유가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 존 크랠릭 판사(이후 존)는 절망적이고도 한계적인 상황을 목전에 두고 트래킹을 하던 중 할아버지의 은화의 교훈을 깨닫는다. 그리고 운명적인 목소리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기까지는 너는 네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하리라”라는 음성을 듣는다. 마음 심연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이자, 절대자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모두, 특히 현재와 같이 전 세계가 경제적인 위기에 처해 있는 경우에 경제적 위기에 당면한 사람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위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이 행하기로 한 프로젝트는 실로 대단해 보인다.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것(시작이 반이라는 측면에서)도 대단해 보이고, 그걸 성취해냈다는 것도 참으로 대단해 보인다.

감사편지를 쓰는 것은 어찌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의 작은 행동하나에 감사한 이유를 찾아 그걸 글로 표현하고, 우표를 붙여 보내는 것까지의 단계를 생각하면 참 수고로운 작업이다. 이미 우리는 핸드폰의 짧은 문자와 SNS등을 통해 쉽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편리한 도구들을 갖추고 있기에 그 과정은 어쩌면 더 대단한 것일 수도 있다.

문명의 이기로 편리함을 더하면 더할수록 오히려 진심은 표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수고로움이 덜어졌기에 더 많은 소식이 오가고, 전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현실은 감사나 위로 등의 마음을 전하는 텍스트가 아닌 사사로운 이야기들만 주고받게 되니 말이다 - 어쩌면 나의 경우에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몇 가지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도전을 준다. 존과 같이 우선은 감사한 이유들을 엑셀로 만들어 보고,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감사함을 표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감사의 카드(시기도 적절하게 성탄절 전이다)라도 전해야겠다. 우선은 부족한 임신 9개월의 게으른 아내를 진득하게 참아주고 도와주는 남편부터 말이다.

내게도 존과 같은 환상적인 경험이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도 감사를 표해야 하는 이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내게 준 고마운 책이다.

「잡동사니 증후군」이 책 제목을 보았을 때, “이건 정말 완벽하게 나를 위한 책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숨을 고르고 사무실 내 자리를 돌아보면, 휴~하고 한숨이 쉬어진다. 밀려드는 업무, 해도 해도 끝이 안 나는 반복적인 업무, 그리고 그 사이사이 어쩜 그리 잘 치고 들어오는 새로운 업무들의 연속으로 나는 서류를 쌓고, 쌓고 또 쌓는다.

그러면서 집을 생각하면 한숨의 강도는 더 강해진다. 비단 나뿐일까? 하긴 그렇다면 이 책이 세상에 노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잡동사니를 쌓아두고 사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패배자 혹은 낙오자라고 낙인찍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깔끔하면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다고 말하며 어깨를 도닥인다. 잡동사니 증후군 환자(?)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장점들도 열거하며 마음을 안정시킨다. 하지만 그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잡동사니를 정리하게 된다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할 수 있다’, ‘하면 더 좋을 것이다’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마음의 결정을 하였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저자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단계를 밟아가 보자. 별로 조급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하나씩 주변을 정리하고, 정리한 것을 다시 잡동사니로 쌓아가는 습관을 고치기만 한다면, 어느 순간엔가 잡동사니 증후군에서 벗어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의 접근에서 주요한 점은, 잡동사니에서 벗어나는 A-Z가 아니라, 잡동사니 증후군을 사람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니, 가장 밀접한 사무실과 가정의 환경이 그 사람의 내면을 딱 100% 그대로 반영한다고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묘사해 낼 수는 있을 것이다(아, 왜 순간 지금의 내가 절망스러울까?!). 하지만 이 역시도 고칠 수 없는 병이 아니라 차분히 나를 관찰하고 정리해가다보면, 그러면서 더불어 내 주변도 정리하다 보면, 무엇하나 버릴 때마다 ‘이게 나중에 혹시나 필요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필요 없었다면, 그건 그 이후에 찾게 될 확률이 거의 없을테니까.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던 마음을 훌훌 털어냈을 때 한걸음 더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잡동사니를 쌓고 있는 나를 만난다면, “아, 나는 안되는구나”라고 절망할 것이 아니라 다시 그곳을 시작점으로 삼아 천천히 전진하면 되는 것이다. 책을 덮으며 나에게 한마디 던져 본다. “그럼, 슬슬 정리를 해 볼까!” 

 

모든 사람들의 하루는 어쩌면 협상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인식하거나 혹은 그렇지 못하거나 할 수는 있지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나와의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알람을 지금 끄고 바로 일어나야 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 더 누웠다 일어나도 될 것인가?

아이를 키우다 보면 그 작은 생명체와 매 순간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13강. 자녀교육의 비밀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아이들만큼 협상의 달인들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확실히 상대에게 자신의 니즈(needs)를 얻어낼 줄 안다. “엄마, 어제 엄마가 오늘 아침에 코코몽을 보여 준다고 했잖아~”라며 살짝 눈을 흘기는 아이, 이 아이는 이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말하고 있는 몇몇가지 협상의 기술을 이미 가지고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분명한 목표에 집중하고 있으며, 엄마는 적어도 엄마가 한 말은 지킨다는 기준(표준)을 알고 있고, 자기가 눈을 살짝 흘기는 행동이 엄마를 웃게 한다(내 머릿속을 그리고 있는 것)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다소 두꺼운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읽다보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내용이 있다.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몇몇가지 요소들만 살아가는 동안 기억한다면 적어도 협상의 달인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상대의 주장에 휩쓸리거나, 내가 원하는 것을 시도도 못하고 놓쳐버리지는 않을 것 같다.

책에서 자주 반복하고 있는 단어들,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라, 상대의 표준을 활용하고, 프레이밍을 구성하라. 그리고 교환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여 파이를 키우고, 점진적으로 그것을 성취하라.

Part 1에서는 이론적으로 접근하였다고 한다면, Part 2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꾸준히 사례를 제시하여 이것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독자들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사무직이지만 끊임없이 전화를 받고, 독자들을 관리해야하는 업무의 특성상 이 책은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화기 너머이기에 정확히 파악이 되지는 않지만, 전화를 건 사람이 궁금해 하는 것과 필요를 어떻게 충족해서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고 결과를 얻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표준에 대한 사전조사와 더불어 점진적으로 꾸준히 협상을 이뤄가는 것!! 좁게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 조금 확장해서 직장에서와 사회적으로 접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람을 상대를 이용해서가 아니라 서로 윈윈하는 결과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적용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