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 관한 책들을 읽으면서 달라이 라마에 대해 알게 되었고
또한 이 책의 저자인 파드마 삼바바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일전에 읽었던 [티벳 사자의 서]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문장과 함축적인 의미로 씌어져 있는 어휘는 실로 동양학의 표본이
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적 부터 궁금했던 한 가지 궁금점이 이 책을 통해서 풀렸다.
토정비결 내지는 기타 다른 동양의 철학적 문헌에는 직설적이고 이
해하기 쉽게 표현을 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형이상학적으로 표
현을 해서 그 문구를 읽고도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수가 없
어서 왜 이렇게 함축적으로 표현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궁금함을
넘어 짜증까지 났었는데...
이 책에 의하면 마음수련(마음알기 내지는 마음과학)으로 얻은 결
과물(?)은 만질수도, 볼수도, 맡을 수도 없는 무형 무색 무취의 형
태이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단어 내지는 문구로도 표현할수 없
다고 한다.
그래서 동양학을 글로 표현하고자 할때 최고 경지에 달한 그 깊이
를 글로서 표현한다는게 어렵고도 힘든 것이리라.
동양에 사는 우리또한 애매하게 생각하는 것을 물질주의에 물든 서
양사람이 동양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여간어려운게 아닌듯
싶다.
이 책은 말한다.
"(...)그러나 스승들은 언어를 가장 비능률적인 전달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동양에서는 언어 이외의 네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1. 텔레파시나 심령적 감응 현상
2. 무드라(육체의 여러 부위를 사용하는)와 만다라(땅바닥, 종
이, 면포, 판자 등에 그린)같은 심원한 상징이라든가 기하
학적 형상이나 이미지, 살아 있는 짐승과 그것의 조상, 천
체, 주술적으로 그려진 형상 등의 보다 구체적인 상징들
3. 속삭임으로 전해지는 말이나 만트라의 음성, 음악 소리
4. 대게 상직적이고 또 지극히 난해한 전문적, 형이상학적 성
격을 지난 문장
높은 깨달음을 전함에 있어 이들 네 가지 중 첫번째 수단이 가장 고차원적인 것이고 네 번째 수단은 가장 뒤지는 것이다." - p103 -
""마음과 물질 사이에는 원래 차이가 없다. 삶과 죽음의 모든 면에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윤회적으로]이런 차이가 생겨난다." 모든 것은 영원히 "마음도 물질도 아니고, 무한한 지혜도 유한한 지식도, 존재하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것도 아니며, 결국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사상을 전달하기 위해 언어가 사용되고 그를 통해 인간이 스스로 실재를 깨닫게 될 수도 있지만, "인류 최고의 사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며 절대적 진리가 될수 없다."<대승기신론> - p334 -
"지금은 폐용이 된 물질주의에 입각하여 과거에 불활성이라고 믿어졌던 물질이 원자의 전자기적 성징을 통해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은 에너지의 근원임을 서양의 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대승불교의 학자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물질이 마음(의식)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마음(의식)이 물질에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 p335 -
이 책의 저자인 파드마삼바바는 이미 2천년 전에 마음을 일컬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원하지만 알려지지 않으며,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으며, 명료하지만 인식되지 않는다." - p423 -
이 세상은 죽음을 끝으로 그 영혼이 천국 내지는 지옥으로 가서 영
원한 삶을 영위한다는 기독교의 사상에 입각한 서양인은 끝도없고
시작도 없는 윤회계를 설하는 불교학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칼 융이 말했듯이 어차피 이런 책은 세상을 등진 별난 사람들의 별
난 관심으로 통하기에 믿거나 말거나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겠지...
이 책은 더욱이 초기 기독교 사상의 그노시스 학파에 대한 언급이
나오며 현재의 대중적인 기독교 사상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는 구
절이 인상적이다.
실로 공감가는 책이다.
이 책또한 여러번의 정독을 요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