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7. 월요일
독일 거리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
파란색 작업복, 파란색 고무장화, 파란색 사다리, 파란색 물통, 파란색 솔, 파란색 가죽천으로 갈아입고 똑같은 거리(작가와 음악가의 거리)를 청소한다.
청소부 아저씨는 정말 훌륭한 청소부여서 '최고'로 인정 받고 있었다.
자기 직업을 사랑하고, 자기가 맡은 거리와 표지판들을 사랑했다.
우연히 자신이 청소하고 있는 거리의 작곡가, 음악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해야할 일'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종이와 연피을 들어 글루크- 모차르트-바그너-바흐-베토벤-쇼팽-하이든-헨델 이름을 붙여 놓고, 음악회장과 오페라 극장을 찾았다.
레코드판을 사서 음악을 듣고 음악가에 자신이 생기자 작가들의 이름을 썼다.
괴테-그릴파르처-만-바흐만-부슈-브레히트-실러-슈토름-케스트너.
시립도서관에 가서 이 작가들이 쓴 책들을 빌렸다. 아저씨는 도서관의 단골 손님이 되엇다. 아저씨는 이따금 손가락 끝으로 이제는 너무도 소중해진 이름들을 어루만지며, 일하는 동안 자기 자신에게 음악과 문학에 대해 강연을 했다.
사람들은 아저씨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청소부 아저씨는 유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저씨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표지판 청소부로 머물러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
순수한 마음을 지킬 수 있어야만 가능하겠지...
이름이 알려지고, 매스컴에 나온 후 자신의 순수한 열정을 지키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미처 그릇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유명새를 타면 금새 바닥을 드러내고 그릇마저 깨뜨리는 경우를 보게 된다.
아마도 행복한 청소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줄 알았기에...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았기에 영원히 "행복한" 청소부로 남았을 것이다.
7살, 9살 쫄이 짠이가 엄마만큼 감동을 받지 못하는 듯 보여 아쉬웠다.
우리 아이들에게 책은 아직까지 재미있는 책과 그냥 책으로 분류된다.
언제쯤 다른 분류 기준이 생기게 될까?
행복한 청소부가 언제쯤 재미있는 책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글_모나카 페트
1951년 독일 하겐 시에서 태어나, 문학을 전공한 모니카 페트는 현재 작은 시골 마을에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화가와 도시와 바다] 등 잔잔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 작품들로 하멜른 시 아동 문학상과 오일렌슈피겔 아동 문학상을 비롯해 독일의 여러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에 지명되었습니다.
그림_안토니 보라틴스키
추상적인 내용을 훌륭하게 형상화하는 그림들로 오스트리아 아동 및 청소년 문학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상을 수상했다.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화가와 도시와 바다’를 비롯해 깊은 인상을 주는 여러 작품을 발표했다.
행복,
행복한청소부,
꿈,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