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6. 마음이 따뜻한 권정생 선생님과 만나다.

 

책이 주는 기쁨 중 하나는 책 속에서 작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늘 한결같은 이야기를 해주는 작가 중 한 분이 권정생선생님이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낮은 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희망과 꿈을 말한다.

 

한 번은 들어봤던 이야기지만 권정생 선생님을 통해 더욱 따뜻한 이야기로 가슴에 온다.

장애를 가졌지만 남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먼저 갖으며,

따뜻한 마음이 스스로를 일으키고,

삶의 찾는 원동력을 가져다준다.

결국 기본은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상대적으로 보일 때 적게 갖은 자들도 이렇게 돕고 사랑하며, 제 힘으로 살고자 노력하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하고 있니?'

사진 속의 권정생 선생님이 묻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딱한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의 행복한 이야기이다.

"엄마, 참 다행이지요? 길아저씨랑 손아저씨랑 만나서요" 짠이가 묻는다.

"그래, 우리는 길아저씨 손아저씨보다 더욱 건강한 몸을 가졌으니까 더 많은 사람을 도우며 살자!"

 

아이 맘에 "사랑"의 불이 들어오는 게 보인다.

그래서 행복한 날이다.

 

글_권정생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46년에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1969년 [강아지똥]으로 기독교아동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열아홉 살 되던 해에 결핵에 걸려 평생 아픈 몸으로 살면서 이 세상 가장 낮은 곳 이야기들을 동화로 그렸다. 경북 안동 조탑동 빌뱅이 언덕 아래에 조그만 흙집을 짓고, 2007년 5월 돌아가실 때까지 혼자 살았다. 인세는 북녘 어린이들과 가난한 나라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림책 [강아지똥]과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동화[랑랑별 때때롱], 소년소설 [몽실 언니]와 [점득이네],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들을 냈다

장애, 사랑, 희망, 꿈, 유아

2011.11.25. 친구가 책 한 권을 손에 쥐어준다.

 

늘 외톨이였던 이슬이의 친구가 되어준 아이 광모.

키가 크고, 운동도 잘하던 멋진 친구 광모.

재미있고, 친구를 웃겨주는 아이 광모.

이슬이와 많은 추억을 함께 했는데 어느날 교통사고로 하늘나라에 가게 된다.

광모가 죽었다고 하지만 광모가 보이는 이슬이...

여전히 광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교실에 앉아 있는 이슬이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

 

“바람이 자꾸 부네. 바람이 눈을 찔렀어.”
이슬이는 쓰윽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씩씩하게 걸어갔습니다.
‘광모가 사라진다. 사각사각…… 광모가 사라진다. 사각사각……’
바람이 세질 때마다 마법의 주문도 따라 커지고 있었습니다.

책을 선물해준 친구는 서른 일곱의 나이에 책을 읽으며 울었다고 했다.

나도 이 부분에서 죽음을 너무도 가깝게 느꼈다.

친구는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렸겠지.

기억 속에서는 너무도 생생한데, 현실에서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엄마를!!

 

광모는 그웬스트라우스의 [잘 가, 나의 비밀친구]에서 처럼 이슬이에게 새로운 짝이 생기자 보이지 않게 된다.

살아있는 자는 보낸 자를 추억하며 다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얼마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은총이에게 물었었다.

"은총아,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슬펐지?"

"아니요, 우리 엄마가 슬펐구요. 나는 안슬펐어요."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죽음을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못 아이의 어른스러워진 모습이 잠시 비춰진다.

 

글_이향안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0년. MBC 연속극 기획안공모에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습니다. 2001년 SBS TV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지금은 어린이책에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으로는 [엄마가 주는 선물], [행복을 주는 느낌표 동화], [나비길 따라 나불나불], [만화로 보는 지식교과서 우리속담 100], [보글보글 마법의 과학책], [초등 역사 읽기, 천년의 우리역사 신라] 등이 있습니다.

 

그림_오은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기도 하고 큐레이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이나 꿈을 함께 나누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친구, 우정, 죽음, 사랑, 초등

2011. 11. 26. 아이에게 마음껏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짠이와 쫄이에게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아이들은 항상 묻는다.

"엄마, 나 사랑해?" 쫄이는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하루에 도 몇번씩 묻는다.

"엄마는 나는 안사랑하고, 오빠만 사랑하지?" 오빠와 다툴 때면 빠지지 않고 묻는다.

 

언제쯤 알 수 있을까?

잔소리하고, 때로는 꾸중하며 혼내도 언제나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유아보다는 영아를 위한 도서라고 해야 맞겠지만, 좋은 그림책은 어른이 읽어도 행복하게 해준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읽어주기로 했다.

짧은 글을 읽으며 나와 아이들 모두 행복했다.

"사랑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사랑해, 마음 깊은 곳부터~"

"엄마, 나도 엄마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사랑해!"

"고마워"

 

오늘은 다행히 시험, 숙제, 공부 등으로 아이와 다툴일이 없었다.

짠이 쫄이에게 잔소리를 퍼붓고 이 책을 읽었다면 오늘의 이 교감을 마주하지 못했겠지.

오늘은 '100만 번에 한 번 있는 잔소리 없었던 날'로 아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부끄럽겠지만, 남편에게도 읽어줘야지..

 

글_버나뎃 로제티 슈스탁(Bernaette Rossetti-Shustak)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기자와 편집자로 일하며, 1995년에 칼럼으로 뉴욕 언론 협회상을 받았다. 그리고 2006년에 미국 교육용 완구상 금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있다.

 

그림_캐롤라인 제인 처치(Caroline Jayne Church)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20여 년 동안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하면서 어린이책을 만들어 왔으며, '사우스햄튼 상', '오펜하임 상' 등을 수상했다. 그린 책으로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와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아주 특별한 너에게] 등이 있다.

유아, 영아, 사랑,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