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책 한 권을 읽은 듯 사색을 가져다 주는 책

 

작은 소녀가 쿠키를 만들고, 만든 쿠키를 나누어 먹으며 그 안에서 배우는 철학들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쿠키를 소재로 하였고,

화면 가득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동물들이 나와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준다.

 

쫄이도 즐겁게 책 속으로 들어간다.

'한 쪽을 읽으며, 보태어 설명을 해줘야 할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내 마음을 접었다.

그냥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게 해주기로 마음먹고 쫄이와 즐겁게 책을 읽었다.

 

인생을 살며 가르쳐주고 싶은 가치들이 참 많다.

그러나 가르침이 잔소리가 될 때가 더 많아 고민이 되곤 한다.

쿠키를 통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배워야 할 가치를 이야기 속에서 쉽게 배우게 된다.

친구와 함께 쿠키를 만들며 ‘협동’을,

쿠키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인내’를,

쿠키가 맛있게 구워져 나왔을 때 ‘자부심’과 ‘겸손’을,

맨 처음 나온 쿠키를 할머니께 드리며 ‘공경’을

 

짠이에게 [하루 10분 윤리동화]를 선물해서 읽어줬는데...

2~3쪽의 이야기가 한 줄의 이야기로 축약될 수 있음을 감탄하며 읽었다.

 

생각을 풀어내는 것 못지 않게 생각을 축약하는 것 또한 기쁨이다.

표지의 사랑스러운 아이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책.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쫄이가 계속 읽고 싶다고 한다.

 

아무래도 한 권 사줘야하지 않을까?

쫄이가 그 깊이를 알 수 있을 때까지 읽을 수 있도록...

유아동화, 쿠키, 인생, 가치

2011.12.15. 식탁에서 상상을 펼친다.

 

아이들과 밥을 먹으러 갈때면 고민하는 것이 놀이방이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제는 외식을 할 때면

"엄마, 거기 놀이방있어?" 하고 묻는다.

 

처음 가게 되는 곳이라 놀이방이 있을지 고민하며 간 곳.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보통 놀이방에는 미끄럼틀, 볼풀, 자동차, 오락기들이 있는데...

책으로 가득찬 놀이방...

놀이방에서 놀던 쫄이가 책을 들고 온다.

 

'제발, 쫄아 혼자 읽으면 안될까?' 생각했는데...

"엄마, 나 이거 읽고 싶어!"

아직 식사도 마치지 않은 나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그래, 이거 하나만이야."

책을 읽어주며 너무도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편식이 심한 롤라와 재치 넘치는 롤라의 오빠 찰리.

식사 시작부터 콩하고 당근하고 감자하고 버섯하고 스파게티하고 달걀하고 소시지는 싫다고 하고, 토마토는 절대로 먹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롤라에게 찰리는 재치있는 대답을 한다.

당근은 <오렌지뽕가지뽕>이라고 하고, 으깬 감자는 <구름보푸라기>입니다. 콩요리는 <초록방울>이고 생선튀김은 바다 인어들이 먹는 <바다얌냠이>입니다.

오빠 찰리의 설명에 '먹어볼까?' 생각하며 하나씩 먹는 롤라.

 

갑자기 쫄이가 내가 먹고 있던 밥상을 보며 묻는다.

호박을 가리키며 "엄마, 이건 뭐야?"

"음, 호박"

"아니, 찰리 오빠처럼 대답해줘야지."

"어? 초록 동동이"

이제야 만족스러워하는 쫄이...

그 후에도 채소들을 가리키며 나에게 작명을 강요한다.

 

그래도 채소를 잘 안먹는 쫄이가

"오렌지주룩주룩 먹을래?"하며 당근채 볶음을 건내니 한 잎 먹어준다.

 

역시... 아이들은 좋은 책을 닮아간다.

 

내일 아침 메뉴는 어떻게 작명을 해야할지 고민이 되지만, 아이와 함께 식탁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편식, 토마토, 유아동화, 식사지도,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