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이용하면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즐겁게 배울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웃음을 주는 유머가 있으면 제자들에게 즐거운 배움을 줄 수가 있기 때문에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웃음을 능통하게 사용하여 어렵고도 어렵다는 불교의 진리를 알기 쉽게 설법하여 수많은 중생들을 구제하였다는 사실만을 두고볼 때 부처가 이러한 좋은 선생님의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처의 교수법은 배워서 익히면 지식과 지혜를 쌓는 과정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것을 모두들에게 전할 수 있는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당장에 배우면 될 것인데 그렇지 않은 현실을 보면 이 유머란 것도 우리가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그런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불교에선 죄악으로 간주하는 시간낭비만 만드는 단순한 쾌락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부처의 유머는 품격이 있고 도움이 있고 가르침이 있다고 한다. 어려운 불교의 교리만큼이나 가르침의 가장 강력한 도구인 유머를 구사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어려운 일임이 느끼게 된다. 부처의 수준과는 한없이 차이가 나겠지만 웃음을 주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가르침을 고민하다 보면 즐겁고 기분좋게 배우고 가르치는 기회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이 좋은 유머를 가진 부처도 제자들의 수준에 맞추어 설법을 했다고 하는 사실도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임을 느끼게 되었다. 가르침에 효과적인 유머와 같은 방법들보다 더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이 배우는 사람의 수준을 알고 그기에 맞는 수준별 교육을 준비하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할 일임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고매한 사상을 가진 부처의 발부리 근처에라도 도달하기 위하여서는 무상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한 깨우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생멸의 반복"이라는 상태가 무상이라고 한다. 이해가 되는듯 하면서도 종래는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인 것 같다. 항상 변하기 때문에 영원이라는 것은 없는데도 일시적인 것을 영원한 것인양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없는 영원을 믿기 때문에 집착이라는 커다란 잘못속으로 빠지게 되고 이 집착으로 인하여 고민과 괴로움이 사람들에게 찾아든다고 한다. 당연히 집착을 버리면 괴로움, 고민, 화, 공격, 침울함 등의 존재이유가 없기 때문에 맑고 밝은 인생 즉 느긋하게 관조할 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된다. 무상과 집착이 가장 중요한 화두인 것 같다. 특히 무상의 경지를 몸과 마음에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아침에 무상의 오묘한 진리를 깨우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모든 일에 무상의 원리를 의식적으로 적용해 나갈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진리의 깨우침을 일부나마 얻을 수 있고 당연한 부산물로 쓸데없는 걱정들의 괴로움의 늪에서 허우적거림을 많이 줄여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야생화라면 어릴 때 뛰어놀던 들판에서 많이 보았던 것들이고 농작물에 해가 되는 잡초나 다름없는 지천에 깔려있는 하찮은 것들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식용이나 약용으로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있다는 정도로만 알고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씨앗을 만들고 그것을 널리 퍼뜨릴 목적으로 꽃잎모양을 생김새, 촉감, 심지어는 향기까지도 암벌의 모습과 아주 비슷하게 만든 난초나, 꽃잎이 없는 아주 작은 꽃들뿐이어서 곤충들의 눈에 띄지 못하는 부족함을 채우고자 잎이 꽃처럼 희게 변한 삼백초를 보고나서 야생화는 하찮은 것이 아니라 이것들도 자신의 삶의 진화에 최선은 다하는 생명체로서 그 자체로 귀중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책에는 3월부터 시작하여 2월까지 각각의 제철에 피어나는 야생화를 다루고 있다. 이렇게 예쁜 것들이 우리들 주위에 있었왔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해준다. 대부분이 모르고 관심도 없이 지나친 것들이지만 이제는 야생화를 만나게 된다면 바로바로 확인해 보고싶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달의 페이지를 펼쳐서 바로 찾아서 그 꽃의 요모조모를 배울 수 있게 되어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야생화라는 제목처럼 꽃들만을 위주로 사진이 들어 있어 줄기와 잎등의 전체적인 사진이 없어 이것만으로는 야생화를 생생하게 익힐 수 없는 점을 들고싶다.

어릴 때부터 많이 보고 반지도 만들고 했던 토끼풀이 우리의 자생식물이 아니라고 한다. 본래의 고향이 우리 땅이 아니지만 이땅에 들어와 스스로 씨를 퍼뜨리며 살아가는 완전하게 정착한 식물인 귀화식물이란다. 이러한 귀화식물이 300종 가까이 된다고 한다. 귀화식물은 대부분 많은 빛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숲이나 보존이 잘 된 자연에 들어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그것의 양에 따라 자연성의 손상정도, 도시화지수를 측정할 수 있으니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식물도 있지만 이제는 함께 살아가야 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므로 유익하게 활용하거나 관리하는등 알맞은 조처를 해야한다는 주장에 많은 공감이 간다.

남보라색이나 연보라색의 예쁜 꽃을 피우는 자주닭개비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꽃색이 변하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 주변에는 이꽃이 많이 심어져 있다고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들녘에 하찮은 잡초라고 치부하고 넘어가는 관심밖의 꽃들이 이렇게 우리에게 이로움을 가져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도 야생화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함이 분명해지는 것 같다. 보호하기 위하여 울타리를 치고 망으로 덮기까지 했는데도 그것마저도 캐어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희귀하고 값비싼 것들이 사람들의 손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제는 이러한 무지와 욕심에서 우리가 살아가야할 동반자이자 울타리인 야생화를 우리 자신이 허무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병장수가 모든 사람들의 꿈일 것이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걸로 보아서 장수는 이루었는데 무병의 꿈은 이루지 못한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그런데 선재스님은 음식으로 무병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것 같다. 간경화로 1년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사람이지만 자연식을 통해 간 기능을 개선하고 항체를 만든다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에 식단을 바꾸고 식습관을 바꾸어서 1/1000이 않되는 항체생성 확률을 이겨내고 1년만에 기적을 만들어 17년동안 그 상태에서 악화시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 식단이 사찰음식인 것이다. 물론 100% 이 사실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성인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몸으로서는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이다.

이 사찰음식에 관한 불교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질병에 좋은 재료들의 이야기도 함께 하면서 조리법을 배울 수 있다. 사찰음식은 청정, 유연, 여법의 삼덕을 갖춘 음식이라고 한다. 재료, 조리과정, 먹는 사람의 마음에 청정이 있고, 먹을 사람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만드는 유연이 있고, 음식의 재료를 구하는 것에서부터 재료준비와 조리, 그리고 먹는 등의 전과정에 걸쳐서 여법 즉 법다움이 있는 음식인 것이다. 이렇게 정성과 예의를 갖춘 음식을 먹으면 우리에 몸에 나쁘게 될리가 없을 것이다.

만성 간염과 간경화에 좋은 엄나무순, 고혈압과 급만성 간염에 좋은 미나리, 당뇨병과 종기에 좋은 쇠비름, 중금속해독에 좋은 도토리, 폐병과 야뇨증 요실금에 좋은 은행, 성인병예방의 무채두부, 위장과 신장에 좋은 양배추, 염증과 변비에 좋은 가지, 변비에 좋은 우엉, 부인병과 간질환에 좋은 쑥, 머리에 좋은 호두, 다이어트에 좋은 팥, 심장병에 좋은 연근, 면역력증강의 연잎, 아토피에 좋은 된장, 비만 당뇨 암환자에게 좋은 단호박,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표고버섯 등등 22가지의 요리 레시피가 들어 있다. 그리고 장담그기와 김치담그기도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병을 앓고나서 그런지 나의 병에 관련된 음식이 눈에 더 들어오고 꼭 요리해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의 오신채를 금하는 불교이기 때문에 당연히 들어가지 않는 것이 사찰음식이지만 이 오신채와 화학조미료를 기본양념으로 입맛에 배인 우리들에게도 맞지않을 염려는 없는 것 같다. 천연조미료와 함께 우리의 전통 장과 김치가 있기 때문에 맛에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육식이 금지된 사찰음식을 드시는 스님들의 수명이 더 길고, 사찰음식만으로 모든 병을 치료했다는 사실의 주장에는 다소 의구심도 있지만 영양과다에다 운동부족으로 성인병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들이 식단을 바꾸고 식습관을 바꾸면 훨씬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