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

서양 철학은 고대, 중세, 근대를 거쳐 격동의 시기가 아닌적이 없었겠지만 현대에 오면서 사회가 급변하고

다양한 계층이 생겨나면서 이론, 주의, 학파도 많고 철학자들의 비판도 더 거세지는 거 같아요

어느 한 사상이나 가치가 항상 진리가 되고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여러 철학자 사상가들의 입장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고찰하고 비판한 내용을 접하는 것은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존재의 이유, 가치, 삶의 본질에 보다 깊이 있게 다가가고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한 방편이 될거라는 생각에 가까이 하려고 하는데요

그러나 이런 류의 내용은 실생활에서 잘 사용 안하는 용어가 많이 나오고 몹시 난해해 보이기에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철학자, 철학자의 사상에 대힌 연구한 분들의 해설을 찾게 되는데요

 

그 일환으로 나카마사 마사키의 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데리다의 철학 사상의 깊은 의미를 탐독하고 싶은데 좀 어렵거든요

그런데 나카마사 마사키의 데리다에 천착하여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해설해주기에 십분 이해하고

삶에 또 하나의 사유의 길을 열어 갈수 있으리란 기대가 되는데요 해설도 쉽지 만은 않네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트라크의 시,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키르케고르,파토츠카...실존주의,현상학...

많은 철학자와 사상, 작품이 인용되는데요 크게는 데리다가 하이데거의 사상에 대해 논의하고

비판한 저서 정신에 대해서로 하이데거가 정신을 보는 견해를 집중 분석하고

그리고 죽음을 주다에서는 아브라함의 이삭 봉헌을 들어 절대적 책임에 대한 논의와 비판이네요

 

데리다가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를 요약 정리해 놓은 걸 상기하며 봐야지 안 그러면

요지를 벗어나게 되고 언어학 강의 시간이 돼 버리네요

데리다는 하이데거가 유럽의 문명을 떠받혀 온 ‘정신’이라는 말을 피해 왔다는 것에 주목하고,

하이데거가 나치 정권하에서 프라이부르크 대학 총장에 취임하며 한 ‘총장 취임 강연’에서 ‘정신’이라는 말을 사용한

사실을 조명한다. 유대-기독교의 ‘정신’과 하이데거의 ‘정신’ 사이를 어원적으로, 철학적으로 독해한 끝에,

하이데거가 아무리 서구 철학의 ‘정신’에서 벗어나고자 해도 유대-기독교의 속박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음을 드러낸다.

책임의 주체’가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플라톤주의와 기독교에 의한

오르기아적인(원초적인) 신비의 이중적 억압과 결부시켜 논한다.

이에 덧붙여 키르케고르, 하이데거를 경유해 ‘책임’과 ‘타자’의 관계, 더 나아가 이 두 가지가 죽음과 맺는 관계를 검토하며

유대-기독교에 의해 뒷받침된 ‘책임’, ‘정의’를 비판한다.

 

하이데거가 정신을 논할때 헤겔의 정신론을 인용해서 하듯 데리다도 파토츠가등

다른 철학자의 주장 글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길 하는 게 많아요

데리다가 언어체계-파롤(입으로 내뱉은 말)과 에크리튀르(글로 쓰는 말)-에 상당한 수준이었나봅니다

철학들은 다 언어의 천재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신과 혼(212쪽)을 언어학적으로 구별하는 작업만 봐도 그래요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맥락에 따라 해석하면 될텐데 복잡하고 어렵게 보는 능력의 소유자들이에요

하이데거나 데리다 모두 저자가 말장난에 능하다고도 하는 게 괜한 소리가 아니네요

원문 인용글에 대한 전후 문맥에 따른 언어분석과 의미해석을 충실히 해주네요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그리스어, 라틴어...사용한 용어에 대한 어원, 문장성분, 어법, 문법, 발음,

단어의 뜻과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또 뉘앙스, 타 언어와의 비교, 이중적 번역의 차이까지

아주 세세하게 따지며 분석해 주고요 하다못해 인용부호도 중요한 의미를 갖네요

명백한 해석이 대부분이지만 애매한 표현에서는 저자도 모호하다며 나름의 이유를 밝히며 추측을 해주네요

데리다의 비판만 있지 않고 다른 철학자의 비판과 옹호글이 같이 있어서 다양한 시선을 살펴볼수 있네요

 

자크 데리다에 대해 형이상학을 비판했다는 정도로 알고 있는 배경지식이나 사전정보는 무지에 가까웠는데요

현상학 비판, 문화인류학 비판등 비판을 많이도 했네요 나카마사 마사키의 데리다가 사용한 언어에 대한

박식한 해설로 일방적으로 수용하던 학파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이 되었네요

정신에 대해서와 죽음을 주다를 읽어보지 못했지만 다룬 주제인 정신과 책임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해보았어요

나지 정권하의 정신, 유대-기독교의 정신, 기타 다른 저항 정신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선명해지고

책임을 논의할때 아브라함이 신의 뜻에 따라 이삭을 번제들인 소재를 의심없는 믿음으로만 보다가

신적 존재의 능력, 종교의 위험성등 생각지 못했던 부분으로 시각을 넓혀 줬네요

단어들의 미묘한 개념을 아는 것을 넘어 혼란스런 사회에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사느냐의 문제까지

깊이 생각해보게 하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일원으로 사고방식의 전환이나 사상이 발전하는데

이런 철학자들의 논의와 비판이 지대함을 다시 보네요

 

 

382.그렇지 하지 않는 편이

천일문 완성

천일문 기본 교재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같은 시리즈 중 완성 편도 함께하게 되었어요

기본 편과 전체적인 구성은 비슷하지만, 단원 면에서 차이가 좀 있네요

맨 첫머리에 ‘조감편’을 두어 구문 격파의 기본기를 쌓을 수 있도록 했어요

구문 학습의 큰 그림에 해당하는 문장의 기본 구조, 명사 후치 수식어, 준동사 등을 확인 학습하여

앞으로 독해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도록 해줘요

본격적인 구문 독해로 들어가면, 문장의 기본 틀에 살을 덧붙여 나가는 단원이 주를 이뤄요

현실에서의 활용도도 높고 시험에서 고난도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내용이 많아요

기본과 완성 중간 단계에 있는 천일문 핵심 교재를 건너뛰어서 그런지,

문장의 길이가 눈에 띠게 길어졌다는게 확 와닿네요

이렇게 긴 문장을 보면 지레 겁을 먹기 십상이지만, 천일문과 함께 공부하며

확실히 전수받은 ‘끊어읽기’ 내공을 사용하니 서너 줄짜리 긴 문장이 짧은 문장의 집합으로 변신해요

끊어읽으면서 해석하니까 문장 간 인과관계를 파악하기도 쉽고,

해석할 때도 호흡을 고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져서 덜 힘들어요

‘완성’편은 길이에서 뿐만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가 되었는데요,

기본 편에서는 명언이나 일상에서 쓸 법한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 반면,

완성 편에서는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거나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등의 비문학 문장 출현빈도가 높아졌어요

단어도 어려워졌구요 하지만 여전히 주옥같은 문장이 많아 절로 학습 동기부여가 됩니다

‘from Sentence to Paragraph’ 코너가 있어서 지문 형태의 실전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