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자주하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끼고산다"고

 한동안 나는 이 책을 끼고 살았다.  큰 책을 들고 들고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마다 펼쳐보았다. 누군가는 아주 두꺼운 책인줄 알았으리라, 어떤 누군가는 글자가 많은 책인줄 알았으리라.

하지만 이 책은 글자보다도 그림, 즉 인물이 아주 많이 나온다. 그리고 12장에 불과하다.

 윌리라는 주인공 캐릭터와 그의 친구들을 잘 못찾게하기 위해서 많은 인물들을 그려내야했기 때문이다. '윌리를 찾아라 ' 시리즈 중에서 이번 책은 고급판이라서 사람들이 참 많이 나온다. 그 속에서 윌리와 친구들, 게다가 물건들까지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한번 찾았다싶으면 계속 그 찾은 것만 눈에 들어오기만하고..

 할리우드 영화촬영장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무성영화, 뮤지컬, 삼총사, 트로이의 목마까지 12가지의 씬으로 보여준다. 저자인 마틴 핸드포드는 어떤 두페이지를 그리는데 8주가 걸렸다고 할 만큼 그림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을 계속 보면 알수 있듯이 한 인물 한 인물이 표정과 행동이 단순하지가 않다. 아주 유머스럽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영화 씬에서는 배우가 스탭에게 총을 겨누기도 하고 우주인의 모자를 어항으로 사용하는 사람이있는가 하면, 40인의 도적이야기에선 저자의 말대로 도적이 40명이 아니라 4000명이 아니나며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저자가 찾으라고 했던 캐릭터들(저자는 윌리추적대라고 표현함) - 윌리를 포함한 윌리 여자친구인 웬다, 마법사, 오드로, 개 등-을 다 찾고나면 책을 덮어버리고 말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다시 보면 찾았던 캐릭터들이 어디 있었는지 기억이 안나 다시 찾게 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보여줬더니, 그렇게도 떠들던 녀석들이 조용하게 집중해서 책을 보고 있었다. 재밌는 장면들을 보면서 끼리끼리 깔깔 거리기도 하고 그 장면들을 보면서 상상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했다.   

  '윌리 추적대를 찾기 위한 목록'이 책 제일 뒷편에 나와있는데 그것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가 앞서 말한 것처럼 책을 계속 끼고 살게 만든 것이 바로 그것이다. 더 많은 윌리를 찾고 싶어서 도서관을 찾아 윌리를 찾아라 시리즈물들을 빌려봤는데 모두들 찾은 인물들에 동그라미를 쳐놔서 많이 아쉬웠다. 이번 책도 주위사람들이 찾은 것에 동그라미를 치자고 유혹했으나 나 말고 다른 이들의 재미와 흥미를 빼앗을수 없다고 말렸다. 그래서 지금도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에서 헤어나오고 있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누군가를 멘토로 정해놓고 그 사람에게서 삶을 배우고 가치관을 형성해 나가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바로 성경의 예수님을 그 멘토로 선택했다. '2000년 기업을 창조한 예수의 경영비결'이라는 작은글씨의 제목이 눈에 띈다. 도대체 예수는 어떤 '기업'을 창조했을까?

처음 몇장은 창조경영이라든지 효율성, 가치창조와 같은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로 시작해서 조금은 어려운듯한 면이 있었으나 제10장을 넘어가면서 저자들이 말하고 싶은 '리더'의 자질들을 예수님의 예를 통해서 전개하고 있다.

 저자들이 우선 예수님을 '리더'로 인정한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 리더인 예수님의 무엇을 본받아야 기업(?)을 잘 경영할수 있겠는가이다.  몇가지 요약해보면,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긴것과 같이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가 되어야한다. 또한 제자들을 2인1조로 선교현장에 파송한 것처럼 직원들을 팀으로 일하게 해야한다. 게다가 질문을 하고 경청하며 명상과 기도로 영혼의 에너지를 만들라고 한다.

 계속해서 읽으면서 이 저자들이 성경 속의 예수님을 억지로 끌어낸듯한 인상을 받았다. 성경에는 성경의 충분성이라는게 있다. 즉, 성경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모든 세상의 학문을 다 포용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계시로서 창조의 영역이 충분하다는 뜻이며 일반계시로서의 우리가 접하는 정치학이나 심리학등 세상속의 학문은 함께 공부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저자들은 성경의 충분성을 역이용하여 극단적 충분성을 내세우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예수님을 세계선교의 목표를 둔 사람으로만 묘사하고 있어서 좀 아쉬었다. 제목처럼 2000년을 경영한 기업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몇몇 성인중 한명으로만 예수님을 인정한 것이 조금 섭섭하기는 하지만 예수님을 멘토로 삼아서 믿지 않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예수님을 소개하고 있는 것에서 감사를 드릴수 밖에 없다. 저자의 앞선 책[최고의 마케터, 예수]의 부록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저자는 책의 가장 끝부분에 앞선책의 일독을 권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그저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이긴 하지만 진정한 리더가 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비록 직원으로 있어도 리더가 될수 있음도 이야기 했더라면 더 풍성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스리는 자나 따르는 자나 모두가 리더가 될수 있고 따르는 자가 있어야만 리더가 진짜 리더가 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따르는자가 없다면 독불장군에 불과하므로..

 

왜 '예스'인가?

책을 다 읽을때까지 몰랐다. 하지만 표지를 보는 순간 알게 되었다. 'Young Easy Speed'의 첫 알파벳만 따면 'yes'가 된다. 즉 젊고, 쉽고, 빠르게, 성경을 알수 있다는 뜻이었다. 성경의 전체적인 맥락을 만화라는 매개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 셈이다.

 이 책을 추천한 이들은 신세대들과 교회의 필요에 부응하고 있다거나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칭찬을 하고 있었다. 추천서를 제일 마지막에 있는 나로서는 책을 다읽고 그들의 글을 읽었을때 공감할 수 없었다.

 첫째로 내게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지 않았다.

 인물을 묘사함에 있어서 독특성이나 그 인물만의 강조점이 없어서 그림만 보고서는 잘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나는 성경의 내용을 알고 있지만 처음 접해보는 이들로서는 캐릭터를 통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굳이 저자의 변명을 내가 해본다면, 인물묘사를 자세하게 하여서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인물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할까봐 두려워서 그랬다고 할 것이다.

 두번째로,  방대한 성경의 내용을 만화로써 한권에 담으려고 하다보니 대사보다는 문장형식의 설명이 제법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인물들의 대사도 성경의 딱딱한  문어체 문장을 그대로 옮긴것들이 더 많아서 초심자들이나 신세대들이 이해하기엔 좀 부족한 듯 싶다.

  성경의 내용을 곡해하지 않으려고 하고 많은 내용을 가급적 성경의 모든 내용을 담기원했다는 저자의 의도로 생각해두련다.

 세번째로 용어문제이다. 성경에서 나온 용어와 만화에서 나온 용어가 다르다는 것이다. 사울이 바울되기전 '다메섹'으로 가는 내용을 묘사할때 '다메섹'을 '다마스커스'라고 표현한 것이 그 한 예다. 물론 그렇게 표현한 것이 이해하기는 쉬울지 모르나 성경을 비교하려할때는 성경을 잘 모르는 독자들이 헤멜수 있다.

 이렇게 이 책을 난도질하면, 이 책을 힘겹게 만들었던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의 개인적 소견이 그렇다는 것을 밝혀두는 바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성경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헷갈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이나마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이들에게 성경의 전체적 맥락을 종합적으로 추렴할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든다.

 약간의 저자의 상상력과 속도감있고 생동감 있는 터치의 그림은 인정하는 바이다. 비록 이 책을 요즘 하는 말로 좀 씹었지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좋게 사용되길 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