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면 한 여인이 원 안에 누워있다. 젊어 보이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을 듯한 얼굴을 하고서 말이다. 그 여인은 바로 책속의 주인공인 '아에메르'이고 원은 주인공이 찾아내려하는 제로(영)이다. 프랑스 고고학자 아에메르라는 여자는 2차 세계대전 때 이라크 늪지대에서 발밑의 뭔가를 주우려다가 몸을 숙인다. 미군의 폭격을 받고 있었지만 그 덕으로 살아남고 오베이드라는 현지인 남자가 목숨을 구해주고 둘은 여러 세기를 거쳐 사랑에 빠지고 숫자 0(제로)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여섯 개의 소제목으로 나뉘어져있는데 첫번째와 마지막은 현재(2003년)이고 나머지는 5천년전, 4천년전, 2천5백년전, 1천2백년전의 과거 역사속 이야기다. 여자주인공은 직업은 다르지만 여전히 아르메르로 나오고 사랑에 빠지는 오베이드와 같은 인물은 다른이름과 다른 직업으로 나온다.

 5천년의 역사 동안 주인공들은 온갖 역경을 겪으며 숫자 0을 찾아낸다. 숫자 아홉개로서는 뭔가 부족했던것, '분리하는 것'을 뜻하고 부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말이다. 바로 '부재를 존재로 간주하는 영을 찾아낸다.

 저자는 인물들의 대사 속에서 제로의 특성을 표현해 주고 있다. 앞서 말했던 '부재를 존재로 간주한다.', '가장 작으면서도 작지 않은 수' . '빈자리인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양','공백을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제로의 특성이자 정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가장 긴 수가 가장 큰수가 되는 수의 원리까지 설명해 줄수 있다.

 수학 소설이라기엔 어쩌면 조금은 어렵다.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하는 사랑이야기가 있어서 애정소설같기도 하고 인도 등의 역사 속에서의 소재를 다루기도 하고 성경속이야기를 다루기도 해서 역사소설 같기도 하다. 저자인 드니게즈는 자신의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소설로 표현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는 수학자이자 역사학자이며 소설가이면서도 과학사 교수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표지에 수학소설이라고 홍보해놓았으나 수학소설이라는 표현보다 차라리 수학과 사랑, 역사와 소설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홍보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숫자 0이라는 것을 어떤 한 인물이 주인공에서 그저 말로서 가르쳐 주는 것으로 쉽게 찾아내는 것 같아 아쉽다. 사실상 주인공인 아에메르가 제로를 찾는게 아니라 그의 연인들이 찾아내고 공부하는 것만같다. 그녀는 그저 그 연인이나 다른 이들이 말해주는 것만 듣고 옮기는 소극적인 여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별 의미 없이 생각했던 0이라는 숫자가 많은 이들의 노력과 시행착오 속에서 만들어 졌을거라는 생각에 숙연해지기도한다.

아내와 남편이 침상에서 손을 맞잡고 기도하고 있는 표지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솔직히 그 부부의 모습이 부럽다. 더 정직하게 말하면 그들은 미혼인 내게 염장지르고 있는 거다.

 미혼인 내가 감히 '남편'축복침상기도문이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제대로 된 기도를 드리고 싶어서였고, 제대로 된 성도의 삶을 살고 싶어서였다.

 오랫동안 나는 배우자를 위해 기도해왔다. 아니, 기도제목만을 나열해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런 모습에 저런 성품에 요런 가정에.. 좋은 남편의 조건들을 나열했지 내가 좋은 아내의 조건을 갖춘 배우자로서 변화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120가지의 기도문으로 된 이 책을 한 문장 한 기도문 읽으면서 저자가 밝힌대로 내 삶을 위한 기도도 된다는 것이다. 남편을 위해 기도하기 전에 먼저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즉 내가 먼저 좋은 아내의 조건을 갖춘 배우자로 삶을 살면서 남편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한 기도문씩 소리내어서 실제로 기도하는 맘으로  읽었다.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은 남편보다는 내 삶의 모습을 더 그려보게 되었다.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함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 생각에 이때까지 조건들만 기록해왔던 내 모습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어째서 미래의 남편을 위해 기도할 생각을 못했을까? 단지 조건에 맞는 배우자를 달라고 기도했던 내모습에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세세한 부분까지 기도문으로 작성해 놓아서 진짜 내 남편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취미를 위해, 성을 위해, 상상력과 창의력 등 여러가지 능력과 성품을 요하는 기도제목들이 그 예다.  나는 내 미래의 남편을 위해서 실제로 침상에서 잠들기 전에 읽었다.(기도했다.) 그를 만나는 그날까지 함께 기도문대로의 삶으로 서로 변화하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내가 기도하는 그 시간에 그도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저자의 말처럼 남편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시는 것이고 기도의 응답은 우리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임을 기억하고 꾸준히 기도하되 조급함을 가지지 말아야겠다. 날마다의 기도로 그와 내가 아름다운 가정을 예쁘게 이루어 가고 싶은 소망이 있다. 빨리 그를 만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말은 월요일 오전 아홉시면 운동장에서 훈화말씀하시는 교장선생님의 말씀 중 가장 반가운 소리이자 믿지 못하는 소리이다. 끝나겠지하면 다시 '마지막으로'를 또하시기 때문이다. 게다가 따가운 햇살과 개인의 빈혈까지 있으면 픽픽 쓰러지는 학생들도 몇몇 있음을, 학생시절을 겪어온 누구나가 다 안다.

 그런 듣기 싫었던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책으로 본다면?

따분하고 잔소리같아서 펼쳐볼 엄두를 못낼테지. 학생시절이었다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더이상 학생이 아닌, 그 학생시절을 이제는 그리워하는(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조차도) 성인으로서 나는 오히려 인생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 책이 고맙기만 하다.

 이 책은 인내, 노력, 정직이라는 학창시절부터 들어왔던 인간이 지녀야할 개인 인성이야기와  돈, 청렴과 같은 인간관계에서의 인성까지 망라하여 풀어놓고 있는 책이다.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교장을 지낸 저자가 자신의 사회전공을 살려서 역사적인 이야기를 예화를 들어서 각각의 인성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

 제목이 '10대를 위한 마음 산책'이다. 즉 10대가 지녀야 할 필요한 인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대만 읽어야하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책 표지에도 적혀있지만 교사나 학부모가 읽을 필요가 있는 인생지침이라고 나와있다. 교사나 학부모인 성인들이 읽으면 인생을 돌아보고 점검할 수 있게되고 청소년이 읽으면 인성을 쌓고 진짜 인간으로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중복되는 구조가 있는데 예화를 이야기하고 43개의 인성지침들의 용어를 소개하고 원인과 방법들을 이어서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마더테레사 이야기를 소개한 후 헌신의 용어를 말하고 어떻게 헌신할 것인지 지침을 풀어놓고 있다.

 어쩌면 윤리책 같기도해서 읽기에 따분하기도 하겠지만 계속 읽다보면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미리 알고 있던 예화로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활용하기에는 좋은 자료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