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 하나님은 여인을 통해서 일하신다.

이 책은 16명의 성경 속 여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도 어떻게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모두가 신약시대의 인물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우리가 늘 헷갈렸던 여러명의 ‘마리아’가 여기서도 4명이 나오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구분은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 성경 속 인물들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놓고 있어서 소설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간결한 문체로 전개해 나가서 이해하기는 쉬웠다. 문체가 구어체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는 저자가 리더십에 관하여 강의를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좀 아쉬운 것은 16명의 여인들 중 ‘삽비라’가 나오는데 하나님께서 들어쓰시는 여인과는 약간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악한 도구로도 사용하실수도 있으나 전체적인 이 책의 주제와는 통일성이 없어 보이는 것 어쩔 수 없다.

또한 너무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 되어있어서, 실제 성경속의 내용인지, 전해져 내려오는 내용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성경본문을 제시해 주었으면 그 내용이 성경본문 속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나오는지 알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성경에는 여인들의 마음 속 생각이나, 주위사람들과의 관계속 대화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책에서는 마치 성경속에서 나온 것인양 이야기 형식으로 전개하고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성경속 내용이라고 오해 할수도 있다.

물론 독자의 이해를 돕고 은혜를 주기 위했을수도 있는데 그랬다면 좀더 구체적으로 그 여인들의 삶을 통해 적용해 볼수 있는 저자 자신만의 주장이나 글이 더 나왔으면 아는 아쉬움이 있다. 한 명의 여인의 소개가 끝이 날 때마다 'think point'라는 페이지의 질문을 통해서 묵상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지만 전체적인 책의 주제를 드러내기엔 역부족이다.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룸에 있어서도 그 여인의 이야기보다 주변의 이야기가 더 많아서 순간순간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억지로 글의 분량을 늘리기를 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think point'의 질문의 내용에 대한 답변을 저자가 좀더 보충해서 글을 쓴다면 좀더 풍성한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성경의 인물들에 대해서 깊은 연구가 더해져서 더 훌륭한 책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이것이 끝이다. 하지만 내게는 생명의 시작이다.”

죽음을 앞둔 디트리히 본회퍼의 말이다. 자신의 육체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지라도 천국에서는 새롭고 영원한 생명을 얻어 영생할거라는 믿음의 고백이다. 그는 1906년 육체적 생명의 시작으로서 칼과 파울라 본회퍼의 6번째자녀로 출생한다. 자비네라는 쌍둥이 누이와 함께.

8형제 속 대가족이면서도 단란한 가정에서 자란 디트리히 본회퍼는 짧은 40년이 채 되지 못한채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유대인들을 돕고, 히틀러의 암살시도 등에 가담한후 독일 체제에 의해 처형되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을 놓고 그저 역사적 영웅으로만 대우할 수 없는 것이 그의 글과 직업, 삶 속에서 그의 사상과 인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은 사진, 자료, 편지 등을 통해서 본회퍼의 개인적은 삶과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히틀러 나치 체제의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사진부터 본회퍼 개인과 나치체제의 직접적 관련사진까지 망라하고 있어서, 본회퍼의 개인역사뿐 아니라 독일의 정치적 역사배경까지 아울러 알게 되어, 주인공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지인들과 주고 받은 쪽지나 편지를 통해서는 그의 신앙과 정치적 견해가 충분히 표현되고 있는데, “ 내가 이새대의 시련을 국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등을 통해 알 수 있다.특히 체포 후 수감되고 난 후에는 시나, 산문을 많이 쓰게 되었는데, 감옥속에서의 괴로움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잘 묻어나있다. 정치행태를 바라보며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하며,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시는 자신의 모습을 역설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요나’라는 시는 사형될 것을 알고 자신과 요나의 삶을 빗대어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30대에 18세인 약혼자를 얻게 되는데, 요즘 표현을 빌리면 ‘도둑놈’ 소리를 듣겠지만, 일찍 결혼하는 외국의 상황과는 달리 늦게 사랑하게 됨을 볼때, 순수해보이기도 하고, 공부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의 책을 읽어보면 더 그의 사상을 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만간 그의 책을 한번 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디트리히를 ‘문학소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누군가는 ‘저항영웅’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