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부터 제비들이 부산하게 드나들더니 집을 짓기 시작했다.

몇 해 전부터 들락거리는 녀석들이 있어 그때마다 흙 몇번 물어다 집을 짓는듯 하다 돌아가 버리더니...
이번에는 끈기있게 집을 지었다.

내 어릴적 시골집에서 보아 왔던 그 제비집과는 사뭇 다르게 좀 부실해 보이기는 했지만 제법 그럴듯 했다. ^^

아이들과 모여 앉는 저녁 식사 시간에 그 제비녀석들이 이야기꺼리로 몇일째 올라왔다.

딸아이: "엄마 제비가 집을 짓고 나면 알을 낳을까요?"

엄    마: "집을 다 짓고나면 알을 낳겠지~"

딸아이: "그런데 엄마~ 제비는 몇마리가 집을 같이 짓는거야?"

엄    마: "그거야 암수 두마리가 집을 짓겠지~"

딸아이: "어! 이상하다. 쟤네들은 세마리가 같이 짓던데?"

엄    마: "진짜? 그런 경우는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대화가 잠시 중단되는듯 하다 딸아이가 예쁘게 방긋 웃으며 말을 뱉어냈다.



딸아이: "엄마! 제비가 바람이 나서 그런거 같애"

아이의 말을 듣고 아빠도 엄마도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무래도 할머니가 보시는 ’아내의 유혹’이라는 일일드라마를 나란히 앉아 열심히 보더니 그 진가를 발휘한것 같다.

"너 맛 봤냐?"
"어 봤어."
"어땠어?"
"찝찔 했어."
"나도 맛 봤는데. 맛은 좀 없더라"

상처딱지의 맛을 평가하는 중입니다.
둘째아이와 세째아이 모두 상처딱지를 먹어 봤다며 이야기를 내어 놓습니다.
눈물도 먹어보고, 콧물도 먹어 보고, 코피도 먹어 봤고....코딱지도 맛을 봤다는 아이들.
더러운것들을 많이도 먹었다고 타박을 하자.
모두 우리몸에서 나오는 것에다 먼지가 조금 섞인것이니 많이 먹지만 않으면 괜찮다나 뭐라나~ ^^
아이들의 천진 난만함이라고 해야할지
지저분한 습관에 지나지 않다고 경고만을 줘야하는것인지 ......

두 아이가 책을 펼쳐보며 대화를 합니다.
상처딱지 책을 여러차례 읽어 보았는데도 지겹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늘 무릎아래로 상처를 달고사는 아이들이라 관심이 더 많겠지요.
일상적인 일이 책 내용으로 나오니 생소한 단어들과 연결지어 나와도 부담없이 술술 잘 읽어 나갑니다.
혈소판, 적혈구, 백혈구, 세균, 상처, 방어막을 가동하는 상처딱지 등등

자전거를 타다가 팔이 긁혀 상처가 나본적이 있는 막내아이.
뛰어다니다가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깊게 나 본적이 있는 둘째아이.
상처딱지가 떨어져 나갈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도 간지럽다고 강제로 뜯어내고는 피가 줄줄 흐르는 다리를 보면서도 시원해서 좋다며 씩~ 웃는 녀석들.
상처딱지가 떨어지고 나서도 다리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보며 책속의 아이들과 비교를 하기도 하네요.

책 속의 그림들이 대충 쓱쓱 그려놓은것 같으면서도 표현할 건 다한 실속있는 그림이랄까?
적나라한 표현에서는 내 피부가 벗겨지는 듯 아파왔다는.... 

그림과 함께 통째로 확인하면서 글을 읽을 수 있어 이해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적 동화책을 원없이 읽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란 탓인지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라지만 엄마의 눈에도 너무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꼭 어렵게 얘기해야 똑똑한것 아니란 생각.
어렵게 얘기 할 수 도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기쉽게 풀어나간 책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기억은 가물가물
귀찮아서 알고도 그냥 넘어가는 일도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귀차니즘

오늘은 중학생인 큰아이가 체험학습을 하러가는 날이다.
준비해야할 것은 당연히 도시락.
허나~!
장을 보지 않고 씩씩하게 집에 갔다.
아들이 장봐왔냐고 묻는데....미안했다. 하지만 다시 장을 보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침
도식을 싸야하긴 하고 재료는 없고.
주먹밥옆에 단무지 몇개 썰어 옆에 자리잡고 방울토마토 씻어서 넣어주고 나니 허전하긴 하다.
마침 식빵이 있어 대충 미니 샌드위치 만들어 주고~

도시락을 싸고 남은 음식 
작은 아이들에게 먹으라고 줬더니.

막내아이가 한마디 한다.

"엄마~! 어째 주먹밥이 먹을때마다 맛이 더 없어 지는것 같애요."

녀석. 맛없다면서 거의 다 먹어버렸으면서.

나도 누가 해주면 맛있게 잘 먹어 줄 수 있는데. 
엄마 하기 정말 싫은 날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