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작가의 전작인 '내 심장을 쏴라'를 잘 읽었기 때문에 작가의 이름만 보고 골랐던 책이다.
뒷 내용이 궁금하지만, 중간중간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던 '7년의 밤'.
특히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이미지로 새벽에 읽으면서 오싹하기도 했던 소설이었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면 될 수록..
그 이상의 것을 알게 되는게 두려워졌던 내 마음은 승환의 마음과도 같았던 것 같다.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멈출 수도 있었지만 결말이 궁금했던 승환.
그가 현수를 설득했다면, 7년 전 사건으로 인해 서원, 승환 그리고 현수도 덜 고통받았을까?
갑자기 일에 휘말려버렸던 승환은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을 것 같지만,
현수와 서원은 여전히 '살인자'라는 멍에를 안고 살고 있지 않을까..
살인자의 아들, 현수의 마지막 공 서원.
7년 전의 사건으로 세상 밖으로 내몰렸던 아이.
단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떠돌 수 밖에 없었던 현수의 마지막 공.
자신이 처했던 상황에서도 의연했지만 진실을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떨리던 감정이 와닿았다.
자신의 마지막 공을 지키고 싶었던 현수.
전직 야구선수였던 현수의 불행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어릴적 자신의 아버지를 그대로 방치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던 때?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 차에 치였던 때?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쳤을 때?
현수를 보면 참으로 '나비효과'라는 말이 많이 생각났다.
7년 전 사건의 원인 영제.
물론 사건은 여러가지가 맞물려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영제라고 생각한다.
보통 소설에서 범인보다는 피해자에 감정이입을 하게되는데,
사건1 현수의 살인
범인(현수), 피해자(세령, 딸을 잃은 영제)
사건2 영제의 복수
범인(영제), 피해자(서원, 현수, 승환)
'7년의 밤'에서는 사건1에서는 범인에, 사건2에서는 피해자에 감정이입 되었다.
그건 아마 영제가 딸을 사랑해서 복수하려 했던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을 부셨던
현수를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무자비하게 복수하려 했기 때문에
평소 잔악한 성품의 영제의 복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책은 승환이 쓴 소설을 통해 진실을 알게되는 서원과, 마지막을 준비했던 현수와 그를 도운 승환,
그리고 끈질겼던 영제를 주요 인물로 7년 전 사건의 전말을 위주로 전개 되고 있다.
여러개의 사건은 얽히고 얽혀서 하나의 결말을 만들어 내고,
결말로 치달았을 때 서원을 위한 현수의 안배는 얼마나 서원을 아꼈는지 잘 나타나고 있다.
무거운 내용으로 인한 암울한 분위기는 읽는 나에게도 영향을 많이 주었다.
특히, 현수가 정신을 잃고 돌아댕길 때, 그의 뒤를 밟은 영제와 그런 둘을 지켜봤던 승환을
나도 책 안에서 계속 뒤따르다 보니 읽고 나선 좀 지친 듯 하다.
7년의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