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역사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콜럼버스/쿠베르탱/히데요시/고다유]의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특수한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나열하고 있지는 않다. 그들이 처해있던 역사적 상황을 앞으로 배치하고 그들이 원했던 목적,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했는지 나와있다.
1. 나에게 프레젠테이션이란, 정보 전달 수단!
아직은 졸업을 앞둔 학생인지라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프레젠테이션을 한 적은 없다.
학교 다니면서도 과제니까 어쩔 수 없이 했었는데 발표할 때는 두 부류로 나뉘었다.
1) 대본을 보고 말하는 사람
2) 이야기하듯 말하는 사람
나는 1)과 2)의 중간이었는데, 발표 전에 무슨 말을 할지 대본 처럼 쭉 쓴 다음 다 외웠다.
발표 할 때는 외운 대본에 기초하되 중간중간 분위기 보면서 상황에 맞는 말을 곁들였다.
하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은 생각 안 하고 오로지 정보 전달하기에 급급했다.
학교 다니면서 정말 프레젠테이션 잘 한다는 학생은 딱 한명 본 적이 있는데,
내가 1학년 때 마케팅 발표시간이었다. 복수전공으로 이 수업을 듣는 다던 3학년 광고홍보학과의 선배의 발표는 시각적인 요소와 발표력이 합쳐진(몇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멋진 발표였다.
뭐, 그 이후로는 그냥 그런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그 선배의 프레젠테이션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2. 매혹적인 설득 노하우?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네명의 인물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책 소개글에 '매혹적인 설득 노하우!'라고 쓰여있는데, 솔직히 읽으면서 매혹적인 것은 잘 못 느꼈다.
조금 예상하긴 했지만 역시나 뻔한 노하우에 그 당시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서술, 책의 구성 때문 인 듯 싶다.
그들이 처해있는 환경적인 요소(역사적 상황)도 프레젠테이션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안다. 그 부분은 내가 처음에 소개글을 봤을 때는 매력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니, 그 내용이 구구절절 다 써 있어서 그걸 읽다가 흥미가 뚝 떨어져버렸다.(시간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각 섹션의 맨 마지막 페이지만 읽어도 노하우는 다 알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겠지만 짧게짧게 상황은 서술하고 여러 인물들을 책에 포함 시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읽다가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인물의 중요성(누가 발표 하느냐)에 대한 내용이다.
최근 학교에서 5일간 '문서 기획 및 보고력'이라는 강의를 들었다.
마지막날에 자유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는데, 한 학생이 정말 말을 잘했다. 앞에 앉아있던 학생들은 그 발표자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열정적으로 듣던데 나는 들으면서 이런 감정이 느껴졌다.
'말 진짜 잘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을 내게 할 정도의 무언가를 이뤄냈나? 자기가 뭐라도 된 냥..'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이유는 그 학생이 말하는 어투나, 내용이 멘토가 멘티에게 말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누가' 발표하는가도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의 요소라는 점은 지금껏 생각하지 않았던 것(그저 발표하면 돌아가면서, 또는 가장 잘하는 사람이 했었다)이라 이 책에서 신선하다라는 내용을 꼽으라면 이 부분일 듯 싶다.
3. 문서프레젠테이션 : 고다유? 키릴?
다른 인물들과는 다르게 문서 프레젠테이션으로 상대를 설득했던 인물이다. 나머지 세 사람은 들어 본 적이 있지만 이 사람은 생소한 사람이다. 그런데 막바지 부분에서 내가 설렁설렁 읽었던 탓인가?! 고다유보다는 그를 도와줬던 키릴이 이 문서 프레젠테이션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던 걸로 보이는 것은 왜 인가!
오히려 고다유는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치밀하게 문서를 준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해왔던 습관이 장점으로 굳어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고다유보다는 키릴에게 눈이 더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