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골프 소설이었으면 눈길이 안 갔을 테지만

내기 골프, 골프타짜들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 궁금함이 앞선던 책이었다.

 

 

골프지식이 없어도 OK!

읽기 전에.. 이 책은 골프를 어떻게 치느냐, 라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골프 지식이 없이 읽어도 괜찮다.

물론 용어를 좀 알고, 필드에 나가서 직접 쳐본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골프타짜

골프타짜라는 말은 이 책을 접하고 처음 들었다.

영화 타짜를 통해 타짜라는 말을 처음 들었고, 그들이 어떤 기술로 사람을 속이는지 보았다.

그런데 골프는 앉아서 속임수를 쓸 수 없는 스포츠인데 어떻게 거액을 걸고 이길 수 있을까?

앉아서 속임수를 쓸 수 없다?

아니다. 이미 상대를 정하기 전 부터 앉아서 계획을 세우면서 타짜들은 실력 발휘를 하기 시작한다.

판을 짜고, 상대를 끌어들이고, 상대에게 연기를 해가며 속이고, 더 큰 판으로, 거액이 걸린 판으로 끌어들인다.

 

이 책에서는 타짜와 타짜가 만나 벌이는 내기 골프 이야기라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놀랐던 것은 타짜들이 약을 쓴다는 것..

나는 약을 쓴다고 하길래, 무슨 속임수를 쓴다는 은어인 줄 알았는데 정말 약을 쓴다.

룰 협상을 하고, 내기 당일, 일부러 점심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시간을 정하고,

음식에 약을 타고, 음료에 약을 타고..

 

솔직히 나는 대단한 골프기술로 상대에게 반드시 이기는 타짜들의 기술이 나오는 줄 알았었다.

거기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펼쳐질 줄 알았것만..

기술보다도 더러운 방법을 써 가며 무려 100억원 가까이 걸린 내기 골프에 이기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그들이 내기에 참여하는 마음들은 달랐지만 어찌 보면 다들 같은 사람들이라 생각이 들었다.

 

 

휘몰아 치다가...

내기 골프에 가담하게 되면서 상대방이 쓸 술수가 뭘까...

주인공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으니 책은 금방 읽혔다.

 

거액이 걸린 내기.

약.

조폭.

복수.

 

뭔가 일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을 계속 받으며

어떻게 결판이 날 지 궁금함에 빨리 책장을 넘겼다.
뭔가 터질 것 같다는 느낌은 내기 골프 이야기가 끝난 직후에는 최고조가 되었다.

헛... 그런데.. 그렇게 휘몰아 치다가 엥...?

마지막 한장 남겨두고 설마... 왜 한장 밖에 안 남았지.. 끝이었다.

뭔가 급 마무리된 느낌이 들었다.

 

 

천국으로 가는 황금 열쇠?

마지막 장을 보고 난 후 다시 앞으로 돌아와 처음 부분을 보았다.

이걸 보았을 때 서기수는 내기 골프를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결국 마지막 골프에서 봤던 그 찬란했던 빛을, 황금 열쇠를 그 스스로 잃어버렸다.

그의 아내가 약물 중독이었던 것 처럼, 그도 중독이 된 것이다.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는..

*밤에 잠이 안 와 조금만 읽고 자려고 했었던 책이었는데, 순식간에 읽게 된 책이었다.

 

 

*미스테리/스릴러 소설이기 때문에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였음.

하지만, 이 책은 초반부터 범인이 누군지 예상이 되며, 결말을 제외하고는 스포일러에 해당할 만한 부분이 없음.

 

처음 표지와 제목을 보고 흥미를 가졌고,

작가의 첫 작품은 만나보지 못 했지만 작가의 마지막 소설이라는 말로 인해 엄청 기대하며 읽었던 책이었다.

 

400페이지의 이 책의 내용을 단 세줄로 표현 해보면..

살해 된 여대생의 수사를 맡게 된 율리아와 그의 팀은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지 못 하고 2년이 흐른다.

2년이 흐른 후 발생한 새로운 사건의 단서들은 다시 2년 전 살인 사건을 가리키고,

그들이 맞닥들이는 진실. 그리고 결말은... 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흥미진진?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 되어가는 이야기.

여기서 예상과 다르게 전개 되어간다는 말은 흥미진진하게,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개라는 말이 아니다.

스릴러 장르는 많이 접해본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이 책을 며칠에 걸쳐 읽었다.

뭐랄까... 따분하다고 해야할까..

예를 들어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을 읽었을 때는 정말 세 권(한권 당 600페이지 정도인 책)을

하루만에 내리 읽었는데, 이 책은 읽다가, 말다가, 다시 읽다가를 반복했다.

 

읽다가 처음으로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던 부분은 200페이지 후반 쯤,

율리아의 동료인 자비네와 페터가 알렉산더의 비밀의 방, 벽장 안을 찾아냈을 때였다.

그러고는 또 다시 앞 부분과 같은 패턴을 보이면서 지루해지다가,

조지 싱클레어를 찾아 낸 후 그를 쫓는 부분이 가장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예상 가능한..

정형화된 포맷을 가지고 있는 소설인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일단 초반에 알렉산더가 범인이라고 예측 가능하게 글을 써놓고

독자에게 이 범인이 어떻게 잡힐 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그런데.. 궁금증을 유발은 해 놓는 데, 범인에게 다가가는 게 뻔하다.

자극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으나, 읽는 독자까지 자극 시키지는 못 하는 듯 하다.

 

또한 이런 스릴러/형사물의 책이나 영화에서 거의 등장하기 때문에 예측 할 수 있는 상황.

주인공 주변 인물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

나는 왠지 페터나 도리스 둘 중 한 명이 다칠 것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는데,

그 이유는 페터는 내가 볼 때 이 책에서 가장 현장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 인물인 듯하고

도리스는 페터의 아이를 임신 했지만 아직 현장근무 중이기 때문에

둘 중 한 사람이 죽거나, 다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가해자가 아니라 희생자일 수도 있는..

거의 마지막 쯤에 나오는 부분인데, 율리아가 조지 싱클레어와 싸움을 벌일 때 율리아가 했던 생각이다.

그는 가해자가 아니라, 희생자일 수도 있는 위치에 있다.

제니퍼 메이슨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조지 싱클레어.

......을 위한 복수.

이러한 포맷은 여러 복수 영화에서도 많이 봤던 소재인데, 이 책에서는 이 부분이 뒷부분에 잠깐 나타난다.

이 부분을 조금 더 부각 시켜서 이야기가 진행 되었으면 더 흥미진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거의 끝날 때 까지 내내 드러나지 않았던 조지 싱클레어, 그리고 그의 신분.

이 부분이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

보통 책을 읽기 전에 책 소개글을 먼저 보고 예측하면서 읽는데..

"제니퍼 메이슨!"

이 부분 때문에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 와서(죽지 않았는데 죽은 척 하고) 복수를 하는 내용인 줄 알았다.
완전 잘못 짚었지만..

 

범인의 살인 행각을 보면 절대 살아 돌아와서 복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읽으면서

그럼 저 말은 뭐지... 했었는데..

 

 

***

읽기 시작했을 때는 주인공이 여형사 율리아가 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또한 위 사진의 책의 내용 중에 '죽은 모습에 여형사 율리아 뒤랑은 의문을...' 이 부분.

이 부분 때문에 율리아가 그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는, 그런 내용인 줄 알았다.

'그녀가 당한 사건 때문에 더더욱 실마리를 놓지 않고 해결하려고 하는 열혈 여형사의 사건 수사!'

....라고 생각했었는데..

 

율리아가 주인공이라고 보기에는 그녀가 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녀는 본인이 직접 당한 사건 때문에 쉬다가 다시 복직한 후

잠시 현장에서 사건 수사를 하지만(2년 전),

2년 뒤로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녀의 팀 동료들의 수사를 하고,

율리아가 보고를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일은 페터가 다 하는 듯...

 

처음 읽기 전에는 어마어마한 악인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악인들로 보이지는 않았다.

관점에 따라 악인 일 수도, 악인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내 눈에는 그저 자신들의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계략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였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도를 넘는, 말 그대로 악인이라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악행도 있었다.

목차만 봐도 일반적으로 악인이라 불리는 자들과는 틀을 달리하는 인물들도 보인다.

 

악인 맞아?

책에서 거짓 은자로 표현 된 종방만 해도 악인이라기 보다도(진실된 마음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돈과 권력, 황제의 총애로 인해 초반과 다른 타락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악인이라 불리기에는 좀 약하다고 해야할까?

뒷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 속 이야기'를 보면 아무리 봐도 종방은 악인은 아니고,

작가가 표현했던 쇼 하는 사기꾼 정도가 어울릴 듯 하다.

 

환경적 요소 때문에 악인이 되다

주정뱅이 황제 고양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고양의 악행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인물을 보면 악인의 성향을 갖게 된 이유가 자라 온 환경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고양에게 가장 큰, 그러니까 악인이 된 이유는 외모로 인한 열등감, 그리고 무시였다.

이런 것들이 고양을 압박하면서 포악하게, 미치도록 만들었고 악행을 저지르게 만들었다.

열등감을 갖고 무시를 당한 사람 모두가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뉴스를 보면 범죄자들의 심리 분석을 할 때 크면서 살아 온 환경이 인격에 큰 영향을 미치니

이 환경적 요소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금 알게 만들어 준 사례였다.

 

악인 중에 악인

여러 인물들 중 가장 악인이란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인물을 꼽아보자면

'고문 전문가 석원례'라 생각한다.

당시 이방인이었던 석원례가 권력과 총애를 얻으면서 행했던 무수한 악행들!

그의 고문 때문에, 무고와 밀고가 판을 치고 죽어나가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던 이 시기!

그가 죽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러면서도 마지막에는 그 자신이 만든 고문기구에 토설할 위험에 처하자 술술 불고 말았던 석원례.

인간이 얼마나 악해 질 수 있는지, 그런 악인도 마지막에는 얼마나 나약해지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이 석원례도 그가 죽였던 사람들과 똑같이 고문 당해 죽었어야 했었는데,

누군가에게 살해 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형을 기다리던 중에 감옥에서 죽은 것이다.

그가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 쉽게 맞이한 죽음이었다.

 

그런데 석원례 보다 더 심한 악인이 있다?

초반에 석원례가 최고의 악인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끝으로 가면 갈 수록

심한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들이 대거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도 단연 으뜸이었던 여치!

여인의 몸으로 저질렀던 악행과 그 악랄함은 누구에게도 견주지 못 할 정도였다!

그 좋은 머리로 그 강단으로 좋은 일에 썼다면

역사가 달리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여인, 여치였다.

 

 

욕망과 권력, 황제의 총애 이 3종 세트는 악인이 아니었던 자도 악인으로 만드는 신비한 요술을 부린다.

부가적으로 악랄함이 더 해지면 그야말로 독불장군, 최고의 악인이 되겠지..

그러니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고, 방해가 되면 처리하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새로운 악인이 생겨나고..

무한 반복되며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난세가 유발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부제목이 '기상천외한 악인들의 난세를 헤쳐가는 법'인데

어째 책을 보면서 이 인물들이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가에 더 초점을 맞춰 읽게 된 것 같다.

분명 읽기 전에는 악인이 혼란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를 통해 뭔가 배울만한 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읽는 초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