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책을 읽고 영화/드라마화 되면 보곤했는데 이번에는 영화를 보고 책을 보게 되었다.
영화 개봉날 바로 가서 볼 정도로 기대하던 영화였는데 영화는 그리 만족하지 못 했었다.
책에는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은 내용이 있다고도 하고,
더 자세하게 인물들의 심리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기대감을 갖고 책 '관상'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1,2권으로 1권은 주인공 김내경의 아버지 김지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김지겸과 동문수학했던 이상학을 스승 삼아 김내경이 관상쟁이의 길을 걷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김지겸과 김종서와의 관계, 아들 김내경이 어째서 관상을 배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아내를 얻고, 자식을 얻는 내용이 2권에 이어지면서 드디어 영화에서 다뤘던 내용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양으로 올라온 김내경이 김종서, 수양대군, 그 외 인물들과 만나게 되고,
관상으로 인해 폭풍의 핵으로 다가가게 되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김내경의 모습이 나온다.
책과 영화의 결말이 약간 다른데 책의 결말이 더 충격적이면서 김내경의 마음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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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영화vs책
영화만 봤을 때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었는데 책을 읽으니 약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
바로 김종서와 김내경, 한명회와 김내경의 관계이다.
김종서와 김내경
영화에서는 김내경이 김종서의 손을 잡고 수양대군을 몰아내려고 하는데
책 1권을 보면 김종서는 김내경의 원수로 복수의 대상으로 나온다.
1권에서 아무리 관상을 배우며 마음 수련을 하며 복수심을 누그러뜨렸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복수의 대상이 김종서였다.
2권에서 둘이 손을 잡긴 하지만 나중에는 복수를 하겠지 싶었다.
아버지가 맡긴 족적으로 김종서를 치겠거니 했는데.. 했는데..!!!!
결국 그 복수에 불을 붙인것은 다른 사건 때문이었다.
+
복수
어째서 복수의 대상인 김종서를 돕고 있는 건가! 어릴적 그 마음은 어디로 갔나!!
나같으면 수양대군 쪽에 붙어서 김종서를 몰아내겠다 계속 생각했다.
누가 왕이 되든 잘 먹고 잘 살기만 하면 되는 거지..라는 팽헌의 말에
김내경이 그리 살아서 지금 자신이 어떻냐고 되묻는 장면이 떠오른다.
자신의 아들을 위해, 자신의 아들에게만은 아버지와 자신처럼 살지 않게 하기 위해
김종서와 손을 잡는다는 말.. 글쎄......
한명회와 김내경
영화에서는 그저 수양의 책략가의 신분으로 만난 한명회와 김종서와 손을 잡은 관상쟁이 김내경이었지만,
책에서는 어릴 적 동무로 나온다. 아주 짧게 나오지만 어릴 적에는 그리 나쁜 사이가 아니었고,
오히려 김내경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이 한명회 덕분이었다.
훗날 영화처럼 서로 적대 관계에서 만나는데 왜 한명회가 한 때 동무였던 김내경에게 적의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서로의 입장이 달라서가 아니라 김내경 자체에게 뭔가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듯 한..
오히려 영화처럼 처음 만난 걸로 처리했으면 더 이해하기 쉬운 관계이지 않았을까 싶다.
2권 후반부에 황표정사 이야기가 나오자 '올 것이 왔구나..!' 싶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영화를 보고 앞의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떨렸던 이유는
어떻게 될지 알고 있으니까, 이제 거의 막바지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2권은 거의 영화 내용이었고 다른 점도 별로 없었는데 딱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었다.
진형이 사건이 터지고 난 후 반응과 결말의 김내경의 행동이었다.
영화에서는 팽헌이 수양에게, 책에서는 김내경이 수양에게 가는데 나는 책의 내용이 더 마음에 들었다.
영화를 볼 때는 그리 아끼던 아들이 당했는데도 아버지인 김내경의 반응이 뜨뜻미지근 하다는 느껴졌고,
오히려 팽헌이 김내경을 대신해 수양에게 달려가 고했던 장면이 내가 김내경에게 바랬던 모습이었다.
물론 영화의 김내경은 그 사건을 일으킨 자가 누군지 짐작했기 때문에 팽헌을 나무랬지만,
너무 이성적인 반응이지 않았나 싶다.
그런 마음이었는데 책에서는 딱 내가 원했던대로 김내경의 행동했다.
또한 결말에서도 김내경의 행동이 영화보다 충격적이었지만 그 행동이 더 이해가 되었다.
아들에게는 절대 그리 살지 않게 하겠다고 했던 선택, 자신의 힘으로도 바꿀 수 없었던 운명,
그리고 그제서야 깨달은 관상의 참된 의미, 그것이 자신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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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이란 소재를 다뤘기에 호기심에, 재밌을 것 같아서 보게된 영화와 책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에 흥미로운 소재를 가미하여 재가공했기 때문에
보면서 역사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김내경의 힘으로 인해
조금은 다른 결말을 맞이하진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관상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관상으로 범인을 색출하는 것 부터,
사람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힘이 일개 관상쟁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
오늘 관상이 드라마화 된다고 하는 기사를 봤는데,
오히려 영화보다 더 탄탄하게 스토리를 잡고 진행시킬 수 있을 것 같아 즐겁게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