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구절
친구들은 내가 모든 사교생활을 거부하고, 휴가조차 갖지 않는 것에 대해 놀라워하곤 합니다. 하지만 웬만큼 나이가 들어, 자기 앞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 그리고 끝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때는 소위 '오락시간'이라는 것에 관심을 덜 갖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109p)
작가 루이스 캐럴
2011년에 종영된 시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 속 주인공 주원이 사랑한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많은 인기를 얻었다. 남자주인공의 서재에 꽂혀있는 책 중에서 여자주인공이 그가 읽은 책을 같이
읽어 그를 알기 위해 고른 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게임과 영화로 많이 만들어 졌다.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는
병명도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지은 작가는 루이스 캐럴이다. 수학자였던 작가가 열 한살의 소녀 앨리스를
위해 지은 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이 사실만으로 이 작가 혹시 로리타증후군인가?
의심도 해보았다. 그런 의문을 깨끗하게 씻어준 책이 [루이스 캐럴]이라는 문고판 디스커버리총서이다.
시공 디스커버리총서는 '프랑스 문화의 산실로 불리는 세계적인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20여 년 동안
준비하고, 600여 명의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와 석학이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며 수집한 자료가 담긴 책'
이라고 소개해 이 책의 내용은 의심하지는 않기로 했다.
작가 루이스 캐럴은 수학교수를 계속하기 위해 독신을 유지한다. 그 당시에 교수는 독신자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고교시절 다쳐서 오른쪽 귀의 청력을 상실했고 말더듬이였다. 어른의 세계를 동경했지만
그 세계에 속하는 것을 두려워한 성향이 있다. 그런 성향 때문에 아이들과 친했고 여자 형제들이 많은
집에서 자라 여자아이들을 특히 좋아했다. 여자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독신에게 불리함으로 작용하여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을 것이다. 그는 사진기가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는 해에 살았으면 초창기 사진작가라고
일컬어 질 만큼 사진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그의 사진은 인물사진이였고 특히 어린 여자아이들의
인물사진이 많았다. 그래서 더욱더 그를 비난의 표적이 되곤 하는데 어느 순간 사진 찍는걸 멈추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책과 내용은 얇고 작은데 너무 즐겁게 읽게 되었다. 아마 이 작가 로리타증후군 아닌가라는 의심을
책 속에서 하나씩 깨어 나가다 보니 읽으면서 즐거웠나 보다. 작가는 참 성실한 사람이였다. 자신의 진가를
알아봐주고 책으로 써 달라고 한 앨리스를 인간적으로 좋아했던 건 아닌가 싶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성인이건 아이건 무슨 상관 있었겠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지 않는 책의 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쓴 그는
성실하면서도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