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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

캐비닛13호에 존재하는 서류로 존재하는 심토머.
돌연변이 인간들이다. 손가락에 은행나무가 자라는 아저씨,
입안에 도마뱀을 키우는 여자, 시간이 없어지는 사람,
자신의 기억을 지우는 사람, 두 가지 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사람 등 여러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공덕근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유산으로 맥주를 산다. 사백오십박스를 백칠십구일 동안
땅콩과 물, 맥주만 먹으면서 산다. 어느 순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회사에 어렵게 입사한다. 입사한 회사는
할 일이 없다.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다.
그는 그 무료함이 미치게 싫다. 그러던 중 캐비닛 13호를
알게 된다. 거기에는 버튼자물쇠가 달려 있다. 그는 0000~9999
까지 남아도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것에 매달리고 연다.
열린 캐비닛에는 서류가 있다. 심토머에 대한 이야기들.
열심히 본다. 왜냐하면 시간이 남아도니까.

그 후에 권박사라는 인물에게 불려가서 조수가 된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세상사에 대한 감상들이 이야기마다 묻
어난다. 은행나무를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키우는 아저씨.
자신의 삶은 문방구를 하면서 무료함을 견디고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의 몸에 자라는 은행나무는 그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기꺼이 그 은행나무를 위해 죽는다.
그에게는 세상은 견디는 삶이였다. 자신에게 온 은행나무는
그렇지 않다. 자신은 망쳐지더라도 은행나무를 죽게 하고 싶지
않고 소중히 키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 햇빛과 거름을 주면서
키운다. 내가 여자라서인지 나는 이 부분이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느끼는 감정으로 받아 들여졌다. 

어떤 이야기든 저자의 가치관들이 묻어나서 읽기가 너무 즐거
윘다. 마지막 부분에 어찌하다가 섬으로 간다.
지루하다고 힘들다고 물어보는 말에 권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글쎄, 꼭 뭘 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냥 자네의 시간을 견뎌봐.
인생이란 그저 시간을 잠시 담아두는 그릇에 불과한 거니까."
"캐비닛처럼요."
"그래, 마치 캐비닛처럼"

이 책은 세상을 보는 쓸쓸한 시선이 대부분이지만 그
속에는 희망이 있어서 좋은 느낌으로 남는 책이다.

어둡고 바람 부는 밤이었다.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은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와
글쓰기에 대한 유명한 작가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이야기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소설가 김연수가 번역했다. 개인적으로 그의 책들을 좋아
한다. 책 속 스누피는 톨스토이를 동경한다. 스누피를 그린
찰스 M.슐츠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는 레오 톨스토이며 전쟁과 평화가
인류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요즘 전쟁과 평화라는 작품이
계속 다른 책 속에서도 언급되고 있어서 관심이 가지게 된다.

김연수 작가의 옮긴이의 말 속에서 읽는다. 생각한다. 쓴다. 그리고
2%의 어떤 것. 그 어떤 것을 작가들은 나름대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쓰기, 정성껏 쓰기, 배경묘사 방법, 좌절하지 
말기, 글쓰기는 독학이다, 글쓰기를 사랑하라, 도입부의 중요성 등.
특히 자신의 글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게 깨우쳐 나가야 만 자신의 
내면을 통해 글쓰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는 내용이 와 닿았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방법론은 없다. 단지 써야 한다라는 생각을
넣어주는 내용들이다. 어떻게든 써야 한다. 스누피가 쓰면 다른 친구
들은 조언을 한다. 그 조언들은 다 악평이다. 그 악평을 듣고도 쓴다.
출판사에 보내면 무수한 퇴짜를 받는다. 그런데도 쓴다. 처음보다는 많이
늘어난 문장과 내용으로 이 책은 끝난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또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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